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축구
[마이데일리 = 이현호 기자] 라치오 골키퍼 이반 프로베델(29·이탈리아)이 헤더골 비결을 설명했다.
라치오는 20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로마의 스타디오 올림피코에서 아틀레티코 맏드리드와 2023-2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조별리그 E조 1차전을 치렀다.
홈팀 라치오는 이날 전반 29분에 파블로 바리오스에게 선제 실점을 허용해 0-1로 끌려갔다. 치로 임모빌레, 펠리페 안데르송, 페드로의 연이은 슈팅은 얀 오블락 골키퍼에게 막히거나 밖으로 벗어났다. 결국 정규시간 90분 동안 0-1 스코어는 바뀌지 않았다.
후반 추가시간은 4분 주어졌다. 라치오는 마지막 코너킥 찬스를 얻었다. 루이스 알베르토가 페널티 박스 안으로 크로스를 올렸다. 하늘색 라치오 유니폼 사이에 노란색 라치오 유니폼이 깜짝 등장했다. 어느샌가 나타난 프로베델 골키퍼가 헤더 슈팅으로 1-1 동점골을 넣었다.
프로베델 골키퍼는 기뻐서 날뛰었고, 라치오 선수들은 프로베델을 잡으러 뒤따라갔다. 라치오 홈팬들의 함성은 극에 달했다. 디에고 시메오네 아틀레티코 감독은 고개를 떨궜다. 경기는 1-1로 끝났다.
챔피언스리그 역사상 골 넣은 골키퍼는 총 5명뿐이다. 앞서 한스외르크 부트(3골/당시 함부르크·레버쿠젠·바이에른 뮌헨), 시난 볼라트(1골/당시 스탕다르 리에주), 빈센트 엔예야마(1골/당시 아포엘 텔 아비브)가 골을 넣었다. 부트와 엔예야마는 페널티킥(PK) 득점이었으며, 볼라트는 헤더골을 넣었다.
프로베델은 이 대열에 합류했다. 챔피언스리그에서 골을 넣은 역대 5번째 골키퍼이자, 챔피언스리그에서 헤더골을 넣은 역대 2번째 골키퍼로 이름을 올렸다.
프로베델은 ‘디 애슬레틱’ 인터뷰에서 “15살 때까지 공격수로 뛰었다. 원래 골을 잘 넣었다”면서 “유로 2000 대회에서 프란체스코 톨도(51·이탈리아) 골키퍼를 좋아하게 됐다. 이탈리아-네덜란드 경기에서 미친 듯이 선방했다. 어제 일처럼 생생하게 기억난다. 그 경기 비디오 테이프를 너무 많이 봐서 테이프가 늘어졌다”고 돌아봤다.
골키퍼계 전설 ‘레프 야신(러시아)’과도 인연이 있다. 프로베델은 “저희 외할머니, 외할아버지는 야신이 살던 러시아 거리에 함께 살았다. 친하게 지냈다고 한다. 어릴 적 야신에 대한 얘기를 들었지만 그때는 잘 몰랐다. 1년 후에 야신이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깨달았다”고 회상했다.
프로베델은 1994년생 이탈리아 국적 골키퍼다. 이탈리아인 아버지와 러시아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어릴 적 이탈리아 연령별 대표팀에 뽑힐 정도로 두각을 나타냈다. 이탈리아 A매치 기록은 없다. 프로 데뷔 후 키에보, 피사, 페루자, 엠폴리, 스페치아에서 뛰다가 2022년부터 라치오에서 활약 중이다. 라치오의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 유일한 골은 프로베델의 머리에서 나왔다.
이현호 기자 hhhh@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