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치기 공격→얼굴 잡고 쓰러져' 황희찬 퇴장 유도...'극장골 도움'까지 맹활약

[마이데일리 = 이현호 기자] 황희찬(27)이 평정심을 유지한 덕에 울버햄튼은 역전승을 거둘 수 있었다.

울버햄튼은 22일(한국시간) 영국 바이탈리티 스타디움에서 본머스와 2023-2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9라운드 원정 경기를 치렀다. 이른 시간 선제 실점을 허용한 울버햄튼은 후반에 2골을 넣어 2-1 역전승을 거뒀다.

울버햄튼 공격은 황희찬, 마테우스 쿠냐, 페드로 네투가 이끌었다. 그 아래서 아잇 누리, 부바카르 트라오레, 주앙 고메스, 맷 도허티가 공격을 지원했다. 전반 초반 주도권을 쥐는 듯했지만 선제골을 넣지 못했다. 오히려 전반 17분 도미닉 솔랑케에게 실점을 내줘 0-1로 끌려갔다.

후반 2분 만에 울버햄튼이 동점골을 넣었다. 네투의 패스를 받은 쿠냐가 오른발 중거리 슛으로 본머스 골망을 시원하게 갈랐다. 쿠냐의 올 시즌 EPL 2호골이 터진 순간이다.

잠시 뒤 신경전이 벌어졌다. 본머스 미드필더 루이스 쿡이 황희찬을 거칠게 태클해 넘어뜨렸다. 황희찬은 곧바로 일어나 쿡과 대치했다. 이때 쿡이 머리로 황희찬의 얼굴을 가격했다. 황희찬은 대응하지 않았다. 얼굴을 감싸 쥐고 쓰러졌다. 양 팀 선수들이 뒤엉켜 몸싸움을 벌였다.

폴 티어니 주심은 박치기 공격을 가한 쿡에게 다이렉트 퇴장을 선언했다. 쿡은 씁쓸한 표정을 짓고 라커룸으로 들어갔다. 황희찬은 경고만 받았다. 본머스 홈팬들은 황희찬이 공을 잡을 때마다 야유했다. 순식간에 수적 열세에 처한 본머스는 급하게 선수 교체를 활용해 전술을 바꾸었다.

결국 후반 43분에 울버햄튼의 역전골이 터졌다. 황희찬이 수비수 사이로 내준 패스를 사샤 칼라이지치가 논스톱 슛으로 마무리해 본머스 골문을 열었다. 칼라이지치는 황희찬과 껴안으며 득점을 자축했다.

결과적으로 황희찬의 노련한 플레이 덕에 울버햄튼이 귀한 승점을 얻을 수 있었다. 황희찬이 쿡의 박치기 공격에 보복성 플레이로 받아쳤다면 쌍방과실로 둘 모두 퇴장을 당할 수 있었다. 하지만 황희찬은 보복하지 않고 고통을 호소하며 쓰러졌다.

게리 오닐 울버햄튼 감독은 “공격수들의 활약이 좋았다. 황희찬과 네투가 특히 빛났다”면서 “황희찬은 지난 시즌 3골을 넣었으나, 올 시즌에는 벌써 6골을 넣었다. 황희찬 복귀는 반가운 소식”이라고 칭찬했다.

최근 EPL 4경기에서 2승 2무를 거둔 울버햄튼은 오는 29일 뉴캐슬 원정 경기를 떠난다. 뉴캐슬은 리그 4승 1무 상승세 흐름을 이어가는 팀이다. 황희찬이 뉴캐슬전에서 공격 포인트 달성과 팀 승리를 함께 거둘 수 있을지 기대가 커진다.

이현호 기자 hhhh@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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