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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류현진과는 재계약을 할 수 있다는 문을 열어뒀다"
지난해 토미존 수술을 받은 류현진은 1년 이상의 오랜 재활 속 지난 8월 빅리그 마운드로 돌아왔다. 짧다면 짧은 기간 동안 류현진은 11경기(52이닝)에 등판해 3승 3패 평균자책점 3.46의 성적을 남겼는데, 건강하다는 것과 여전함을 증명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불안함을 내비친 한 해였다.
복귀 직후 류현진의 투구는 그야말로 '전성기' 때의 모습을 보는 듯했다. 마이너리그 재활 경기에서 총 4경기에 등판해 2승 무패 평균자책점 2.00을 기록한 류현진은 메이저리그로 돌아온 8월 총 5경기에 등판해 3승을 쓸어담으며 평균자책점 2.25의 좋은 성적을 남겼다. 복귀 첫 등판에서 5이닝 4실점(4자책)을 기록했던 것을 제외하면 완벽했던 한 달이었다.
좋은 흐름은 9월 중순으로도 이어졌다. 류현진은 커리어 내내 가장 부진했던 콜로라도 로키스 홈구장인 쿠어스필드에서 5이닝 2실점으로 역투, 다음 상대인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에게도 같은 결과를 남겼다. 가장 눈부신 투구는 텍사스 레인저스전이었다. 당시 텍사스는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함께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티켓을 놓고 경쟁을 펼치던 팀으로, 아메리칸리그 타격 1위에 랭크돼 있었다.
메이저리그 '최약체'였던 오클랜드에게 5이닝 2실점으로 아쉬운(?) 성적을 남겼던 류현진은 오히려 '강팀' 텍사스에게 더 좋은 모습이었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복귀 후 처음으로 6이닝 동안 5피안타(1피홈런) 1볼넷 5탈삼진 3실점(3자책)을 기록, 첫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를 마크했다. 이때까지는 승리와 연이 닿지 않아도 분명 좋은 흐름이었다.
가장 아쉬움이 남았던 것은 시즌 종료를 앞두고 나온 세 경기였다. 류현진은 텍사스전에서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한 직후 보스턴 레드삭스를 상대로 무실점을 기록했지만, 6피안타 2볼넷으로 아쉬운 내용을 남기며 4⅔이닝 만에 마운드를 내려갔다. 그리고 탬파베이 레이스와 두 번의 맞대결에서는 모두 4⅓이닝 5실점, 3이닝 2실점으로 부진한 끝에 조기강판을 당했다.
등판 간격을 고려하면 와일드카드 시리즈에는 출전할 가능성도 낮았지만, 부진한 투구를 거듭한 까닭에 'MLB.com'은 류현진이 포스트시즌 엔트리에서 제외될 것이라고 전망했는데, 실제 미네소타 트윈스와 와일드카드 맞대결을 앞둔 가운데 류현진은 와일드카드 엔트리에서 제외됐고, 토론토가 가을야구를 단 2경기 만에 마치면서, 류현진은 가을야구를 경험하지 못하고 시즌을 마치게 됐다.
토미존이라는 큰 수술을 받고 11경기 등판하면서 통증, 부상과 관련된 문제점이 전무했던 만큼 이제 류현진을 향한 뜨거운 관심사는 FA(자유계약선수) 계약이다. 류현진은 올해를 끝으로 토론토와 4년 8000만 달러(약 1079억원)의 계약이 모두 종료된다. 월드시리즈(WS)가 끝난 뒤에는 FA 시장에서 가치 평가를 받을 예정.
일단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잔류를 희망하고 있다. 적지 않은 나이에 계약이 만료된 까닭에 KBO리그 '친정' 한화 이글스로 복귀하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왔지만, 캐나다 '스포츠넷' 벤 니콜슨-스미스는 최근 SNS를 통해 류현진이 여전히 메이저리그 팀과 계약을 맺고 잔류하고 싶어한다는 소식을 전했다. 따라서 어떠한 팀과 얼마나 큰 규모의 계약을 맺을지가 핵심이다.
지난 7일 '야후 스포츠 캐나다'는 '류현진 바라기' 알렉 마노아의 존재로 인해 류현진이 토론토에 잔류할 가능성을 매우 낮게 점쳤다. 마노아는 올해 극심한 부진을 겪은 탓에 마이너리그로 강등되는 수모를 맛봤지만, 지난해 16승 7패 평균자책점 2.24로 활약하며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경쟁까지 펼쳤던 선수. 마노아가 기량을 회복하고 돌아온다면, 류현진이 설 자리가 없기 때문이다.
캐나다 '스포츠넷' 또한 8일 "FA로 향하는 류현진과 케빈 키어마이어, 브랜든 벨트, 맷 채프먼과 같은 선수들은 토론토의 주요 계획에 포함되지 않을 것처럼 보였다"고 전했다. 하지만 토론토의 입장은 조금 달랐다. 로스 앳킨스 단장은 "채프먼, 벨트, 키어마이어를 그리워할 것이다. 우리는 안팎으로 구멍을 메우기 위해 기회를 볼 것"이라면서도 "류현진은 우리에게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FA 자격을 얻는 다른 선수들과는 결별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류현진은 아니었던 것. 이에 캐나다 'TSN'은 "앳킨스 단장이 벨트와 채프먼, 키어마이어는 FA로 잃을 가능성이 높다고 예고했다. 하지만 36세의 류현진과는 재계약을 할 수 있다는 문을 열어뒀다"고 언급, '스포츠넷'은 "류현진과 위트 메리필드는 내부 급여의 일부를 차지할 것"이라고 재계약 가능성을 시사했다.
물론 앳킨스 단장의 발언이 FA 계약과 이어진다고 보장할 수는 없다. 하지만 류현진이 여전히 메이저리그 잔류를 희망하고 있는 가운데, 그를 원하는 팀이 있다는 것은 분명 긍정 요소다. 경쟁 팀이 늘어나면 '가치'는 높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 류현진이 어떠한 팀과 계약을 체결하게 될지 관심이 쏠린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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