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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수원 박승환 기자] "오해 소지가 있는 장면을 만든 내 잘못이다"
NC 다이노스 강인권 감독은 31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리는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PO) 2차전 KT 위즈와 원정 맞대결에 앞서 전날(30일) '에이스' 에릭 페디와 이강철 KT 감독의 항의와 관련된 질문을 받았다.
단기전에서는 '기선제압'이 가장 중요한 만큼 전날(30일) 양 팀은 매우 예민했다. 이 부분이 가장 부각된 장면은 5회. 상황은 이러했다. NC가 8-1로 크게 앞선 5회말 '20승 에이스' 페디는 선두타자 조용호를 삼진 처리하며 첫 번째 아웃카운트를 생산했다. 문제는 이어 나온 문상철과 승부였다. 페디는 문상철과 무려 7구까지 가는 끈질긴 승부를 펼쳤고, 위닝샷으로 134km 스위퍼를 스트라이크존 높은 코스로 던졌다. 이때 문제가 발생했다.
페디가 던진 공이 다소 높게 형성된 것으로 보였지만, 중계 화면에는 스트라이크존에 걸친 공으로 잡혔다. 게다가 KBO리그 공식 어플레케이션에서도 페디가 던진 7구째는 스트라이크존 모서리를 걸치는 명백한 스트라이크였다. 이 공이 '볼' 판정을 받자 페디가 양 손을 들어올리며 이민호 주심을 향해 강한 항의를 펼쳤다. 그러자 이민호 주심이 페디를 향해 걸어나갔고, 이때 강인권 감독이 이민호 주심을 다독이기 위해 더그아웃을 뛰쳐나왔다.
다행히 페디가 퇴장을 당하는 등의 불상사는 없었다. 하지만 강인권 감독이 이민호 주심을 다독인 후 NC는 김수경 코치가 마운드에 올랐는데, 여기서 이강철 감독이 격분했다. 강인권 감독이 이민호 주심을 말리는 과정에서 이미 한차례 파울라인을 넘어섰고, 김수경 투수 코치까지 마운드를 방문했기에 투수를 교체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에 대한 항의를 펼쳤다. 실제로 강인권 감독은 이민호 주심의 흥분을 가라앉히는 과정에서 파울 라인을 넘은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이강철 감독은 이민호 주심을 향해 NC 코칭스태프가 두 차례나 파울 라인을 넘었다고 강력하게 항의했지만, 이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KT 입장에서는 억울할 만했다. 비록 점수차는 크게 벌어진 상황이었지만, 페디에게 꽁꽁 묶이며 이렇다 할 힘도 쓰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에 어떻게든 분위기를 반전시킬 만한 요소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1차전 경기가 끝난 뒤 이강철 감독은 "(강인권) 감독이 (파울 라인을) 넘어갔고 코치가 올라와서 교체해야 하는 것 아니냐 생각했다"고 항의를 한 이유를 밝혔다. 이어 강인권 감독은 "페디가 흥분하는 모습이 보였다. 팀이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 투수가 흥분하는 것은 좋은 모습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내가 제재하는 것이 맞았다고 생각해 나갔다"고 말했다.
전날(30일)의 상황은 이튿날까지 회자됐다. 강인권 감독은 '감독님이 나가고, 투수코치가 나갔을 때 두 번 나가면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으셨나, 아차 싶으셨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이에 강인권 감독은 "코치를 하면서 그 규칙을 모른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면서 "말을 아끼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강인권 감독은 이민호 주심을 다독이는 과정에서 페디에게도 지시를 내리는 장면이 잡히기도 했다. 그는 "오해의 소지가 있는 장면을 만든 내가 가장 잘못됐다고 보여진다. 다음에 이와 관련해 말을 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즉답을 피했다.
2주 만의 복귀전에서 12개의 탈삼진을 솎아내며 플레이오프 한 경기 최다 탈삼진 기록을 경신한 페디의 향후 등판 계획은 어떨까. 사령탑은 "페디에게서 부상 부위에 대한 이슈는 나타나지 않았따. 어깨에 대한 피로도만 조금 높다는 보고를 받았다. 아무래도 등판 간격이 있었기 때문에 어깨 쪽에 피로도가 그전에 등판을 했을 때보다는 조금 더 높은 것으로 보인다. 훈련 과정을 지켜보면서 다음 등판 일정을 잡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NC는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5경기를 치르면서 모두 홈런을 터뜨리며 승리를 손에 넣었고, 이날 경기까지 잡아내면 1987년 플레이오프 4차전부터 1988년 한국시리즈 3차전까지 기록한 9연승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 강인권 감독은 "이렇게 타선이 고루 좋은 활약을 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선수들의 승리 열망과 열정에 집중력이 높아지면서 좋은 결과가 나오고 있는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포스트시즌 9연승을 노리는 NC는 이날 손아섭(지명타자)-박민우(2루수)-박건우(우익수)-제이슨 마틴(중견수)-권희동(좌익수)-서호철(3루수)-오영수(1루수)-김형준(포수)-김주원(유격수)로 이어지는 선발 라인업을 구성, 선발 투수로는 신민혁이 등판한다.
수원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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