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마이데일리 = 청담 심혜진 기자] 한국 남자 배구 국가대표팀의 맏형이자 대한항공 세터 한선수가 '항저우 참사'를 겪고 돌아왔다. 한국 배구 위기라는 말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한선수 역시 작심 발언을 했다.
임도헌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 배구 대표팀은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1962 자카르타 대회 이후 61년 만에 노메달이라는 수모를 겪고 돌아왔다. 예선 1차전 '약체' 세계랭킹 73위 인도에게 2-3으로 패하고, 12강전에서는 세계랭킹 51위 파키스탄에 0-3 셧아웃 완패를 당했다. 대회 개막도 하기 전에 상위 라운드 진출에 실패라는 뼈아픈 결과를 안았다.
이후 한국은 바레인, 태국, 인도네시아 상대로 승리해 7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이는 한국 남자배구가 아시안게임에서 거둔 최악의 성적이었다.
대한 배구 협회는 사과문을 올리며 임도헌 감독과 결별을 발표했다.
대표팀 맏형 한선수로서는 너무나 안타깝다. 이번이 4번째 태극마크였다. 2010년 광저우, 2014년 인천 대회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고,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는 은메달을 따고 돌아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빈손이다.
한선수는 11일 서울 호텔 리바레 청담에서 열리는 V리그 미디어데이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안타깝다. 도움을 주고 싶어서 갔는데 도움이 된거 같지 않다. 선수들한테 미안하다"고 고개를 숙인 뒤 "그러면서 확실하게 모두가 느꼈을 것이다. 선수들이나 협회나 모든 것들이 바껴야 된다는 것을 느꼈을 것이다. 이거 하나로도 변화가 일어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표팀의 상황을 적나라하게 표현했다. 한선수는 "팀, 선수, 스태프가 하나가 되는게 다른 팀에게서는 느껴졌다. 그런 한 점 한 점에 안타까워하고 한 점 한 점에 즐거워하는데 내가 느꼈을 땐 이번 대표팀은 그런 게 없었다. 그런데 그렇게 하려고 해도 나올 수가 없었다. 이것은 꾸준한 신뢰와 믿음이 쌓이면서 자연적으로 자기도 모르게 나오는건데 그런게 너무 없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대표팀 운영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는 시각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한선수는 "모든 것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느 하나가 팀에 이득이 된다면 그것을 실천해야 한다. 다른 것이 이득이 된다면 그걸 실천해야 한다. 그런 실천도 없이 뭔가를 해야 한다는 판단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뭔가를 해보고 이게 아니다'라는 판단을 해야 하는데 어떤 시도와 변화 없이 그냥 선수들한테만 맡기는 시스템은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것도 두 달안에 말이다"고 작심발언을 했다.
한선수는 "나는 어릴 때부터 대표팀에 대한 꿈이 있었다. 선수들이 대표팀에 가고 싶어하는 그런 대표팀을 만들고 싶었다. 나는 정말 재미있었기 때문이다. 다른 팀 선수들과 함께 뛰는 게 즐거웠다. 내가 도움이 된다면 다음 아시안게임 때도 가고 싶은 마음이다"고 말했다.
이후 한선수는 미디어데이에서 "선수들이 발전된 기량을 보이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뭔가 더 팬분들께 믿음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모든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서 뛸 것이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청담=심혜진 기자 cherub032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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