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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노한빈 기자] 영화 '화란'이 올가을 선선한 바람과 함께 찾아올 스산하고도 강렬한 핏빛 누아르를 예고했다.
22일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화란' 언론·배급 시사회가 열렸다. 상영 후 진행된 기자 간담회에는 김창훈 감독과 배우 홍사빈, 송중기, 김형서가 참석했다.
김창훈 감독의 첫 장편 '화란'은 지옥 같은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은 소년 연규(홍사빈)가 조직의 중간 보스 치건(송중기)을 만나 위태로운 세계에 함께 하게 되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느와르 드라마로, 76회 칸 국제영화제 월드 프리미어를 통해 첫 선 보인 바 있다.
이날 연규를 믿고 이끌어주는 조직의 중간 보스 치건 역을 맡은 송중기는 "코로나 기간도 있었고 지난 영화가 다른 플랫폼에서 공개되면서 이렇게 인사하게 되는 건 정말 오랜만이다"며 "개인적으로 너무 의미있는 영화"라고 오랜만에 스크린에 복귀하게 된 소감을 밝혔다.
앞서 화제가 된 노개런티 출연에 대해서는 "얘기하지 말라니까 누가 얘기해서 일이 커진지 모르겠다"면서 "감독님이나 제작사에서 먼저 제안해 주신 게 아니었고 제가 업계에서 시나리오가 도는 걸 보고 너무 하고 싶어서 하게 된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처음 '화란' 대본을 봤을 때는 지금 나온 결과물보다 조금 더 거친 대본이었다"는 송중기는 "굉장히 묵묵하고 찌득찌득한 느낌이었는데 그 느낌이 너무 좋았다. '혹시 전체적인 제작비가 늘어나면 상업 영화의 흥행공식이 중요해지면서 매력적인 영화의 장점이 줄어들지 않을까' 하는 개인적인 생각으로 노개런티로 출연하게 됐다"고 노개런티의 이유를 고백했다.
또한 송중기는 "이렇게 많이 기사가 나서 부끄럽다"며 "많이 얘기할 일이 아닌데 왜 이렇게 기사가 많이 나지 싶었다. '너무 좋아서 노개런티 했대'라고 설명을 끝내기엔 이 문장에 비어있는 공간이 많았다. 후련하다"고 자세하게 설명하게 되어 후련한 마음을 드러냈다.
홍사빈은 암담한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해 거친 어른의 세계에 뛰어든 고등학생 연규로 분했다. 그는 송중기와 함께하게 된 소감에 대해 "정말 정말 영광이었다. 밥을 많이 사주셨다"며 "저는 노개런티인지 몰랐다. 아무것도 모르고 선배님께서 밥도 많이 사주고 조언도 많이 해 주시고 액션 끝나면 항상 안아주셔서 더할 나위없이 기쁘게 촬영했다"고 전했다.
가수 비비이기도 한 김형서는 하얀 캐릭터로 변신했다. 하얀은 재혼한 아버지를 따라 연규와 가족이 된 인물로, 그의 보호막이 되어준다. 김형서 역시 송중기에 대해 "일단 맛있는 걸 진짜 많이 사주셨고 첫 번째 스크린 작품인데 선배님과 함께하게 돼서 정말 럭키인 것 같다"고 감사한 마음을 표했다.
그런가 하면 송중기는 "사빈 씨는 되게 부담스러웠을 것이다. 처음 큰 역할을 맡은 작품에서 주인공을 하고 있고 전체적인 영화를 끌어가야 하는 정서를 담당하고 있다"며 "굉장히 부담됐을 텐데 굉장히 차분하고 묵직했다. 마지막 장면을 3~4일 동안 찍었는데 아침 7시 촬영인데 새벽 동안 밤새워서 간 적도 있다. 그때 대화를 나눠보면 사빈 씨는 굉장히 생각이 깊고 처음 주인공을 하는데도 서투르지 않았다. 그런 에티듀드가 현장에도 나왔다"고 홍사빈을 극찬했다.
이어 "형서 씨도 마찬가지다"면서 "과하게 칭찬을 하면 부담될까 봐 못하겠는데 사실 그대로만 말씀드리면 저희 영화 전반적인 이미지가 생선, 물고기지 않냐. 그렇게 비유를 하자면 파다닥 튀는 활어 같은 느낌이었다. 굉장히 본능적인 아티스트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수 활동할 때 연출하는 그 재능들이 괜히 나오는 분이 아니구나 생각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송중기는 김형서를 활어로 비유한 것에 대해 "기사 이상하게 날 것 같다. 미안하다"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화란'에서는 송중기 비중보다 홍사빈의 비중이 크다. 이에 대해 송중기는 "주변에서도 '주인공 아니어도 되겠냐?' 말하더라. 원래 그런 걸 따지지 않는다. 매력적인 작품이라 하고 싶었다"고 '화란'을 향한 애정을 과시했다.
대사가 적고 눈빛이나 몸짓으로 표현하는 장면이 많은 '화란'. 이를 의도한 것인지 묻자 김창훈 감독은 "처음 시나리오를 쓸 때부터 이 영화는 말로 전달하기보다는 몸이나 몸짓 등, 비언어적인 방식으로 이야기하는 작품이었다"며 "몸짓, 제스처 하나하나에 집중할 수 있는 방향으로 연출하게 됐다"고 이야기했다.
칸에 초청된 소감을 묻자 그는 "데뷔작으로 칸까지 다녀왔다는 사실이 너무 꿈 같다"며 "어릴 때부터 꿈꿔왔던 일이라 사실 아직까지도 이게 벌어졌던 일인가 싶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신예 배우, 신인 감독 사이에서 송중기라는 대선배는 어땠는지 묻는 질문에는 "다 신인인데, 이런 신인들끼리 모여서 작업할 때 저희가 작업을 잘 해낼 수 있게 송중기 선배님이 중심이 되어주셨다. 그래서 감사했고 함께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고 감사해했다.
특히 송중기는 "매력적인 작품을 했다는 점에 만족하고 있고 이렇게 어두운, 스산한 분위기의 작품을 계속하고 싶었다"며 "할 기회가 있었는데 개인적인 의지와 다르게 못하게 된 적이 있다. 그게 개인적으로 많이 한이 됐다. 그런 찰나에 이 대본을 보게 됐고 대본을 봤을 당시 느꼈던 정서가 맞다고 확신 들었고 이 대본이 너무 매력적이었다"고 '화란'의 매력을 얘기했다.
"소외된, 가정폭력을 당하고 있는 소년들의 이야기 같다"는 송중기는 "어떻게 보면 치건까지도 소년이다. 마음이 정서가 다 자라지 않은 것 같아서 소년이라고 불러도 될 것 같다. 소년이 겪는 어두운 이야기를 잘 표현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노개런티의 이유를 다시 한번 설명했다.
지난 6월 아내 케이티가 아들을 출산하며 아빠가 된 송중기는 "사랑하는 제 아기가 생겼지만 이런 어두운 영화를 한다고 걱정이 되진 않는다. 나중에 커서 아빠가 이런 영화를 했다는 거 봤으면 좋겠다"고 아들을 향한 애정을 내비치기도 했다.
끝으로 김 감독은 "'화란'은 처음부터 누아르가 아니라 폭력적인 환경과 뒤틀어있는 어른들이 '소년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가', '그 소년이 어떤 선택을 하는가', '세상은 어떤 반응을 보이는가' 이러한 물음에 관심이 있어서 만들게 됐다"고 제작 계기를 돌이켰다.
한편 '화란'은 오는 10월 11일 전국 개봉한다.
노한빈 기자 beanhan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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