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감 넘치는 경륜 경주를 위한 팬들의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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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심재희 기자] 경륜 경주에 출전하는 선수들은 기량에 따라 특선(S), 우수(A), 선발(B) 총 3등급으로 나뉜다. 각 등급 안에서도 1, 2, 3반을 지정해 더 세분화해 운영하고 있다. 비슷한 기량의 선수들을 묶어 좀 더 스피디하고 박진감 넘치는 경기 내용과 다양한 결과를 유도하려는 취지가 반영됐다.

2011년에는 최상위 등급인 특선급을 총 4반으로 나눴다. S1반의 윗급인 슈퍼특선반(SS)을 신설해 당시 큰 반향을 일으켰다. 그도 그럴 것이 초기에는 벨로드롬의 최고의 스타 14명을 선별해 그랑프리는 물론 각종 대상 경주에 고정 출전시킨다는 계획이 공개돼 팬들의 관심 또한 대단했다.

하지만 14명 안에서도 선수 간 기량 차가 심했다. 대상경주 외 일반경주에 출전 빈도가 떨어지다 보니 이외 경주의 흥행성 저하와 선수들의 연간 고정 출주 배분 등을 맞추기 어려워지는 등 여러 진통들이 뒤따랐다. 당초 취지와 엇갈린 행보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결국 SS반은 14명에서 5명으로 축소되기에 이르렀다.

SS반은 500여 명이 넘는 경륜 선수들 중 약 1%만 차지할 수 있는 명예스러운 타이틀이다. 일부지만 이 고지를 향한 선수들의 목표의식이 대단하다. 확실한 동기부여로 작용한다.

문제는 이들을 바라보는 팬들의 불편한 시선이다. 팬들은 명성에 걸맞은 진정한 명승부를 기대한다. 하지만 같은 슈퍼특선반 선수들이라도 임채빈, 정종진으로 대표되는 투톱을 놓고 2, 3착만을 목표로 하거나 아니면 득점대로 앞뒤로 붙어 타는 등 무리수를 두지 않는 전술로 일관한다. 그래서 많은 수의 팬들은 가장 변화무쌍하고 박진감 넘쳐야할 특선급을 선발, 우수보다 전개가 단순하고 재미없다는 표현을 하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슈퍼특선반의 주축 선수들이 늘 일정하고, 자주 보다 보니 이들이 자연스레 친분이 형성되면서 서열이 나뉘어진다. 또한, 기득권으로 발전된 점을 꼽고 있다. 슈퍼특선반을 계속 유지하려면 단 한번의 6, 7착이라도 매우 치명적이다. 덕분에 같은 등급이라도 최상위 실력자의 눈치를 안 볼 수가 없다.

예컨대 시원하게 정면 승부로 붙어보고 싶어도 행여 실패하게 되면 점수 관리와 앞으로의 관계형성 등에 대한 이중고에 몰리게 된다. 결국 다음 등급조정 때는 강급을 걱정해야 한다. 득보다 실이 더 크다는 게 선수들의 입장이다. 그래서 우승후보들이 따로 떨어져 정면 승부로 일관하기보다는 적당히 앞뒤로 붙어 타며 최대한 동반입상을 노리는 작전이 주가 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승급 전에는 호쾌한 자력 승부를 시도해 팬들로부터 열렬한 환호와 지지를 받았던 일부 선수들이 더 화려해야할 SS반에 입성한 뒤 단순한 마크·추입맨이 된다. 슈펴특선 외 S급 1, 2반 선수들의 소극적인 움직임도 단순한 결과에 큰 몫을 담당한다. 저돌적인 움직임은 어쩌다 일어나는 단발성에 불과하고, 적당히 따라가며 특선 자리를 지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공생관계가 아닐 수 없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등장한 또 하나의 문제도 상당한 '이슈'다. 경륜의 승패에 있어 라인 연대는 대단히 중요한 몫이다. 코로나19 이후 경륜은 크게 선수협, 노조 두 개로 분리됐다. 그런데 슈퍼특선반 전원이 한쪽에 편중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기득권을 타파하기 위해 연대가 열악한 한 쪽에서는 죽기 살기로 승부에 임하고 있다. 성낙송, 윤민우, 이태호, 정충교 등으로 대표되는 이들은 특선급에서 살아남기 위해 매 경주 혼신을 다한다.

기량은 물론 수적 열세로 인해 가만히 있으면 입상 기회는 오지 않는다. 결국 이 과정에서 승부가 과열되다 보면 낙차와 같은 사고가 발생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건 시쳇말로 ‘웃픈 현실’이기도 하다. 팬들은 이들의 플레이에 더 열광하고 있다. 성적은 고르지 못하나 인기는 치솟는 현상이 벌어졌다. 선수들의 저돌적인 움직임에 팬들이 매료됐다.

전문가들은 "가장 큰 부와 명성을 자랑하는 특급 선수들이 실상은 재미가 없고 실리만 추구하는 경주를 한다"며 "진정한 스포츠맨십에 걸맞는 경기 내용과 팬들의 시선도 살피는 책임감도 따라야 한다"고 지적한다. 경기 내용으로 보여줘야 한다는 뜻이다.

올드팬들은 과거 특선급의 내로라하는 강자들이 한 주가 멀다하고 개인 또는 지역 간 정면 승부를 시도했던 때를 잊지 못한다. 자신의 경주권이 적중하지 못해도 명승부가 펼쳐질 때 아낌없이 박수를 보냈다. 경륜 원년 전문가인 최강경륜 박창현 씨는 "가장 화려하고 재미있어야 할 SS등급이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팬들의 외면을 받게 될까 우려된다. 보완이 필요한 시점 같다"라고 밝혔다. 

[선수들이 광명스피돔에서 펼쳐진 경기에서 결승선을 향해 질주하고 있다. 사진=경정경륜총괄본부 제공]

심재희 기자 kkamano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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