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마이데일리 = 심혜진 기자] 이민지(27·호주)가 부모님의 나라 한국 무대에서 드디어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이민지는 22일 경기 파주시 서원밸리CC 서원 힐스 코스(파72)에서 열린 LPGA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총상금 220만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1개를 엮어 4언더파 68타를 쳤다.
최종 16언더파 272타로 재미교포 앨리슨 리(28·미국)와 연장에 돌입했다. 연장 첫 홀에서 버디를 낚아낸 이민지는 파를 기록한 앨리슨 리를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이로써 이민지는 지난해 US 여자 오픈 이후 1년 4개월만에 우승을 추가했다. 이번 우승은 2023 시즌 첫 승이기도 하다. 또한 LPGA 통산 10승이라는 의미있는 기록도 세웠다. 우승 상금은 33만 달러(4억 4600만 원)다.
이민지의 국적은 호주지만 부모님 모두 한국 출생이다. 때문에 부모님의 조국인 한국에 대한 애정이 크다. 한국말을 잘하는 편은 아니지만 의사소통은 되는 편이다.
한국에서 열리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무대에도 나선 바 있다. 후원사 대회인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에 출전해 한국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 대회에서는 두 번(2021년과 2023년)이나 연장전에 들어갔고, 모두 준우승에 머물렀다. 송가은(23·MG새마을금고)과 이다연(26·메디힐)에게 졌다.
역시 삼세판이다. 세 번째 도전 만에 한국에서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과정은 녹록치 않았다. 공동 선두로 출발한 이민지는 전반에 타수를 줄이지 못했으나 후반 힘을 냈다. 10번홀(파5) 버디에 이어 13번홀(파4)에서도 타수를 줄였다. 그리고 15번홀(파5)에서도 버디를 낚으며 우승을 예감했다. 2타차 선두가 됐다.
하지만 앨리슨 리의 추격이 거셌다. 17번홀(파4)과 18번홀(파5)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 연장으로 경기를 끌고 간 것이다.
이민지는 연장 첫홀인 18번홀에서 집중력을 발휘했다. 버디를 만들어냈다. 앨리슨 리가 파에 그치면서 이민지의 우승이 확정됐다.
경기 후 이민지는 "올해에만 네 번째 연장전이었다. 익숙해졌다. 유능하고 최고의 기량을 가진 선수와 일대일로 경쟁하는 것은 엄청난 일이다"면서 "연장전 때 '페어웨이만 잘 지키자, 세컨 샷을 잘 하고 그 다음 퍼팅을 잘하자. 그런 다음에 버디를 하자'는 생각이었는데 생각처럼 잘 풀려 좋았다"고 활짝 웃어보였다.
이날 이민지의 할머니가 경기장에 찾아 손녀의 모습을 지켜봤다. 그리고 우승하는 모습을 함께 했다.
이민지는 "한국은 제가 항상 가장 우승하고 싶었던 곳이다. 또한 제 부모님의 뿌리가 한국에 있기 때문에 더 특별하다. 연장전을 하러 가는데 가족 친지들이 모여 있는 걸 보니 신기하고 특별했고 좋았다"고 감격스러움을 보였다.
이어 "한국에서의 우승이어서 더 특별했고 또 개인적으로는 LPGA 투어 통산 10승의 기록이어서 금상첨화였다"고 만족감을 보였다.
심혜진 기자 cherub032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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