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2023년 가을전쟁이 이제 막 시작했는데 2024년 가을전쟁이 벌써부터 기대된다고?
김태형 감독이 롯데 자이언츠로 복귀하면서, 2024년 가을야구의 복수혈전이 키워드로 떠올랐다. LG 트윈스 염경엽 감독이 5일 부산 롯데전 승리로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한 뒤 SBS스포츠 김태형 해설위원과의 인터뷰서 “내년에 복귀하면 좋겠습니다. 포스트시즌서 진 게 많아서 갚아주려고요”라고 했다.
염경엽 감독의 이 덕담이 정확히 2주만에 맞아떨어졌다. 김태형 해설위원이 19일 롯데와 계약하며 2년만에 현장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당장 내년부터 엘롯라시코가 뜨겁게 됐다. 나아가 염경엽 감독과 김태형 감독의 포스트시즌 맞대결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염경엽 감독 말과 달리 실제 김태형 감독에게 포스트시즌서 진 게 많은 건 아니다. 넥센 히어로즈 감독이던 2015년 준플레이오프서 김태형 감독의 두산에 1승3패로 무너졌다. 두산은 넥센을 잡은 뒤 플레이오프를 넘어 한국시리즈까지 올라 도박 스캔들로 휘청거린 삼성 라이온즈마저 무너뜨리고 2001년 이후 14년만에 우승했다.
이후 두 감독은 포스트시즌 맞대결이 없었다. 단, 2019년 염경엽 감독의 SK 와이번스가 역대급 용두사미 시즌을 보낼 때, 정규시즌 최종일에 SK를 제치고 우승한 팀이 김태형 감독의 두산이었다. 염경엽 감독은 플레이오프서 키움 히어로즈에 3패로 광탈하면서 한국시리즈에 선착한 김태형 감독을 만나지도 못했다. 그해 김태형 감독은 생애 세 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달성했다.
염경엽 감독은 올해 LG 트윈스에서 감독 인생 첫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한다. 우승 숙원을 풀어도 김태형 감독에게 리벤지해야 한다는 의식이 있는 듯하다. 김태형 감독은 한국시리즈 우승 3회 포함 두산에서 7년 연속 한국시리즈를 갔던 사령탑이다. 그만큼 염 감독은 단기전에 대한 한이 많고, 김태형 감독은 단기전 전문가다.
사실 김태형 감독도 한국시리즈만 놓고 보면 실적이 아주 좋은 건 아니다. 2017년에는 KIA 타이거즈에 1승4패, 2018년에는 SK 와이번스에 2승4패, 2020년에는 NC 다이노스에 2승4패, 2021년에는 KT 위즈에 4패로 무너지며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사령탑 중 내년에도 해당 팀에 그대로 있는 인사는 1명, KT 위즈 이강철 감독이다. 즉, 김태형 감독으로선 팀을 바꿔 복수에 나설 기회를 잡은 것이다. 아무래도 롯데의 전력이 KT보다 뒤지기 때문에 당장 김태형 감독의 리벤지가 성사될 것인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롯데가 김태형 감독을 택한 건 결국 한국시리즈 우승 숙원을 풀어달라는 의미가 강하다. 롯데가 대업을 완수하려면 김태형 감독이 단기전서 이강철 감독을 복수해야 가능하다. 현 시점에서 염경엽 감독의 LG와 이강철 감독의 KT가 전력이 가장 세다. 내년에도 그럴 가능성이 크다.
염경엽 감독과 이강철 감독은 당장 올해 한국시리즈서 맞붙을 가능성이 낮지 않다. 두 사람은 포스트시즌서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었다. 그런데 이강철 감독은 수석코치로서 후배 염경엽 감독과 후배 김태형 감독을 넥센, 두산에서 각각 모신 경험이 있다. 그 누구보다 두 감독을 잘 안다. 두 사람의 장점만 흡수해 KT에서 장수 사령탑이 됐다.
세 감독은 이미 인정받은 지도자다. 이강철 감독과 김태형 감독은 3년 계약금 및 연봉 6억원, 총액 24억원 계약으로 내년부터 현역 감독 최고대우를 받는다. 염경엽 감독도 우승은 없지만, 3년 총액 21억원 계약을 소화 중이다. 3년 22억원 계약의 SSG 김원형 감독에 이어 현역 사령탑 몸값 NO.4.
물론 역대 최고대우는 김태형 감독이 2020~2022년 두산에서 받은 3년 계약금 및 연봉 7억원, 총액 28억원 계약이다. 현 시점에서 감독 계약 최초 30억원 시대를 열어젖힐 수 있는 최유력 후보가 김태형 감독, 이강철 감독, 염경엽 감독이다. 이들의 불꽃 튀는 가을 복수혈전이 곧 시작된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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