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스타→동료 폭행범' 日 303홈런 거포, 이례적 '옵트아웃' 행사…기회 준 巨人 퇴단, 왜?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니혼햄 파이터스 시절 동료를 폭행한 혐의로 요미우리 자이언츠로 '무상 트레이드'가 됐던 나카타 쇼가 팀을 떠난다.

일본 '닛칸 스포츠' 등 현지 복수 언론은 15일(한국시각) "나카타 쇼가 연봉 3억엔(약 25억원)의 계약을 2년 남기고 옵트아웃 권리를 행사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나카타는 한때 니혼햄 파이터스는 물론 일본프로야구를 대표하는 '특급스타'였다. 동료를 폭행하기 전까지. 나카타는 지난 2007년 일본프로야구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니혼햄의 지명을 받고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나카타는 2009년부터 조금씩 기회를 받기 시작, 2011년 본격 주전으로 거듭나며 니혼햄을 대표하는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나카타는 풀타임 주전 첫 시즌 18홈런을 터뜨리더니, 이듬해 28홈런을 마크하면서 승승장구의 길을 걸었다. 특히 2013시즌에는 108경기 밖에 출전하지 못했지만, 28개의 아치를 그려내는 등 타율 0.305 OPS 0.932의 성적을 남겼고, 2014시즌과 2016시즌에는 퍼시픽리그 '타점왕'에 올랐다. 이후 오타니 쇼헤이가 입단하면서 나카타는 오타니와 함께 니혼햄의 '간판스타'로 활약했다.

특히 나카타는 201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처음 국가대표에 승선했고, 이후 2015년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와 2017년 WBC에서도 일본 대표팀으로 활약하면서, 니혼햄을 넘어 일본을 대표하는 스타플레이어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2021년 일본프로야구계를 뒤흔들 만한 사건이 벌어졌다. 바로 나카타의 동료 폭행 사건이었다.

나카타는 지난 2021년 8월 팀 동료 A선수를 폭행하는 일이 벌어졌다. 당시 나카타는 A선수와 대화를 주고받던 중 갑작스럽게 주먹을 휘두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니혼햄은 나카타에게 '1~2군 무기한 출장 정지'라는 중징계를 내렸고, 나카타의 입지는 급격하게 좁아지기 시작했다.

이때 '오타니의 스승'으로도 잘 알려진 쿠리야마 히데키 前 감독이 움직였다. 쿠리야마 감독은 하라 타츠노리 前 요미우리 감독에게 연락을 취했고, 제자가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해달라는 부탁을 건넸다. 그 결과 니혼햄은 '대가 없이' 나카타를 요미우리로 떠나보냈고, 나카타는 눈물의 기자회견을 가지며 사과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나카타는 이적 직후 요미우리에서 극심한 부진을 겪었으나, 지난해 109경기에서 24홈런 타율 0.269 OPS 0.833으로 반등에 성공했다. 올해도 92경기에서 15홈런 타율 0.255 OPS 0.255로 나쁘지 않은 활약을 펼쳤으나, 더 많은 기회를 얻기 위해 팀을 떠나기로 결정했다. 현재 나카타는 한 시즌 내내 풀타임 기회를 원하고 있다.

'닛칸 스포츠'는 "나카타는 지난해 오프시즌 연봉 3억엔의 3년 계약 기간을 2년 남기고 옵트아웃 권리를 행사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옵트아웃이 계약 조건에 포함되는 경우가 많지만, 일본프로야구에서는 다년 계약을 맺으면서 옵트아웃을 행사하는 것은 지극히 이례적인 일"이라며 "나카타가 올해 5월 오른쪽 허벅지 근육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하자 요미우리에서는 카도와키가 3루수로 출전하는 일이 늘어났고, 4번 타자 오카모토 카즈마가 1루수로 뛰게 되면서 나카타가 밀려나게 됐다. 21번의 대타는 개인 커리어 최다였다"고 설명했다.

나카타는 입장문을 통해 "옵트아웃을 하기로 했다. 야구를 할 기회를 주신 요미우리에 감사드린다"며 "지금의 나는 타석과 그라운드에 서고 싶은 마음으로 가득하다. 그런 기회를 주실 구단이 있다면 감사하겠다. 내 프로야구 경력을 이해하고 따뜻하게 응원해 주신 여러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담아 그라운드에서 전력을 다해 1년이라도 더 길게 뛰고 싶다"고 전했다.

니혼햄에서 큰 사고를 친 뒤 요미우리에서는 사건사고 없이 조용히 지냈던 나카타. 하지만 과거 전력이 있는 만큼 그를 바라보는 구단들의 시선은 곱지만은 않을 터. 과거 일본을 대표했던 나카타의 새로운 행선지는 어떤 곳이 될까. 현재 나카타를 탐낼 수 있는 구단으로는 주전 1루수가 없는 히로시마 도요 카프와 치바롯데 마린스, 주니치 드래건스가 있지만, 현지 언론에서는 해외 진출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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