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종합
[마이데일리 = 항저우(중국) 최병진 기자] 전지희(미래에셋증권)에게 한국은 제2의 탁구 인생이 시작된 곳이었다.
신유빈-전지희 조는 2일 중국 항저우의 궁수 캐널 스포츠파크 체육관에서 펼쳐진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탁구 여자 복식 결승전에서 북한의 차수영-박수경 조를 매치 점수 4-1(11-6, 11-4, 10-12, 12-10, 11-3)로 꺾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여자 복식 세계 랭킹 1위인 신유빈과 전지희 조는 쉽지 않은 경기들을 연속해서 펼쳤다. 최강국 중국이 떨어지는 행운 속에서 4강에서 일본, 결승에서 북한을 차례로 꺾고 마침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전지희는 “솔직히 메달만 따자는 게 목표였다. 중국이 떨어지면서 또 다른 기회가 왔다. 중국 선수들이 저희보다 경험도 많고 상황마다 잘 해결하는 능력이 좋다. 어려운 과정이 있었는데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이겨내서 너무 뿌듯하다”고 소감을 남겼다.
전지희는 중국 출신의 귀화 선수다. 중국에서 청소년 대표까지 오를 정도였으나 국가대표의 꿈은 이루지 못했다. 탁구 최강인 중국 내에서는 금메달보다 국가대표가 되는 게 더 고난이도였다. 한국으로 따지면 양궁 국가대표 선발전과 유사한 상황이다.
결국 전지희는 2008년에 한국으로 떠났고 귀화 시험을 통과해 2011년에 한국 국적을 취득할 수 있게 됐다. 전지희는 귀화 규정에 따라서 국가대항전에 나설 수 없었고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처음으로 대한민국 태극마크를 달고 경기에 나섰다.
신유빈과 전지희는 2021년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본격적으로 복식 조로 호흡을 맞추기 시작했다. 올림픽에서는 입상에 실패했지만 계속해서 복식 조로 경기력을 끌어올렸고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빛을 봤다.
전지희는 “솔직하게 나는 중국에서 실력이 부족해서 높은 자리에 올라가지 못했다. 하지만 한국에서 다시 탁구 인생이 시작됐다. 제2의 출발지”라며 대한민국 국가대표의 의미를 전했다.
또한 전지희는 “복식경기이기 때문에 파트너가 없으면 메달을 딸 수 없다. 결승까지 어느 팀도 쉽지 않았는데 같이 이겨내 줬다”며 파트너 신유빈을 칭찬했고 “내년에 있을 파리 올림픽에서도 유빈이랑 함께 나가고 싶다”고 강조했다.
항저우(중국) = 최병진 기자 cbj0929@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