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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가 2007년 이후 무려 16년 만에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 진출이라는 기염을 토했다. 정규시즌 100승을 거뒀던 LA 다저스는 처참하게 무너졌다.
애리조나는 12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체이스필드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 LA 다저스와 홈 맞대결에서 4-2로 승리, 챔피언십시리즈 진출에 성공했다.
우여곡절 속 84승 78패 승률 0.519를 기록하며 내셔널리그 와일카드 시리즈 진출권에 손에 넣은 애리조나는 오랜만에 밟은 포스트시즌 무대에서 밀워키 브루어스를 격파하며 디비전시리즈 진출권을 손에 넣었다. 맞대결 상대는 '가을 단골' 다저스. 하지만 흐름을 탄 애리조나는 무서웠다. 정규시즌 100승을 거두며 디비전시리즈 직행 티켓을 손에 넣은 다저스를 상대로 '스윕승'을 손에 넣었다.
애리조나는 지난 8일 'KBO 역수출 신화' 메릴 켈리를 앞세워 11-2로 완승을 거두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그리고 하루 휴식을 취한 뒤 10일 2차전에서는 '에이스' 잭 갈렌의 역투와 타선의 조화를 바탕으로 4-2로 승리하며, 챔피언십리즈 진출까지 단 1승을 남겨두게 됐고, 이날 티켓을 손에 넣는데 성공했다. 이로써 애리조나는 2007년 이후 16년 만에 NLCS에 진출하게 됐다.
# 경기 초반부터 메이저리그 역대 '최초' 기록 달성
이날 양 팀은 경기 초반 팽팽한 흐름을 선보였다. 애리조나 선발 브랜든 팟은 1~2회 다저스 타선을 모두 삼자범퇴로 묶어냈고, 다저스 선발 랜스 린은 1회를 무결점으로 마친 뒤 2회 2사 1, 2루의 실점 위기에 몰렸으나, 결정적인 상황에서 애리조나 타선을 묶어내며 좀처럼 어느 한 쪽으로 쏠리지 않은 경기가 펼쳐졌다. 하지만 이 흐름도 오래가지 않았다.
2회 득점 찬스를 살리지 못했던 애리조나 타선은 3회 대폭발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메이저리그 최초 기록까지 작성했다. 그 흐름의 시작은 헤라르도 페르도모였다. 3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페르도모는 다저스 선발 린의 4구째 91.7마일(약 147.6km)의 포심 패스트볼이 스트라이크존에 몰리자 거침없이 방망이를 돌렸다. 그리고 이는 균형을 무너뜨리는 솔로홈런으로 연결됐다.
이어지는 1사 1루에서는 케텔 마르테가 린의 2구째 90.3마일(약 145.2km) 커터에 힘차게 방망이를 내밀었고, 107.9마일(약 173.6km)의 속도로 뻗은 타구는 428피트(약 130.5m)를 비행한 뒤 우측 담장을 넘어가 돌아오지 않았다. 그리고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는 크리스티안 워커가 존 한가운데로 몰리는 실투를 받아쳐 타구속도 112.9마일(약 181.7km) 짜리 솔로홈런을 작렬시켰다.
애리조나의 최초 기록은 이후에 작성됐다. 이미 세 타자가 홈런을 터뜨린 가운데 가브리엘 모레노가 타석에 들어섰다. 모레노는 2B-1S에서 린의 4구째를 공략했는데, 이 타구가 우측 담장을 넘어갔다. 모레노는 이미 다이아몬드를 돈 후 홈을 밟았는데, 4심 합의 끝에 이 타구는 홈런이 아닌 파울로 변경되면서 아쉬움을 삼켰다. 하지만 타구가 번복될 필요는 없었다.
모레노는 다시 타석으로 돌아와 린의 5구째 슬라이더를 통타, 이번에는 의심의 여지 없지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백투백 홈런을 폭발시켰다. 이로써 애리조나는 한 이닝 4홈런을 기록하게 됐는데, 이는 양대 리그를 포함해 포스트시즌에서는 처음있는 일이었다. 그리고 애리조나는 메이저리그 최장 2위 기록인 포스트시즌 16경기 연속 홈런까지 이어가는데 성공했다.
# 100승 다저스의 초라한 퇴장, 애리조나 16년 만의 NLCS 진출
정규시즌 다저스는 그야말로 '무쌍'이었다. 적수가 없을 정도였다. 올해 선발진이 무너지는 상황에서도 단축시즌을 제외한 4년 연속 세 자릿수 승리를 거뒀던 것을 보면 알 수 있는 대목.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디비전시리즈 첫 경기에서 패한 뒤 매 경기를 월드시리즈처럼 임하겠다는 뜻을 밝혔었는데, 다저스의 초라한 퇴장을 막아내지는 못했다.
린이 경기 초반부터 무너지면서 끌려가던 다저스는 7회초 공격에서 뒤늦게 추격에 나섰다. 다저스는 맥스 먼스와 윌 스미스의 연속 안타로 마련된 2사 1, 2루 찬스에서 크리스 테일러와 키게 에르난데스가 각각 적시타를 쳐 두 점을 좁혔다. 그러자 애리조나는 실점하던 라이언 톰슨을 내리고 앤드류 살프랭크를 투입,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매듭지었다.
기세를 탄 애리조나는 8회초 케빈 진켈이 등판해 실점없이 다저스 타선을 묶어냈고, 9회 마무리 폴 시월드가 등판해 뒷문을 걸어잠그며 마침내 챔피언십시리즈 진출 티켓을 손에 넣는데 성공했다.
다저스는 1차전에서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가 ⅓이닝 만에 6실점으로 강판당하며 일찍부터 경기를 내주더니, 2차전에서도 패했고, 3차전에서는 메이저리그 '최초'의 불명예 역사를 쓴 끝에 100승 시즌을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스윕패'라는 충격적인 성적을 남기고 가을야구 일정을 종료하게 됐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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