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축구
[마이데일리 = 최용재 기자]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이름만 들어도 당당함이 느껴지는 사자왕. 그 누구에게도 고개를 숙이지 않는 절대적 카리스마. 자존심과 나르시시즘의 끝판왕. 상남자의 롤모델. '이브라히모비치'가 '이브라히모비치한' 비화가 있어 소개한다.
이브라히모비치는 프로 생활을 말뫼에서 시작해 아약스, 유벤투스, 인터 밀란, 바르셀로나, AC밀란, 파리 생제르맹,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LA갤럭시 등을 거치며 세계 최고의 공격수 중 하나로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런 이브라히모비치가 세계적인 평가를 받지 못했던 어린 시절, 2000년 19세의 나이로 말뫼에서 뛰고 있던 소년은 아스널의 영입 제의를 받았다고 한다.
아스널의 전설적인 감독이자 최장수 감독, 세계적 명장 아르센 벵거 감독이 직접 이브라히모비치를 보자고 연락을 했다. 이브라히모비치는 벵거 감독의 연락에 응답했다. 벵거 감독은 이브라히모비치를 영국 런던으로 초대했고, 이브라히모비치는 기꺼이 런던으로 갔다.
막 성장하는 커리어에 놓인 이브라히모비치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대표적 강호 아스널을 외면할 이유는 없었다.
이브라히모비치는 런던까지 날아가 벵거 감독과 마주했다. 하지만 계약은 성사되지 않았다. 모두가 알다시피 이브라히모비치 커리어에 아스널은 없다. 왜 계약이 이뤄지지 않았을까.
이브라히모비치는 EPL 강호 아스널이라도, 세계적 명장 벵거 감독이라 해도 자신의 자존심을 구기면서까지 함께하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즉 이브라히모비치는 벵거 감독에게도 고개를 숙이지 않았다. 천하의 벵거에게 당당할 수 있는 19세 축구 선수가 몇이나 될까. 이브라히모비치가 그 어려운 걸 해냈다.
이브라히모비치는 이적 협의를 위해 런던으로 초대된 줄 알았지만, 실상은 조금 달랐다. 벵거 감독은 이브라히모비치에게 입단 테스트를 원했다. 검증되지 않은 선수에게 입단 테스트는 당연한 절차. 하지만 이브라히모비치는 당당히 이를 거부했다. 그리고 당당히 아스널을 포기했다.
이브라히모비치는 그때를 이렇게 회상했다.
"벵거가 나를 런던으로 초대했지만, 나는 아스널에 가지 않았다. 그때도 나는 스스로 최고라고 생각했다. 많은 사람들이 이해를 하지 못하더라도,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벵거 감독은 나에게 입단 테스트를 요청했다. 나는 벵거에게 이렇게 말했다. '나는 재판을 당하지 않을 것이다. 당신이 나를 데려가든지 말든지, 나는 이곳에서 시간 낭비를 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벵거 감독을 거부한 이브라히모비치는 2001년 아약스로 이적했다. 아약스는 입단 테스트를 하지 않았겠지. 20세 어린 공격수를 영입하는데 870만 유로(124억원)라는 거액을 썼으니. 아약스에서부터 이브라히모비치의 전설은 시작된다.
[최용재의 매일밤 12시]는 깊은 밤, 잠 못 이루는 축구 팬들을 위해 준비한 잔잔한 칼럼입니다. 머리 아프고, 복잡하고, 진지한 내용은 없습니다. 가볍거나, 웃기거나, 감동적이거나, 때로는 정말 아무 의미 없는 잡담까지, 자기 전 편안하게 시간 때울 수 있는 축구 이야기입니다. 매일밤 12시에 찾아갑니다.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아르센 벵거 아스널 감독.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최용재 기자 dragonj@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