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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단축시즌이 열렸던 2020시즌을 제외한 4년 연속 정규시즌 100승이라는 엄청난 시즌들을 보냈던 LA 다저스가 올해도 초라하게 가을무대에서 퇴장했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것은 단 한 번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를 상대로 앞서지 못했다는 점이다.
다저스는 12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체이스필드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원정 맞대결에서 2-4로 패했다.
올해 다저스는 정규시즌 100승 62패 승률 0.617로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가 부상을 당하고, FA(자유계약선수) 자격 획득을 앞두고 있던 훌리오 유리아스가 가정 폭력 혐의로 전열에서 이탈, 워커 뷸러와 토니 곤솔린, 트레버 메이 등 주축 선발 자원들이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도 162경기의 대장정을 잘 소화하며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을 차지했다.
선발진에 공백이 있다고 하더라도 '에이스' 커쇼가 1선발로 등판하고, 무키 베츠와 프레디 프리먼 등 강력한 타선을 보유하고 있었던 만큼 포스트시즌에서 좋은 성과를 기대해볼 수 있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본 뒤의 결과는 매우 참혹했다. 결과 뿐만이 아니다. 과정도 심각했던 경기력이었다. 단 한 경기도 이기지 못한 것보다 단 한 순간도 애리조나에 앞서지 못했다는 것이 충격적이었다.
지난 8일 열린 1차전부터 심상치 않았다. 다저스는 선발로 '에이스' 커쇼를 내세웠는데, 1⅓이닝 동안 6피안타(1피홈런) 1볼넷 6실점(6자책)이라는 처참한 결과를 남겼다. 화려한 커리어와 달리 가을에 유독 약한 모습이라곤 하지만, 1이닝도 소화하지 못하고 강판당한 것은 처음이었다. ⅓이닝 동안 6실점을 기록한 결과 평균자책점은 162.00에 달했다.
1차전에서 시작부터 승기가 기울었던 만큼 다저스는 애리조나를 단 한 번도 앞지를 수 없었는데, 점수차가 크지 않았던 2차전 또한 마찬가지였다. 다저스는 지난 10일 애리조나와 2차전에서는 바비 밀러를 선발로 투입했는데, 커쇼와 마찬가지로 1회부터 집중포화를 맞았다. 그 결과 3점을 내준 채 경기를 시작하게 됐고, 뒤늦게 추격에 나섰지만, 경기를 뒤집을 수는 없었다.
'스윕패'라는 결과 만큼 참담했던 경기 내용은 3차전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저는 선발 랜스 린이 2회까지 실점 없이 애리조나의 타선을 묶어나갔는데, 3회말 수비에서 헤르라도 페로도모, 케텔 마르테, 크리스티안 워커, 가브리엘 모리노까지 네 타자에게 홈런포를 내주면서 또다시 끌려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역대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에서 한 이닝에 네 개의 홈런을 허용한 '최초' 불명예 기록의 제물까지 됐다.
이날 경기 흐름은 2차전과 비슷했다. 다저스는 패색이 짙어가던 7회 공격에서 2사후 강한 집중력을 바탕으로 네 타자 연속 안타를 앞세워 두 점을 쫓았다. 하지만 네 명의 타자에게 홈런을 내준 4점을 만회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그 결과 시리즈 내내 단 한 번도 애리조나를 앞서지 못하고 스윕패를 당하며, 100승을 거두고도 가을야구를 3경기 만에 마치게 됐다.
결과적으로 투·타가 모두 문제였다. 다저스는 3경기에서 6득점에 머물렀고, 1~3차전 선발로 나선 이들은 4⅔이닝 동안 합계 13실점이었다. 최악의 경기력 속에 도무지 이길 수가 없는 경기였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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