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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메인 데포 '절친' 브래들리 로워리 2017년 희귀암으로 별이된 '팀 마스코트'
[마이데일리 = 김건호 기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팬들이라면 한 소년을 잊지 못한다. 아마도 축구 팬들이 가장 사랑한 어린 팬으로 기억될 것이다. 브래들리 로워리이다. 살아 있었다면 13살인 이 꼬마는 선덜랜드의 마스코트로 활동할 정도로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2017년 7월 7일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당시 6살이었다.
선덜랜드의 열혈 팬이면서 마스코트였던 로워리는 2013년 ‘신경아세포종’이라는 희귀암 진단을 받고 투병해 왔다. 수술 덕분에 암을 극복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2016년 재발해 힘든 나날을 보냈다. 워낙 선덜랜드를 좋아해 2016년 1월에는 선덜랜드와 맨체스터 시티전 시축을 하기도 했다. 로워리의 사연이 BBC등을 통해 알려지면서 유명해졌다.
특히 선덜랜드의 스트라이커 저메인 데포와 인연을 이어가면서 팀의 마스코트였다. 데포는 로워리가 자신의 ‘가장 친한 친구’라고 할 정도였다. 그는 선덜랜드에서 뛰면서 가장 좋았던 일이 “용감한 꼬마와 함께 경기장으로 걸어가는 일이었다”고 밝힐 정도였다.
당시 로워리가 사망하자 프리미어리그에서는 추모 물결이 이어졌다. 각 구단이 그의 죽음을 애도했다. 또한 팬들은 소셜 미디어에 로워리를 지지하는 파란색 하트 이모티콘으로 가득 찬 메시지를 남기는 등 추모했다.
로워리의 장례식에는 저메인 데포를 비롯해 선수들이 참석했고 수많은 축구 팬들이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운구차가 지나는 길에는 경찰이 나서 거리를 통제할 정도였다. 그만큼 팬들의 사랑이 깊었고 안타까움이 더해졌다.
그런데 브래들리 로워리의 비극적인 사진을 들고 선덜랜드 팬들을 조롱한 일이 발생, 영국민들이 분노했다. 사건은 지난주에 벌어졌다. 지난달 29일 셰필드 웬즈데이와 선덜랜드 경기에서 벌어졌다. 셰필드의 홈구장에서 열린 경기에서 선덜랜드가 3-0으로 승리했다. 그런데 경기 후 한 남성이 로워리의 사진을 업로드한 핸드폰을 흔들면서 선덜랜드 팬들을 조롱했다, 소셜미디어를 보면 두 남성중 한 명은 웃고 있고 다른 한 명이 로워리의 사진이 있는 휴대폰을 들고 있다.
로드햄 출신의 31살인 데일 허프턴이라는 이 남성은 곧바로 경찰에 체포되었으며 공공질서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현지 경찰서에 구금된 그는 셰필드 치안판사 법원에 출두, 재판을 받을 예정이라고 영국언론들은 일제히 전했다. 현지 경찰은 또한 이 남성의 축구장 출입 금지를 법원에 신청했다. 또 다른 27살의 남성도 체포되었는데 보석금을 내고 풀려났다고 한다.
셰필드 웬즈데이 대변인은 이같은 일이 벌어진 후 소셜미다어에 “이들의 행동은 터무니없고 개탄스럽다”며 “우리는 브래들리의 가족과 친구들에게 발생한 고통에 대해서도 사과한다”고 밝혔다.
자선단체인 브래들리 로워리 재단도 소셜미디어에 “이같은 일이 벌어져 너무 슬프다. 로워리 가족에 대한 존경심이 없다. 아기를 암으로 잃지 않았다면 이런 일을 벌일 수 없다”고 참담한 심경을 드러냈다. 이 재단은 로워리의 어머니인 젬마가 설립한 자선단체이다.
로워리의 가족들도 성명을 통해 “소셜미디어에 유포된 사진과 관련해 여러 전화와 메시지를 받았다. 오늘은 내가 기대했던 토요일이 아니었다”며 “더럼 경찰이 내가 괜찮은지 확인하기 위해 집을 방문했다. 그들은 나와 칼에게 요크셔 경찰이 현재 상황을 처리하고 있으며 상황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가족들은 “로워리는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축구계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 셰필드 웬즈데이의 신속한 비난과 팬들이 보여준 지지에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며 “우리가 항상 말했듯이, 암에는 색깔이 없으며, 우리 모두 알고 있듯이 암은 언제든지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친절한 말을 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정말 큰 도움이 됐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선덜랜드팀의 마스코트였던 로워리. 특히 저메인 데포가 가장 좋아했다. 6살 때 암으로 사망했는데 그의 장례식에는 수많은 팬들이 모여 애도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김건호 기자 rjsgh2233@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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