콰레스마도 울고 갈 이강인 아웃프런트 AS, 음바페 발에 착![심재희의 골라인]

이강인, 30일 브레스트전 환상 도움
왼발 아웃프런트 킥 패스 '일품'

[마이데일리 = 심재희 기자] 축구에서 발 바깥쪽을 활용하는 아웃프런트 킥은 '특별한 기술'로 여겨진다. 공의 궤적과 각도, 속도가 남다르다. 일반적으로 크로스나 패스에 많이 활용하는 인프런트 킥에 비해 속도가 빠르고, 휘는 각도가 완만하다. 디딤발을 정확히 짚고 차는 인프런트킥과 달리 큰 도움닫기 없이 곧바로 공을 감아 돌리기 때문에 타이밍도 빠르다. 수비수로서는 막기가 매우 까다롭다. 갑자기 훅 들어오는 느낌이 드는 일종의 '변칙'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프랑스 리그1 파리 생제르맹(PSG)의 '슛돌이' 이강인이 놀라운 왼발 아웃프런트 킥으로 시즌 첫 도움을 올렸다. 30일(이하 한국 시각) 펼쳐진 브레스트와 2023-2024 프랑스 리그1 원정 경기 전반 28분 역습 기회에서 왼발로 먼 거리에 공을 보내며 킬리안 음바페의 득점을 도왔다. 상대 공격을 막아낸 뒤 잡은 속공 기회에서 '아웃프런트 택배 킥'을 구사했다. 이강인의 발을 떠난 공은 수비로 돌아가는 브레스트 수비 사이를 파고 들며 전진하는 음바페 앞에 정확히 떨어졌다.

놀랍다. 넓은 시야와 정확한 패스 능력을 이 한 번의 패스로 확실히 증명했다. 아웃프런트 킥으로 패스를 했기에 공이 음바페 바로 앞에서 회전이 걸려 받기 좋게 자리했다. 자신이 잘 쓰는 왼발로 반 박자 빠른 타이밍에 패스를 찔러 넣으며 수비 뒤 공간을 완전히 열었다. 만약 공을 더 드리블 하거나 인프런트킥을 위해 자세를 바꿨으면 상대 수비수들이 자기 진영으로 많이 후퇴할 수 있었다. 그 짧은 순간에 기회 포착을 위해 쉽지 않은 자세에서 지체 없이 왼발 아웃프런트 킥을 때렸다. 음바페는 이강인의 아웃프런트 킥 패스 길을 파악하고 질풍같이 상대 진영을 파고들었다. 상대 수비수를 따돌리는 깔끔한 오른발 슈팅으로 추가골을 터뜨렸다. 이강인이 찌르고, 음바페가 광속으로 마무리하는 그림이 현실에 정말 나왔다. 

명품 아웃프런트 킥으로 가장 유명한 선수는 포르투갈 출신의 히카르두 콰레스마다. 콰레스마는 오른발 아웃프런트 킥으로 패스와 크로스, 슈팅을 수시로 선보인다. 정확도와 속도 및 강도가 모두 최고다. 슈팅이나 크로스 자세가 전혀 안 나오는 듯한 상황에서도 발목 힘을 발휘해 아웃프런트 킥을 구사한다. 뭔가 어색하게 처리한 것 같은 공도 거짓말처럼 휘어 탄성을 자아낸다. 상대 수비수나 골키퍼는 일반적인 패스, 크로스 및 슈팅과 다른 각도와 속도로 날아오는 콰레스마의 아웃프런트 킥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기 일쑤였다.

범위를 더 넓혀 떠올려 보면, 묘기 같은 아웃프런트 킥 장면은 꽤 많다. 그 가운데 개인적으로 한국 올림픽 대표팀의 플레이메이커를 맡았던 김귀화와 브라질의 전설적인 스타 호베르투 카를로스의 아웃프런트 킥이 기억 속에 강렬하게 남아 있다. 김귀화는 1992 바르셀로나 올림픽 무대에서 강호 스웨덴을 맞아 환상적인 오른발 아웃프런트 킥 패스를 성공해 기술적으로 한방이 있음을 보여줬고, 카를로스는 프랑스를 상대로 말도 안 돼는 대포알 프리킥 골을 아웃프런트 킥으로 완성했다.

김귀화는 1992 바르셀로나 올림픽 조별리그 스웨덴과 경기에서 환상적인 오른발 아웃프런트 킥 패스로 서정원의 선제골을 도왔다. 중원에서 스웨덴 수비 뒤 공간을 가르는 절묘한 아웃프런트 패스로 서정원의 득점을 어시스트했다. 서정원의 빠른 스피드를 계산하고 정확히 아웃프런트 패스를 찔러 넣었다. 서정원은 엄청난 속도로 스웨덴 수비진 사이로 침투하며 김귀화의 환상적인 아웃프런트 패스를 가슴으로 받아 상대 골키퍼까지 제치고 무인지경에서 득점에 성공했다. 

'세기의 윙백' 카를로스는 1997년 프랑스와 친선전에서 그 유명한 'UFO 프리킥'을 완성했다. 왼발 아웃프런트 프리킥으로 프랑스 수문장 파비앵 바르테즈를 얼어붙게 만들었다. 골문으로부터 30m 이상 떨어진 먼 거리에서 카를로스가 날린 아웃프런트 슈팅은 프랑스 수비벽을 옆으로 한참 벗어날 것 같이 날아가다가 급격하게 휘면서 프랑스 골포스트를 맞히고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과장을 좀 보태 이야기하면, 관중석으로 갈 것 같은 홈런볼이 골로 둔갑했다. 엄청난 발목 힘으로 묵직하게 날린 공이 살짝 스핀을 먹고 마법처럼 골로 연결됐다.

각설하고, 어쨌든 이강인이 보여준 음바페를 향한 아웃프런트 킥 패스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강인의 출중한 개인 능력을 엿볼 수 있게함은 물론이고, 앞으로 음바페와 찰떡 호흡을 더 기대하게 만든다. 부상으로 시즌 초반 정상 컨디션을 찾지 못했던 이강인이 2022 항저우 아시아경기대회 금메달 획득 후 팀에 돌아와 '천재성'을 확실히 보이고 있다. 놀라운 기술로 스피드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운 음바페의 빠른 발을 완벽하게 활용해 전망을 더욱 밝힌다. 

[이강인(19번)과 음바페(7번), 콰레스마(중간), 카를로스(아래).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심재희 기자 kkamano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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