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전반기 막판과 후반기 초반 ‘완전체 타선’이라며 누구나 그 위력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러나 시즌 막판 KIA 타선은 급격히 위축될 조짐이다.
박찬호의 왼쪽 네 번째 손가락 인대 부상(12일 대구 삼성전), 나성범의 우측 햄스트링 부상(19일 광주 LG전), 최원준의 항저우아시안게임행에 이어 최형우마저 쓰러졌다. 최형우는 24일 광주 KT전서 왼쪽 쇄골이 골절됐다.
최형우는 평소처럼 4번 지명타자로 나왔다. 0-1로 뒤진 7회말 선두타자로 등장, KT 선발투수 고영표애게 볼카운트 1S서 2구 136km 패스트볼을 잡아당겼다. 우측 외야에 자리를 잡은 2루수 박경수가 점프 캐치로 타구를 처리할 듯하다 그라운드에 떨어뜨렸다.
박경수는 재빨리 공을 잡아 1루에 송구했다. 그런데 1루수 박병호가 베이스에서 나온 상태였다. 박경수가 다이렉트로 처리할 것으로 예상했던 모양이다. 결국 박병호는 박경수의 송구를 받고 1루를 터치하기 위해 황급히 뒷걸음했으나 베이스 터치에 실패했다.
이 상황을 확인한 최형우는 전력 질주하며 내야안타를 노렸다. 그러나 오른발로 1루를 찍는 순간 순간적으로 박병호의 발에 걸렸고, 스텝이 꼬인 채 그라운드에 넘어졌다. 이때 쇄골부터 강하게 찧었고,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24일 KIA 관계자에 따르면 최형우를 구단 지정병원에 보내 검진한 결과 왼쪽 쇄골 골절 진단을 받았다. 25일 크로스 체크를 거칠 계획인데, 현 시점에선 절망적이다. 쇄골이 부러지면 야구가 문제가 아니라 당장 일상생활도 부자연스러워지기 때문이다. 시기상 나성범처럼 그대로 시즌 아웃이 될 가능성도 있다.
이로써 KIA는 약 2주에 걸쳐 4명의 주전타자를 차례로 잃었다. 박찬호는 시즌 아웃은 아니지만, 어쨌든 12일 부상 직후 정상 타격을 못하고 간혹 대주자로 나가는 실정이다. 나성범은 10~12주 진단으로 시즌을 접었다. 최원준도 아시안게임 출전을 위해 23일 대표팀에 합류했다.
박찬호는 빠르면 26~28일 NC와의 창원 4연전부터 타격이 가능할 전망이다. 그러나 나성범과 최형우가 시즌을 접는다면 중심타선에서 만회할 방법이 없는 게 사실이다. 최원준이 내달 7일 아시안게임 결승을 마치고 돌아오면 순위다툼이 어느 정도 정리될 가능성이 크다.
나성범과 최형우가 각각 특정구간 이탈해도 매우 큰 손실인데, 두 사람이 동시에 그것도 시즌 농사결과가 결정되는 9월 말에 동시에 빠지는 건 KIA로선 최악의 상황이다. 누군가를 라인업에 대신 집어넣겠지만, 나성범과 최형우의 존재감을 채울 수 있는 선수는 KIA, 아니 KBO리그 전체를 찾아도 없다.
KIA는 7연패를 끊었지만, 다시 2연패하며 6위로 처졌다. 한때 KT와 2위 싸움까지 생각했지만, 정말 꿈과 같은 얘기가 돼 버렸다. 5위 SSG에 1경기 뒤졌다. 4위 두산은 4경기 차로 달아난 상태다. 이제 5위만을 바라보고 막판 스퍼트를 해야 할 시기다. 2주간 주전 4명이 빠졌지만, 그래도 야구는 계속된다. KIA로선 이 충격을 털어내는 게 시급하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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