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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컨택 능력 좋은 이정후, 우익수에서도 뛸 수 있다"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이적 소식을 주로 다루는 '메이저리그 트레이드 루머스(MLBTR)'는 8일(한국시각) '컨택 능력이 좋은 타자를 노리는 시애틀 매리너스'라는 타이틀의 기사를 전하며 이정후를 언급했다.
지난해 타격 5관왕(타율, 최다안타, 타점, 출루율, 장타율)과 함께 정규시즌 MVP 타이틀을 손에 넣은 이정후는 시즌이 끝난 뒤 키움 히어로즈와 상의를 통해 2023시즌이 종료된 후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이정후는 '악마의 에이전트'로 불리는 스캇 보라스와 손을 잡으면서 빅리그를 위한 모든 준비를 마쳤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앞두고 매우 중요한 한 해의 시작은 좋았다. 팀 성적은 좋지 않았지만, 이정후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며 빅리그 스카우트들의 눈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그런데 메이저리그를 염두에 두고 장타 생산을 위해 타격폼에 변화를 가져갔던 점이 KBO리그 정규시즌 초반 이정후의 발목을 제대로 붙잡았다.
이정후는 4월 한 달 동안 타율 0.218로 크게 허덕였다. 부진이 길어지자 이정후는 기존의 폼을 되찾는 쪽으로 방향성을 틀었고, 좋았던 때의 타격감을 회복했다. 그러던 중 또 한 번의 난관이 찾아왔다. 이번엔 부상이었다. 이정후는 지난 7월말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발목 부상을 당했는데, 이로 인해 수술대에 오르게 됐고, 86경기에서 105안타 타율 0.318의 성적을 남기고 시즌을 마치게 됐다.
부진과 부상으로 다사다난한 한 해를 보냈지만, 그동안 훌륭한 누적 스탯을 쌓아온 만큼 이정후를 향한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관심은 뜨거웠다. 미국 현지 언론에서는 이정후와 뉴욕 양키스를 연결짓는 목소리가 쏟아졌고,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경우 피트 푸틸라 단장이 고척스카이돔을 찾아 이정후가 훈련하는 모습을 지켜보기도 했다. 게다가 김하성이 소속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도 이정후에게 관심이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메이저리그가 모든 일정을 종료, 이제 스토브리그가 시작되면서 이정후를 향한 현지 언론의 보도는 눈에 띄게 늘어났다. 일단 이정후를 향한 평가는 나쁘지 않다. 올해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서 주목할 만한 타자들이 많지 않다는 점이 이정후에게 매우 유리하게 작용되고 있는 상황. 미국 언론과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KBO리그 타자들에 대한 의문을 갖고 있지만, 그동안 남긴 누적 스탯과 국제대회 활약을 바탕으로 좋은 평가가 뒤따르고 있다.
예상 계약 규모도 결코 작지 않다. '디 애슬레틱' 짐 브리튼은 이정후가 4년 5600만 달러(약 734억원)으로 내다보고 있으며, 'MLBTR'은 5년 5000만 달러(약 655억원)의 계약을 전망 중. 김하성이 샌디에이고와 맺은 계약이 최대 3900만 달러(약 511억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아직 메이저리그에서 보여준 것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정후를 향한 평가는 좋다고 볼 수 있다.
현재 이정후에게 노골적으로 관심을 드러내는 구단은 양키스와 샌프란시스코로 압축된다. 워싱턴 내셔널스에서 단장을 역임했던 짐 보우덴은 8일 이정후와 샌프란시스코가 계약을 맺을 것이라는 당찬 전망을 내놓기도. 물론 포스팅이 시작된 후에는 지금까지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은 구단들도 나올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가운데 시애틀이 거론됐다.
시애틀은 FA 자격을 얻은 '류현진의 前 동료'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에게 2032만 5000달러(약 266억원)의 퀄리파잉 오퍼(QO)를 제안하지 않았는데, 'MLBTR'은 이를 근거로 시애틀이 이정후에게 관심을 가질 것으로 내다봤다. 매체는 "제리 디포토 야구 운영 부문 사장은 비시즌 목표 중 몇 가지를 언급했는데, 타선의 컨택 능력을 향상시키고자 한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계속해서 'MLBTR'은 "'MLB.com'의 존 모로시의 '구단에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디포토 사장은 '우리 라인업에 컨택 능력을 추가하는 것'이라고 답했다"며 "컨택 능력을 향상시키고자 한 바람은 에르난데스에게 QO를 제안하지 않기로 한 시애틀의 놀라운 결정과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에르난데스는 올해 시애틀에서 160경기에 출전해 161안타 26홈런 93타점을 기록했는데, 타율은 0.253 OPS는 0.741에 그쳤다.
'MLBTR'은 "시애틀 타자들은 헛스윙으로 크게 고전했다. 팀 타율은 0.242로 메이저리그 전체 22위였고, 삼진은 미네소타 트윈스에 이은 2위, 출루율 15위, 장타율은 16위였다. 에르난데스는 211개의 삼진을 당했는데, 팀 내 2위였다. 그는 파워 위주의 플레이어였다"며 "시애틀은 이런 스타일에서 벗어나 변화를 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MLBTR'은 시애틀이 에르난데스를 떠나보내면서 그 공백을 대신할 후보로 루어데스 구리엘 주니어를 꼽았지만, 이정후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봤다. 매체는 "좌익수 구리엘 주니어는 제라드 켈닉을 우익수로 밀어낼 것"이라면서도 "KBO 스타 이정후는 좌타자지만, 좋은 컨택 능력을 가져와 우익수에서도 활약할 수 있다"고 거론했다.
본격적으로 FA 자격을 얻은 선수들이 원 소속팀에 잔류할지의 여부가 결정되고 있는 가운데, 이정후의 가치는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시애틀은 오타니 쇼헤이 영입에도 관심을 갖고 있는 구단으로 자본력도 나쁘지 않다. 분명한 것은 컨택 능력이 좋은 선수를 영입하고자 하는 것이 분명하다면, 이정후의 예상 행선지가 될 수도 있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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