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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오릭스 버팔로스가 1차전 완패의 아쉬움을 깨끗하게 만회했다. '에이스'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무너졌지만, 두 번째 카드인 미야기 히로야와 타선이 완벽한 조화를 보이며 시리즈를 원점으로 돌렸다.
오릭스는 29일(이하 한국시각) 일본 오사카의 교세라돔에서 열린 2023 일본프로야구 일본시리즈(JS) 2차전 한신 타이거즈와 홈 맞대결에서 8-0으로 승리, 시리즈 1승 1패를 기록하게 됐다.
오릭스와 한신이 나란히 일본시리즈 무대를 밟으면서 지난 1964년 이후 무려 59년 만에 열린 '간사이 더비'의 맞대결에서 먼저 미소를 지은 것은 한신이었다. 한신은 전날(28일) 일본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에이스' 야마모토 요시노부를 폭격하며 8-0으로 승리하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하지만 오릭스도 당하고 있지 만은 않았다.
▲ 선발 라인업
한신 : 치카모토 코지(중견수)-나카노 타쿠무(2루수)-모리시타 쇼타(우익수)-오야마 유스케(1루수)-사토 테루아키(3루수)-쉘든 노이지(좌익수)-요한 미에세스(지명타자)-키나미 세이야(유격수)-사카모토 세이시로, 선발 투수 니시 유키
오릭스 : 나카가와 케이타(중견수)-니시노 마사히로(2루수)-모리 토모야(포수)-레안드로 세데뇨(1루수)-톤구 유마(지명타자)-무네 유마(3루수)-쿠레바야시 코타로(유격수)-노구치 토모야(우익수)-히로오카 타이시(좌익수), 선발 투수 미야기 히로야
# '에이스'가 무너진 오릭스, 두 번째 펀치는 강했다
전날(28일) 오릭스는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단순히 경기를 패한 것을 넘어 메이저리그 진출을 앞두고 있는 야마모토가 5⅔이닝 동안 투구수 103구, 10피안타 1볼넷 7탈삼진 7실점(7자책)으로 처참하게 무너진 까닭. 다시 한번 야마모토가 마운드에 오를 기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승리가 절실했는데, 이번에는 야마모토와 함께 오릭스의 '원·투 펀치'를 맡고 있는 미야기 히로야가 한신 타선을 잠재웠다.
미야기는 지난 2019년 신인드래프트에서 오릭스의 1라운드 지명을 받은 유망주로 데뷔 첫 시즌 3경기 등판에 그쳤으나, 2021시즌 13승 4패 평균자책점 2.51로 활약하며 오릭스의 두 번째 펀치로 거듭났고, 지난해 11승 8패 평균자책점 3.16에 이어 올해 22경기에서 10승 4패 평균자책점 2.27의 성적을 남겼다. 게다가 올해 3월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해 일본 대표팀의 금메달 획득에 큰 힘을 보탠 선수.
미야기는 1회 선두타자 치카모토를 삼진 처리하며 경기를 출발, 나카노에게 안타를 내줬지만, 후속타자들을 모두 묶어내며 무실점 스타트를 끊었다. 그리고 2회에 사토토-노이지-미에세스로 이어지는 중심 타선을 삼자범퇴로 묶어내더니 3회에는 삼진 한 개와 땅볼 두 개를 곁들이며 군더더기 없는 투구를 펼쳤다. 타선의 지원 속에 가장 큰 위기도 잘 넘겼다.
미야기는 4회 나카노에게 안타를 맞으며 이닝을 시작했으나, 후속타자 모리시타를 병살타로 잡아내며 빠르게 아웃카운트를 쌓았다. 이렇게 이닝이 끝나는 것처럼 보였으나, 미야기는 오야마와 사토에게 연속 안타를 내주면서 1, 2루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노이지와 6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134km 포크볼로 삼진을 솎아냈고, 위기를 벗어난 미야기는 포효하며 기쁜 마음을 드러냈다.
큰 위기를 넘긴 뒤 미야기는 군더더기가 없었다. 미야기는 5회 미에세스와 키나미, 사카모토로 이어지는 하위 타선을 완벽하게 묶어내며 이날 세 번째 삼자범퇴를 마크, 6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실점 없이 이닝을 매듭지으며, 6이닝 동안 투구수 104구, 4피안타 1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와 함께 승리 요건을 손에 갖추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전날 야마모토의 투구와는 완전히 상반된 모습을 선보였다.
# 하루 만에 깨어난 오릭스 타선
오릭스 타선은 전날 한신 마운드를 상대로 단 2안타를 뽑아내는데 그치며 허덕였다.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오릭스는 3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히로오카가 안타를 쳐 포문을 열더니, 니시노가 우익수 방면에 1타점 3루타를 폭발시키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그리고 흐름을 타기 시작한 오릭스 타선은 한신 마운드를 폭격했다.
오릭스는 4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무네가 볼넷을 얻어내며 물꼬를 튼 후 쿠레바야시-노구치-히로오카-나카가와가 4연속 안타를 터뜨리며 3점을 쓸어담았고, 간격은 4-0까지 벌어졌다. 이후 오릭스는 5~6회 점수를 쌓지 못하는 모습이었으나, 침묵은 오래가지 않았다.
오릭스는 7회 2사 만루의 대량 득점 찬스에서 마윈 곤잘레스가 대타로 투입됐고, 승기를 잡는 싹쓸이 3타점 2루타를 작렬시킨데 이어 8회 한신의 실책을 틈타 한 점을 더 뽑아내며 8-0까지 격차를 벌리며 승기에 쐐기를 박았고, 그대로 경기를 매듭지으며 시리즈의 균형을 맞췄다.
이날 수훈 선수로 선정된 미야기는 경기가 끝난 뒤 그라운드 인터뷰에서 "야마모토 선배가 어제(28일) 졌기 때문에"라고 너스레를 떤 뒤 "오늘 이긴다면 다시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마음을 먹었다. 에이스가 첫 경기에서 졌기 때문에 분한 마음이 있었다. 이겨야한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했다"고 기쁜 소감을 밝혔다.
야마모토에게는 어떤 이야기를 듣고 마운드에 섰을까. 미야기는 "'힘내라'라는 느낌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래서 '열심히 하고 올게요'라고 답했다"며 "타선의 도움을 받으면서 흐름이 바뀌었는데, 점수를 주지 않기 위해 정말 필사적으로 던졌다"고 말했다.
이제 오릭스는 '적지' 고시엔 구장으로 향한다. 한신의 인기는 일본프로야구에서도 손에 꼽힐 정도. 압도적으로 한신을 응원하는 분위기가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미야기는 "일단 모레 경기부터는 원정이다. 흐름을 가져오는 것이 중요했다"며 "좋은 분위기 속에서 경기를 치를 수 있을 것 같다"고 힘주어 말했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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