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야구
3회초, 워커의 병살 실패 → 5실점
투수진의 실점은 11점·자책점은 6점
[마이데일리 = 노찬혁 기자] 뼈아픈 실책이었다. 분명히 병살타로 끝낼 수 있었던 상황이 빅이닝으로 돌아왔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는 1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체이스필드에서 열린 텍사스 레인저스와 2023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월드시리즈(WS) 4차전 홈 경기에서 7-11로 패했다.
김병현이 활약했던 2001년 이후 22년 만에 월드시리즈 우승을 노리던 애리조나는 1차전을 내준 뒤 'KBO 역수출 신화' 메릴 켈리의 호투로 2차전을 가져오며 시리즈 전적 1승 1패로 타이를 맞췄다. 그러나 3차전과 4차전을 내리 패하며 1승 3패로 벼랑 끝에 몰렸다.
이날 애리조나는 2회초부터 대량 실점을 내주며 텍사스에 끌려갔다. 애리조나 선발 조 맨티플라이가 2회초 선두타자 조 영에게 2루타를 맞은 뒤 삼진 1개를 잡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두 번째 투수 미겔 카스트로가 땅볼로 아웃카운트 2개째를 채우며 위기를 넘기는 듯 했으나, 2사 3루에서 폭투로 허무하게 선취점을 허용했다. 이후 볼넷과 안타로 위기를 자초했고, 마커스 세미엔의 2타점 적시 3루타가 터져 순식간에 추가 실점했다.
투수를 바꿔도 소용 없었다. 카일 넬슨이 마운드에 오르자마자 코리 시거에게 투런포를 얻어맞았다. 애리조나는 2회부터 5실점하며 균열이 조금씩 커졌고, 어둠의 그림자가 다가오고 있었다.
그리고 어둠의 그림자는 3회초 애리조나를 집어삼켰다. 애리조나는 연속 안타를 맞으며 1사 1, 2루 위기를 맞이했다. 루이스 프리아스가 여기서 요나 하임에게 땅볼을 유도해 애리조나는 병살타 기회를 손에 넣었다.
그러나 애리조나는 이 기회를 멀리 던져버렸다. 1루수 크리스티안 워커가 볼을 잡은 뒤 2루로 던져 3-6-1 병살타(1루수-유격수-투수)로 이어질 것처럼 보였으나, 더듬거리며 제대로 포구하지 못했다. 결국 모든 주자와 타자 주자까지 세이프 판정을 받았다.
병살타로 이닝이 끝날 상황은 만루로 변했고, 스노우볼이 돼 재앙으로 되찾아왔다. 트래비스 얀코스키에게 2타점 적시 2루타, 마커스 세미엔에게 스리런 홈런을 허용하며 순식간에 점수는 0-10으로 벌어졌다.
결국 애리조나는 4회말 1득점, 8회말 4득점, 9회말 2득점을 올리며 뒤늦게 추격에 나섰지만, 경기초반 두 번의 빅이닝을 내주며 이날 경기에서 7-11로 패배하고 말았다.
스포츠는 항상 결과론적이기 때문에 만약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면 끝도 없이 많은 경우의 수가 나오게 된다. 그러나, 이날 경기는 '만약에 3회초 실책이 없었더라면?'이라는 가정을 하게 된다.
워커가 실책 없이 병살타로 이닝을 마무리했으면 애리조나는 스코어를 0-5로 유지하며 추격의 고삐를 당길 수 있었다. 실제로 애리조나 투수진이 내준 실점은 11점이었으나, 실책으로 인해 자책점은 6점으로 기록됐다.
7득점을 기록한 애리조나가 3회초 결정적인 실책으로 5실점을 하지 않았다면 경기 결과는 충분히 뒤집어질 수 있었다. 그러나, 순간에 집중력 하나의 차이가 경기의 결과를 좌지우지하게 된 것이다.
이날 경기는 순간의 집중력 차이가 경기 결과에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 잘 보여줬다. 벼랑 끝에 애리조나는 남은 경기에서 더 집중력을 발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다시 실책이 나온다면 올 시즌 애리조나의 달콤한 꿈은 모두 물거품이 된다.
노찬혁 기자 nochanhyu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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