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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처음으로 정말 부진했다"
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은 24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스버그의 트로피카나필드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탬파베이 레이스와 원정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4⅓이닝 동안 투구수 89구, 7피안타(3피홈런) 4사사구(3볼넷, 1사구) 2탈삼진 5실점(5자책)으로 부진했다.
직전 등판에서 보스턴 레드삭스를 상대로 숱한 위기 속에서도 4⅔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던 류현진. 하지만 이날 등판은 조금 낯설었다. 모든 구종이 마음먹은 대로 컨트롤이 되지 않는 것은 물론 구속도 평소보다 눈에 띄게 떨어지는 등 베스트 컨디션이 아닌 모습이었다.
이날 류현진의 포심 패스트볼의 최고 구속은 89.4마일(약 143.9km), 평균 구속은 88마일(약 141.6km)에 불과했다. 이는 평소보다 0.6마일(약 0.66km)가 떨어진 모습. 게다가 체인지업, 커브, 커터, 싱커까지 모든 구속이 떨어졌는데, 특히 커터의 경우 1.9마일(약 3.06km)가 덜 나나왔다.
모든 구종의 구속이 떨어지면서 탬파베이 타선은 류현진의 공의 대부분을 정타로 만들어냈다. 그 결과 인플레이 타구 18개 중 타구속도 95마일(약 152.9km) 이상의 '하드히트' 타구는 무려 11개에 달했다. 그 결과 2021년 8월 27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 이후 무려 758일 만에 3피홈런 경기를 펼치게 됐다. 패전은 면했지만, 시즌 평균자책점은 2.62에서 3.31로 대폭 상승했다.
시작부터 고전했다. 마치 2020년 와일드카드 시리즈를 연상캐 만드는 모습이었다. 당시 류현진은 1⅓이닝 동안 8피안타(2피홈런) 1볼넷 3탈삼진 7실점(3자책)으로 무너졌고, '악몽'이 되풀이 되는 듯했다. 1회 선두타자 얀디 디아즈에게 89.4마일(약 143.9km) 포심 패스트볼을 공략당해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홈런을 맞으며 경기를 출발했다.
리드오프 홈런 이후 실점은 이어졌다. 류현진은 해롤드 라메리즈와 주니오 카미네로에게 볼넷을 허용하며 위기를 자초, 조시 로우에게 던진 6구째 87.9마일(약 141.5km)의 포심 패스트볼이 스트라이크존 한가운데로 몰리면서, 이번에는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스리런포를 허용했다.
류현진은 3회 주심의 태평양 같은 스트라이크존의 도움을 받으면서 조금씩 안정을 찾아가는 듯했지만, 4회에는 前 KBO리그 출신에게 일격을 당했다. 바로 크리스티안 베탄코트. 류현진은 베탄코트를 상대로 1B-2S에서 4구째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난 바깥쪽 높은 코스에 87.2마일(약 140.3km) 하이 패스트볼을 던졌는데, 이 공이 좌월 솔로홈런으로 연결됐다.
4회를 마친 시점에서 최악의 투구를 펼친 류현진은 결국 또다시 5회를 넘어서지 못했다. 류현진은 5회 선두타자 이삭 파레디스에게 볼넷을 내준 후 아웃카운트를 생산했지만, 조시 로우에게 안타를 맞으면서 1, 2루 위기에 봉착했고, 결국 마운드를 트레버 리차즈에게 넘겼다. 승계주자가 홈을 밟지 못한 것은 다행이었지만, 이미 이날의 투구 결과는 너무나 좋지 않았다.
당연히 외신의 평가도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3개의 피홈런은 변명을 할 수도 없을 정도였던 까닭. 'MLB.com'의 토론토 담당 키건 매티슨은 "류현진은 4⅓이닝 동안 89구를 던지고 교체됐는데, 토미존 수술에서 환상적으로 복귀한 이후 처음으로 매우 부진한 투구를 펼쳤다"고 혹평했다.
정규시즌 종료가 임박한 가운데 토론토가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지 못한다면, 류현진의 남은 등판은 한 차례에 불과하다. 그리고 다음 맞대결 상대 또한 탬파베이. 2020시즌 와일드카드 시리즈와 이번 등판의 '악몽'을 만회하고, 토론토 유니폼을 입고 뛰는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까.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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