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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제

"성별과 나이, 국적 떠난 끌림"…판빙빙X이주영의 그린 나이트 '녹야' [28th BIFF](종합)

시간2023-10-05 14:57:57 양유진 기자 youjinya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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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탕웨이, 이주영 / 부산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마이데일리 = 부산 양유진 기자] 중국 톱스타 판빙빙과 충무로 대세 이주영이 여성 로드무비 '녹야'로 뭉쳤다.

5일 부산 해운대구 KNN타워 KNN 시어터에서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갈라 프레젠테이션 초청작 '녹야'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행사에는 한슈아이 감독, 배우 판빙빙, 이주영이 참석했다.

'녹야'는 인천항 여객터미널 검색대에서 근무하며 쳇바퀴 같은 삶을 살아가던 이방인 진샤(판빙빙) 앞에 자유로워 보이는 초록머리 여자(이주영)가 나타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희미한 여름'으로 2020년 부산국제영화제 뉴 커런츠에 초청돼 피프레시상을 받은 한슈아이 감독의 두 번째 장편이다. 올해 베를린영화제 파노라마 부문에도 진출했다.

한슈아이 감독은 "영화를 찍을 때 대부분 처음에 갑자기 머리에 화면이 지나가면서 구상한다. 두 여자가 나타나고 밤에 달리는 모습을 가장 먼저 떠올렸다"며 "한국이 익숙하고 친숙해 가서 찍자고 결심했다"고 연출 계기를 짚었다.

진샤, 초록머리 여자를 판빙빙, 이주영으로 선택한 이유는 "반대의 역할을 시키는 게 재밌는 도전이 될 거라 생각했다. 영화를 선택할 이유가 되지 않을까"라며 "두 번째 작품이라 두려움이 없었다. 새롭고 어려운 선택을 해보자고 했다"고 알렸다.

"이주영은 영화 '야구소녀'를 보고 사랑스러웠다"며 "특히 웃는 모습이 귀여웠다. 다른 면을 꺼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인 한슈아이 감독은 "판빙빙은 이전에 외향적이고 생명력 강한 역할을 했다. 이번 연기가 판빙빙에게 큰 도전이었다"고 전했다.

판빙빙이 초록머리와 함께 모험에 뛰어드는 진샤 역, 이주영은 마약 밀매상 화교 동의 애인이자 운반책인 초록머리 여자 역을 맡아 경제적 빈곤과 성폭력에 노출된 두 여성의 연대기를 그려낸다.

"부산국제영화제에 초대돼 매우 기쁘다. '녹야'를 선택해줘 감사하다"면서 운 뗀 판빙빙은 "두 여자가 나오는 영화다. 경험이 완전히 다르다. 진샤는 굉장히 조심스럽고 얌전하며 마음속에 숨겨진 이야기가 많다. 초록머리 여자에 이끌려 감정 변화가 일어난다"고 소개했다.

판빙빙은 2018년 탈세 논란에 휘말린 뒤 수년간 공백기를 보냈다. "연기자는 때로 시간을 좀 갖고 침착하게 가라앉힐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한 판빙빙은 "몇 년 동안 생각을 고르는 시간을 가졌다. 새 눈으로 다른 인생을 바라보고 또 다른 인물을 만나고 느낌을 쌓아가며 인생을 새롭게 대할 힘이 생겼다"고 돌이켰다.

또 판빙빙은 "'녹야' 각본을 보고 감동적이었다. 두 여성이 서로를 구제해 매우 끌렸다. 몇 년간 제가 가진 개인적인 사건과 역할이 잘 맞는 것 같아 큰 감동으로 다가왔다. 좋은 역할과 이야기는 늘 매력적이다"라고 이야기했다.

배우 탕웨이, 이주영 / 부산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이주영은 "'녹야'의 영제가 '그린 나이트(Green Night)'다. 제목이 그렇듯 영화에서 초록색은 중요한 상징을 갖고 있다. 초록머리 여자의 머리와 문신이 초록색이다. 외형 변화로 역할을 구축하려 했다"고 기울인 노력을 알렸다. "성별과 나이, 국적을 떠난 끌림을 판빙빙, 한슈아이 감독과 이야기하며 만들었다"고도 전했다.

"초록머리 여자를 완성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판빙빙"이었다는 이주영은 "배우는 현장에서 같이 연기하면서 서로 감정이 오가고 많은 말을 하지 않아도 눈과 마음으로 통하는 게 느껴질 때 가까워진다. 초반부 초록머리 여자를 만들어나갈 땐 한슈아이 감독이 많은 도움을 주고 길라잡이를 해주셨다면 현장에선 판빙빙이 제게 보내주는 눈빛이나 분위기가 제가 초록머리 여자를 연기하는 데 무리 없는 분위기를 만들어줬다"고 고마워했다.

초록머리가 여자가 되기로 결심한 건 한슈아이 감독과 판빙빙의 힘이 컸다고 했다. 이주영은 "한슈아이 감독이 저라는 배우를 이미 많이 파악하고 영화에 어떻게 담을지 구상한 상태에서 제안 주셨다. 믿고 뛰어들어도 되겠단 생각이 있었다. 판빙빙도 제가 출연을 망설이고 있을 때 따뜻한 손편지를 써주셨다. 편지를 보고 마음이 많이 동했다"며 "영화에 출연 않는 건 둘에게 기대를 저버리는 행동 같았다. 함께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한편 개막 2일 차를 맞이한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오는 13일까지 영화의전당 일대에서 진행된다.

양유진 기자 youjinya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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