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한 시즌을 마무리로 던졌는데…교체하는 건 좀 아닌 것 같다.”
NC 다이노스 강인권 감독은 초보감독답지 않게 포스트시즌서도 뚝심과 승부수가 날카롭다. 사실 19일 두산 베어스와의 와일드카드결정전서는 선발투수 태너 털리의 교체 시점이 조금 늦긴 했다. 그러나 경기후반 불펜 기용이 대체로 성공적으로 맞아떨어졌다.
22일 SSG랜더스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 8회초 대타 김성욱 투입과 결승 투런포, 8회말 1사 2,3루 위기서 최정을 거르지 않고 정면승부해 1점만 내준 건 단연 돋보였다. 야구가 철저히 결과론이긴 해도, 강인권 감독의 선택은 딱딱 맞아떨어졌다.
사실 시즌 막판부터 이번 포스트시즌을 관통하는 가장 큰 의문점은 마무리 이용찬이다. 누가 봐도 컨디션이 안 좋아 보인다. 그러나 강인권 감독은 이용찬 얘기만 나오면 강한 신뢰를 표하며 교체하겠다는 뉘앙스를 1도 풍기지 않는다.
이용찬이 1경기, 혹은 시리즈 전체를 위험하게 할 수도 있지만, 강인권 감독은 큰 그림을 그리는 듯하다. 주축 투수에 대한 믿음으로 반등할 시간을 벌어주되, 팀의 케미스트리 등 여러 부분을 도모하는 듯하다.
이용찬은 정규시즌 막판부터 밸런스가 깨졌다. 정규시즌 마지막 5경기 중 4경기서 실점했다. 정규시즌 10월 성적이 무려 3세이브 1패 평균자책점 10.80. 스피드와 구위 모두 정상적이지 않았다. 통산 157세이브를 자랑하는 베테랑 클로저인데, 뭔가 날카로움이 사라졌다.
그런 이용찬은 와일드카드결정전서 1.1이닝 3피안타 1볼넷 3실점, 준플레이오프 1차전서 1이닝 2피안타(1피홈런) 1탈삼진 2실점으로 좋지 않았다. 두 경기 모두 세이브를 따냈으나 타선의 도움에 의한 세이브였다고 봐야 한다. 두 경기 합계 2.1이닝 5실점. 평균자책점은 무려 19.29.
단기전서 컨디션이 안 좋은 선수는 바로바로 바꾸는 게 답이다. 정규시즌이라면 기다려줄 수 있지만, 포스트시즌은 기다리다 패자가 된다. 대안이 없는 것도 아니다. NC 김영규, 류진욱 등은 포스트시즌서도 좋은 투구를 했다. 류진욱은 준플레이오프 1차전서 8회말 1사 2,3루 위기서 1점만 내줬다.
NC 타선이 일단 포스트시즌 첫 두 경기서 잘 터졌다. 그러나 계속 잘 터질 가능성은 낮다. 결국 이용찬이 살 떨리는 1점차 승부서 경기를 마무리해야 할 때가 반드시 찾아올 것이다. 최근의 컨디션으로는, 세이브 확률이 다소 떨어진다고 봐야 한다.
그럼에도 강인권 감독은 믿는다. 대신 솔루션을 제시했다. 와일드카드결정전을 앞두고 “구위는 되찾았다. 구종이 단조롭게 가다 보니 타자들에게 읽히는 느낌은 있다. 시즌 초반에 던진 슬라이더, 커브를 더 활용하면 좋겠다”라고 했다. 패스트볼이 좋지 않으면 변화구로 가라는 얘기다.
한편으로 강인권 감독의 신뢰가 이해도 된다. 물론 류진욱 등 플랜B가 있지만, 강인권 감독 말대로 한 시즌 내내 세운 보직을 지금 흔들어서 다른 투수들까지 흔들리면, 마운드가 더 위험해질 수 있다. 지금 셋업맨들이 잘 하고 있다고 해서 마무리로 투입될 때 잘 한다는 보장은 전혀 없다. 그만큼 마무리는 힘든 보직이다. 이용찬의 회복을 기대하는 게 낫다는 판단을 내렸을 수 있다.
또 하나는 이용찬은 투수진 최고참이다. 최고참의 보직을 흔드는 것보다 믿음을 줘서 얻을 수 있는 덕아웃 유, 무형의 케미스트리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다. 이용찬에게도, 강인권 감독에게도 쉽지 않은 방정식이다. 불안해 보이는 건 사실이다. 이용찬의 실패 사례가 나오면 그 이후 강인권 감독의 대처를 지켜봐야 한다.
인천=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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