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거의 2010년 선동열 전 삼성라이온즈 감독 퇴진급 충격이다. SSG랜더스가 2022년 와이어 투 와이어 통합우승을 이끈 김원형 감독을 전격 경질했다.
삼성은 2010년 정규시즌 2위를 차지했고, 한국시리즈에 올랐으나 SK 와이번스에 4패로 다소 무기력하게 무너졌다. 당시 한국시리즈에 오른 것만으로 성공적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리빌딩 성장통, 주요 멤버들의 부상 등 각종 악재로 2009년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고, 그 전력에서 크게 좋아졌다는 평가를 못 받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선동열 전 감독은 그해 12월 말에 갑작스럽게 물러났다. 한국시리즈 준우승 직후가 아니었다는 점에서 충격적인 퇴진이었다. 2005년~2006년 통합우승 사령탑이었고, 당시 기준 재계약 첫 시즌이었다.
13년이 흐른 올 시즌, 김원형 감독의 퇴진도 선동열 전 감독의 삼성 퇴진과 흡사한 면이 있다. 전혀 예상치 못한 경질이라는 점, 심지어 재계약 1년 뒤 경질이라는 점, 마지막 포스트시즌 스테이지에서 1승도 못하고 광탈했다는 점이 닮았다. 더구나 김원형 감독은 1년 전 통합우승 감독이었다.
SSG가 올해 작년에 비해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건 맞다. 시즌 막판 하락세를 타며 6위까지 처지기도 했다. 그러나 뒷심을 발휘해 3위까지 올라간 것에 대해선 내부에서 좋은 평가를 못 받았다는 결론이 나온다.
구단은 현 시점에서 정용진 구단주의 톱-다운 경질이 아닌, 구단 내부 결정 이후 재가만 받았다는 입장이다. 올해 모기업의 각종 사업 실적이 좋지 않아 신세계, 이마트 등의 대표이사가 어머니 이명희 회장으로부터 교체되는 등 정용진 부회장이 야구단에 많은 신경을 쓰기 어려운 상황인 건 사실이다.
그러나 김원형 감독 경질을 계기로 SK 와이번스의 색이 빠지는 건 확실하다. 통합우승 직후 전임 단장이 다소 석연찮은 이유로 물러났고, 올 시즌을 마친 뒤엔 김민재 코치와 정경배 코치가 롯데와 한화로 이동했다. SK 출신 코치가 대거 물러나는 분위기다.
따라서 이번 비 시즌이 정용진 구단주가 구단에 좀 더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 시선이다. 정용진 구단주의 야구사랑이야 더 이상 말 할 것도 없고, 개입도 선을 지켜서 좋은 방향으로 하면 문제될 건 없다.
단, 1년 전 통합우승 감독이 경질되면서 누가 새 감독이 되더라도 대단한 부담을 안을 전망이다. 13년 전 삼성은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오랫동안 코치를 역임한 류중일 감독이 부임해 정규시즌 5연패와 정규시즌, 한국시리즈 통합 4연패를 일궈냈다.
그러나 SSG는 사정이 조금 다르다. 구단이 밝힌대로 앞으로의 방향성은 세대교체다. 이게 성적을 내는 것 이상으로 쉽지 않다는 걸 모르는 사람은 없다. 어쩌면 신임 감독은 김원형 전 감독보다 더욱 어깨가 무거울 전망이다. SK 색이 옅어지는 만큼, 새 사령탑은 내부승진이 아닌 외부 영입이 유력하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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