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현재로서는 뛰게 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이종운 감독대행의 작심 발언
[마이데일리 = 수원 유진형 기자] 팬들의 야유를 의식해서인가 아니면 스스로 완전히 포기한 것인가
이제 더그아웃 구석에서 나오질 않는다. 동료들과의 교류도 없이 혼자 외롭게 앉아 있다.
21일 경기도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의 원정 경기. 롯데 더그아웃 구석에 혼자 외롭게 앉아있는 선수가 보였다. 니코 구드럼이었다.
구드럼은 지난 7월 무릎 상태가 좋지 못했던 잭 렉스의 대체 외인으로 롯데가 40만 달러(5억원)에 영입한 선수다. 구드럼은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6시즌 동안 402경기 타율 0.226 311안타 42홈런 46도루 OPS 0.688의 성적을 기록한 내야수다. 특히 2020시즌 아메리칸리그 골글러브 최종 후보로 선정될 만큼 수비에서는 이미 검증이 된 선수로 평가 받았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실망 그 이상이었다. 구드럼은 공격뿐 아니라 수비에서도 최악이었다. 37경기에서 11개의 실책을 범하며 0.893이라는 처참한 수비율을 기록했다. 특히 순위 싸움에서 가장 중요했던 8월 한 달 동안 수많은 실책을 쏟아내며 롯데를 수렁으로 몰아넣었다.
KBO리그 특성상 외국인 선수의 활약은 팀 성적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친다. 하지만 구드럼은 햄스트링 부상을 이유로 경기 출전도 하지 못한다. 지난 9일 NC 전 이후로 단 한 번도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그런 그가 지난 19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리그' 키움과의 홈경기에서 9회말 대타로 등장했다. 외국인 선수의 복귀에 홈 팬들의 열열한 응원을 받아야 할 상황인데 그는 야유를 받았다. 홈 팬들조차 고개를 돌린 것이다.
그리고 21일 경기도 수원KT위즈파크에 열린 KT와의 원정경기에서는 시작 전부터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구드럼은 팔짱을 낀 채 동료들의 눈치를 보며 혼자 있었다. 선수들도 경기 전 이종운 감독대행이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현재로서는 뛰게 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라고 이야기한 걸 알고 있는지 구드럼에게 말을 걸거나 장난치지 않고 아무런 교류 없이 지나쳐 갔다.
그렇게 구드럼은 경기 내내 혼자 있었다. 수비를 마친 동료들이 더그아웃에 들어올 때도 더그아웃에 가장 뒤에 서서 가볍게 하이파이브를 하는 게 다였다. 보통 5회를 마치면 양 팀 후보 선수들은 그라운드로 나와 가볍게 몸을 푼다. 하지만 구드럼은 나오지 않았다.
롯데가 0-5로 패한 뒤 모든 선수가 그라운드로 나와 팬들에게 인사를 했다. 이때도 그는 가장 늦게 그라운드로 나와 동료들 눈치를 본 뒤 모자를 벗고 가볍게 인사하고 가장 빨리 더그아웃으로 들어갔다.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였다.
22일 현재 롯데는 시즌 전적 58승 66패(승률 0.468)로 5위 SSG와 5.5 경기 차다. 사실상 가을야구가 힘든 건 사실이지만 아직 20경기가 남았기에 포기하기엔 이르다. 이럴 때 외국인 타자가 있고 없고의 차이는 크다. 하지만 롯데는 계륵으로 전락한 구드럼 리스크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외국인 선수가 있으나 마나 한 존재가 되어 버렸다.
[동료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경기 출전도 하지 못하는 구드럼 / 수원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