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S' 한현희 6승+전준우·안권수 합작 7안타 4타점…기적 일어나나? 롯데, 한화 잡고 3연승 질주 [MD부산]

[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롯데 자이언츠가 와일드카드 티켓을 손에 넣기 위한 '희망'을 이어가는데 성공했다. 한화 이글스를 연이틀 격파하며 3연승을 내달렸다.

롯데는 2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팀 간 시즌 13차전 홈 맞대결에서 9-1로 승리하며 3연승을 질주했다.

이날 롯데는 대체선발 한현희가 6이닝 동안 투구수 88구, 4피안타 무사사구 5탈삼진 1실점(1자책)으로 역투하며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와 시즌 6승(10패)째를 손에 넣었다. 타선에서는 전준우가 4타수 4안타 2타점 1득점으로 이틀 연속 결승타를 기록, 안권수가 5타수 3안타 2타점 1득점, 이학주가 1안타(1홈런) 2타점 2득점으로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팀 승리에 큰 힘을 보탰다.

# 전날(28일) 투수전→초반부터 화끈한 타격전

전날(28일) 양 팀은 '좌완 에이스'들이 마운드에 올라 경기 초반부터 팽팽한 투수전의 흐름을 만들었다. 한화 선발 리카르도 산체스는 6⅓이닝 3실점(3자책)을 기록했고, 롯데 선발 찰리 반즈는 6이닝 9탈삼진 무실점으로 역투했다. 산체스와 반즈 모두 최고의 투구를 선보였지만,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한 산체스는 패전의 멍에를 썼고, 반즈는 올해 롯데 투수들 가운데 유일하게 10승의 고지를 밟았다.

이날 경기는 전날(28일)과는 사뭇 달랐다. 1회부터 양 팀은 치열하게 주고받았다. 선취점은 한화의 몫. 한화는 1회 선두타자 최인호가 몸에 맞는 볼을 얻어낸 뒤 2루 베이스를 훔치는 등 2사 2루의 득점권 찬스를 잡았다. 그리고 닉 윌리엄스가 좌익수 방면에 타구를 보냈다. 이때 롯데 전준가 타구를 잡아내는 듯했지만, 타구가 글러브에 맞고 떨어지면서 2루 주자 최인호가 홈을 밟으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윌리엄스의 타구는 전준의 실책처럼 보였으나, 좌익수 방면의 안타로 기록됐다.

롯데도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롯데는 1회말 선두타자 김민석이 한화 선발 한승주를 상대로 우익 선상에 2루타, 안권수가 연속 안타를 터뜨리며 1, 3루 기회를 손에 넣었다. 그리고 후속타자 이정훈이 자신의 아웃카운트와 한 점을 맞바꾸면서 손쉽게 동점을 만들었다. 분위기를 탄 롯데의 득점 행진은 이어졌다. 특히 1회 실책성 플레이로 아쉬움을 남겼던 전준우가 자신의 실수를 곧바로 만회했다.

롯데는 이어지는 1사 1루에서 전준우가 한승주의 2구째 123km 커브를 힘껏 잡아당겨 좌측 담장을 직격하는 1타점 2루타를 폭발시켜 역전에 성공했다. 이후 정훈이 중견수 직선타로 물러났지만, 니코 구드럼이 한승주의 143km 직구를 받아쳐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를 생산, 이때 2루 주자 전준우가 홈을 파고들면서 롯데는 3-1로 경기를 주도해나가기 시작했다.

# 선발에서 밀렸던 40억 사이드암의 부활?

치열한 5강 경쟁에 뛰어들기 위해 애쓰고 있는 롯데의 최근 팀 상황은 녹록지 않다. 가장 큰 문제는 선발 로테이션. 롯데는 최근 5선발 없이 시즌을 치러왔는데, '안경에이스' 박세웅과 나균안이 항저우 아시안게임(AG) 대표팀에 승선하게 되면서 자리를 비우게 됐다. 따라서 '좌승사자' 찰리 반즈와 애런 윌커슨 외에는 선발 자원이 마땅치 않은 상황에 직면했다.

롯데가 5선발 없이 시즌을 치르게 된 가장 큰 이유는 한현희의 부진이었다. 올 시즌에 앞서 롯데와 3+1년 총액 40억원의 계약을 맺은 한현희의 투구는 그동안 실망감이 가득했다. 4월 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7.17로 부진한 스타트를 끊은 뒤 5월 2승 2패 평균자책점 1.64로 부활하는 듯했지만, 6월부터 다시 부진에 빠지면서 선발진에서 이탈, 불펜으로 보직을 전환했다.

불펜으로 이동한 뒤에도 '몸값'에 걸맞은 활약은 찾아보기 쉽지 않았다. 한현희는 올해 불펜으로 20경기에서 2승 2패 3홀드 평균자책점 7.13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할 때보다 더욱 부진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선발진에 공백이 생긴 상황 속에서 이종운 감독 대행은 한현희와 심재민, 이인복, 정성종을 대체 선발 자원으로 활용할 뜻을 밝혔고, 가장 먼저 선발 기회를 받게 됐다.

한현희는 1회초 선두타자를 상대로 초구에 몸에 맞는 볼을 내주면서 불안한 스타트를 끊었다. 하지만 문현빈과 채은성을 범타로 잡아내면서 빠르게 아웃카운트를 쌓아나갔다. 그런데 여기서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했다. 닉 윌리엄스의 뜬공성 타구를 좌익수 전준우가 잡았다가 놓친 것. 이는 실책이 아닌 '안타'로 기록됐고, 2루 주자의 득점을 허용하면서 선취점을 내줬다.

추가 실점 없이 1회를 마친 한현희는 2회부터 조금씩 안정을 찾기 시작했다. 한현희는 오선진을 삼진, 이진영을 2루수 땅볼로 돌려세운 뒤 박상언에게 안타를 내줬으나, 후속타자 이도윤을 우익수 파울플라이로 잡아내 이닝을 마쳤다. 그리고 3~4회 또한 각각 1개씩의 안타를 맞았지만, 특별한 위기 없이 한화 타선을 묶어내면서 탄탄한 투구를 펼쳤다.

이날 경기에 앞서 이종운 대행은 한현희가 흔들릴 경우 조기에 불펜을 가동해 총력전을 펼치겠다는 뜻을 드러내면서도 5이닝을 막아줄 것이라는 기대감도 곁들였는데, 투구는 기대 이상이었다. 한현희는 3-1로 앞선 5회초 이도윤-최인호-문현빈으로 이어지는 타선을 상대로 첫 삼자범퇴를 기록, 6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채은성을 3루수 뜬공, 윌리엄스를 중견수 뜬공, 김인환을 우익수 뜬공으로 봉쇄하며 자신의 임무를 완수했다.

한현희는 이낭 6이닝을 단 1실점으로 막아내면서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를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 5월 30일 잠실 LG 트윈스전 이후 122일 만이었고, 선발승을 거둔 것은 5월 18일 대전 한화전 이후 134일 만이었다.

# 1회 아쉬운 수비, 4안타 불방망이로 만회한 전준우

전날(28일) 시즌 15호 홈런을 전구단 상대 홈런으로 연결시키며 팀의 2연승을 견인했던 전준우는 이날 1회부터 닉 윌리엄스의 타구를 잡았다가 놓치는 실수를 범했다. 하지만 타석에서 그야말로 화끈하게 달아올랐다. 전준우는 1-1로 맞선 1회말 1사 1루에서 한화 선발 한승주를 상대로 좌측 담장을 직격하는 역전 1타점 2루타를 터뜨리며 자신의 실수를 만회했다.

화끈한 타격은 이어졌다. 전준우는 3회말 2사 주자 없는 두 번째 타석에서는 한화의 바뀐 투수 윤대경을 상대로 중견수 방면에 안타를 쳐 '멀티히트' 경기를 완성했고, 5회 1사 주자 없는 세 번째 타석에서는 장시환의 6구째 115km 체인지업을 공략, 이번에는 좌익수 앞으로 향하는 안타를 뽑아내며 '3안타'를 기록하게 됐다.

역전타를 기록한 전준우는 네 번째 타석에서는 승기에 쐐기까지 박았다. 전준우는 4-1로 근소하게 앞선 2사 1, 2루의 득점권 찬스에서 한화 김범수의 2구째 138km 체인지업에 방망이를 내밀었고, 중견수 방면에 안타를 터뜨렸다. 이때 2루 주자 장두성이 홈을 파고들었고, 롯데는 5-1까지 달아나면서 사실상 승기를 손에 넣었다. 그리고 이날 KBO 역대 15번째로 7년 연속 200루타까지 완성했다.

# 5강 희망 놓지 않은 롯데 3연승 질주

롯데는 전준우의 적시타로 5-1로 달아난 7회말 공격에서 구드럼과 유강남의 연속 안타 등으로 2사 2, 3루 기회를 잡았다. 여기서 장두성과 안권수가 연속 적시타를 터뜨리면서 7-1까지 간격을 벌렸다. 그리고 9회초에는 이학주가 투런포까지 터뜨리면서 한화의 추격 의지를 완전히 무너뜨렸다.

롯데는 선발 한현희가 마운드를 내려간 후 본격 불펜을 가동했다. 타선의 맹활약 속에 필승조를 아낄 수 있었던 롯데는 신정락(1이닝)-이진하(1이닝)-최영환(1이닝)을 차례로 투입해 뒷문을 걸어 잠그고 3연승을 달렸다.

부산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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