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이대로 끝인가.
KIA 특급 유격수 박찬호(28)가 또 한번 예사롭지 않은 부상을 입었다. 4일 KT와의 수원 더블헤더 2차전, 2-3으로 뒤진 5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서 KT 우완 이선우의 2구 148km이 왼팔을 강타했다. 검진결과 왼쪽 척골 분쇄골절.
정규시즌 폐막까지 10경기 남았다. 현 시점에서 1~2주짜리 공백도 시즌 아웃이다. 5일 크로스체크에도 결과가 달라지지 않으면, 박찬호의 시즌이 이대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 올 시즌 130경기서 452타수 136안타 타율 0.301 3홈런 52타점 73득점 30도루 OPS 0.734 득점권타율 0.355.
박찬호는 2월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 유격수 골든글러브 도전을 당당하게 선언했다. 작년을 기점으로 타격에 눈을 뜨면서 남들에게 목표를 당당하게 말할 정도의 선수가 됐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올 시즌, KBO리그 톱클래스 유격수로 거듭났다.
수비는 특정구간에서 화려함에 비해 차분함이 부족한 모습도 있었지만, 경기를 거듭할수록 안정감이 배가됐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WAA 1.042로 리그 전체 3위다. 아울러 WAR 4.17로 리그 21위이자 유격수 2위다.
시즌 내내 줄곧 1위를 달리다 2위로 내려갔다. 5일 기준 유격수 WAR 1위는 4.25의 오지환(LG)이다. 오지환은 올해 119경기서 타율 0.272 8홈런 61타점 64득점 OPS 0.777 득점권타율 0.300. 25홈런을 때린 작년보다 타격 생산력이 조금 떨어졌다. 그러나 전체적인 퍼포먼스를 볼 때 예년보다 떨어진다고 보긴 어렵다. 여전히 팀 공헌도가 높다.
박찬호가 이대로 시즌을 접을 경우 유격수 골든글러브 레이스는 대혼돈으로 접어들 듯하다. 박찬호로선 9월12일 대구 삼성전서 3유간 타구를 날리고 1루에 헤드퍼스트슬라이딩을 하다 왼쪽 네 번째 손가락 인대를 다칠 때부터 꼬였다. 2주간 선발 출전을 못했다. 그 사이 오지환이 많이 추격하거나 WAR 수치는 앞서기 시작했다.
박찬호로선 공수주에서 맹활약한 시즌인데 웃을 수 없는 상황이다. KIA의 포스트시즌 진출 여부를 여전히 알 수 없고, 올해 유독 부상이 잦았다. 애리조나 캠프 때부터 손목이 좋지 않아 예년보다 타격훈련량이 부족했다.
부상을 털어내고 기량을 입증했지만, 결국 부상에 주저앉은 시즌이다. 손가락 인대 부상이야 굳이 1루에 헤드퍼스트슬라이딩을 한 본인의 책임도 있지만, 4일 경기 팔뚝 강타는 박찬호의 철저한 불운이라고 봐야 한다.
부상으로 시작해 부상으로 끝날 위기에 놓인 2023시즌. 그래도 건강할 때 박찬호는 리그 최고유격수, 나아가 공수겸장 골든글러브 유격수가 될 가능성은 충분히 보여줬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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