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편안하게 가야 되는데, 마음 졸이면서…”
KIA 클로저 정해영(22)이 타이거즈 최초 기록을 또 세웠다. 8일 광주 삼성전서 1이닝 1피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시즌 20세이브를 달성했다. 2021년 34세이브, 2022년 32세이브에 이어 3년 연속 20세이브를 했다.
순수 타이거즈 최초 기록이다. 임창용(은퇴)이 1997년 26세이브, 1998년 34세이브, 1999년 38세이브, 2000년 30세이브를 따냈다. 4년 연속 20세이브에 3년 연속 30세이브를 보유했다. 그러나 1999년에 트레이드로 삼성에 갔으니 타이거즈 순수 기록으론 2년 연속 20세이브 클로저다.
정해영은 작년에 타이거즈 최초 2년 연속 30세이브를 해냈고, 8일 경기를 통해 타이거즈 최소 3년 연속 20세이브를 했다. 올해 전반기 내내 부침이 있었다. 때문에 타이거즈 최초 3년 연속 30세이브는 물 건너갔다. 하지만, 3년 연속 20세이브도 충분히 의미 있다. 소속을 떠나 3년 연속 20세이브를 하는 클로저도 흔한 건 아니다.
선동열 전 감독은 ‘최강 클로저’ 이미지가 강하지만, 의외로 2년 연속 20세이브도 못해봤다. 1993년과 1995년에 31세이브, 33세이브를 한 걸 빼면 20세이브 시즌도 없었다. 대신 20승 세 차례에 0점대 평균자책점만 무려 다섯 차례였다.
정해영은 타이거즈 전설의 대선배 투수들도 갖지 못한 타이틀을 가졌으나 정작 덤덤한 얼굴이었다. 오히려 ‘셀프 비판’을 아끼지 않았다. “오늘도 깔끔하게 못 막고 어거지로 끝냈다. 그래도 수비가 도와줬다. 만족스럽지 못하다. 올해 만족스러운 세이브가 몇 개 없다”라고 했다.
정해영이 고민하는 건 결국 투구내용을 의미한다. 실제 올 시즌 20세이브 중 한 명의 주자도 출루시키지 않고 따낸 세이브는 9차례다. 나머지 11차례는 최소 안타 혹은 볼넷으로 1명 이상의 주자를 내보낸 뒤 동점 혹은 역전을 허용하지 않고 경기를 끝냈다는 얘기다. 8일 경기 역시 2명의 주자를 내보냈다.
세이브는 다 똑 같은 세이브다. 그러나 정해영은 “편안하게 가야 하는데, 마음 졸이면서 간다. 최근 아버지(정회열 전 KIA 수석코치)와 얘기한 게 있다. 올 시즌은 잘 유지하고 내년부터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라고 했다. 큰 틀에서 내년 구상까지 하는데, 스스로 변화가 필요하다고 본다.
KBO리그도 150km대 초반의 빠른 공 투수가 늘어나는 분위기다. 140km대 초반인데 수직무브먼트, 볼 회전수로 승부하는 정해영으로선 타자들에게 파울 커트를 많이 당하는 편이다. 그렇다고 스피드를 확 올리기 어렵다면, 구종 추가 등으로 생존력을 키울 필요는 있다. 현재 정해영은 패스트볼에 스플리터와 슬라이더를 섞는다.
광주=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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