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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현호 기자] 페데리코 발베르데(25·레알 마드리드)의 빨랫줄 슛이 시속 107km를 돌파했다.
발베르데는 4일 오전 4시(한국 시각) 이탈리아 나폴리의 디에고 아르만도 마라도나 경기장에서 열린 2023-2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C조 조별리그 2차전에 선발 출전해 레알 마드리드의 3-2 역전승을 이끌었다.
레알 마드리드는 전반 19분에 레오 외스티고르에게 선제 실점을 내줬다. 하지만 27분에 비니시우스 주니오르가 동점골을 넣었고, 34분에 주드 벨링엄이 역전골을 기록했다. 2-1 리드는 오래가지 않았다. 후반 9분에 피오트르 지엘린스키에게 동점골을 허용했다.
2-2 접전이 펼쳐지던 후반 33분에 나폴리 페널티 박스 밖에서 발베르데가 논스톱 중거리 슛을 때렸다. 이 공은 알렉스 메렛 골키퍼 손끝에 맞고, 크로스바를 강타한 후 다시 메렛 골키퍼 몸에 맞고 나폴리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UEFA 공식 기록에는 발베르데의 득점으로 기록되지 않았다. 골대 맞고 나온 공이 메렛 몸에 굴절돼 들어갔기 때문에 메렛 자책골로 기록됐다. 레알 마드리드는 이 득점에 힘입어 3-2로 이겼다.
스페인 방송 ‘모비스타’는 발베르데의 슛 장면을 정밀 분석해 시속을 알아냈다. 슛 지점에서 골대까지의 거리는 24.5m이며, 공이 골대까지 날아간 시간은 0.83초다. 따라서 이 슛은 시속 107.064km의 속도로 날아가 나폴리 골문에 꽂혔다. 골대에 맞지 않았다면 골망을 시원하게 갈랐을 장면이다.
발베르데는 현역 선수 가운데 슛 파워가 가장 센 선수다. 발베르데의 소속팀 동료 티보 쿠르투아 골키퍼는 “발베르데의 슛이 너무 강해서 막는 훈련을 할 때 짜증 난다”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발베르데는 레알 마드리드는 물론 우루과이 대표팀에서도 무자비한 중거리 슛을 때리곤 한다.
한국 축구대표팀도 당할 뻔했다. 지난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에서 한국과 우루과이가 맞붙었다. 0-0으로 진행되던 후반 막판에 발베르데가 기습적인 중거리 슛을 때렸다. 이 공은 김민재 머리 옆으로 날아가 한국 골대 모서리를 강타했다. 득점으로 이어지지 않았으나 관중들이 큰 탄식과 안도의 한숨을 뱉은 순간이다.
이 경기에서 이강인(22·PSG)과 짧은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발베르데는 월드컵 경기뿐만 아니라 스페인 라리가에서도 이강인과 종종 충돌했다. 이강인을 거칠게 막다가 경고를 받고 교체 아웃된 사례도 있다.
발베르데는 올해 3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우루과이 친선 A매치에 주장으로 선발 출전해 우루과이의 선제골을 어시스트했다. 이날 발베르데의 왼발 중거리 슛은 조현우 골키퍼가 가까스로 막아냈다.
발베르데는 과거 2017년 한국에서 열린 FIFA U-20 월드컵에 우루과이 대표팀 소속으로 출전했다. 이때 골 세리머니를 펼치다가 인종차별 제스처를 한 탓에 큰 비판을 받은 바 있다. 그로부터 6년이 지난 현재, 발베르데는 세계 최고의 미드필더로 거듭났다.
이현호 기자 hhhh@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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