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박서연 기자] 그룹 방탄소년단(BTS) 슈가가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했다고 고백했다. 

20일 유튜브 'BANGTANTV'의 웹예능 '슈취타'에는 가수 겸 배우 엄정화 편이 공개됐다.

슈가는 배우와 가수 활동을 동시에 하고 성공까지 일궈낸 엄정화에게 "가끔 정체성에 대한 혼란이 있었을 것 같다. 그때 당시만 해도 오리지널리티를 더 중시하던 시대였지 않나. '너 가성을 써? 이거 노래 아니야', '배우인데 가수를 해? 그럼 너 가수 아니야' 했던 시대다. 어떠셨냐"고 물었다.

엄정화는 "쉽지 않았다. (가수와 배우) 데뷔를 동시에 했다"며 "그때는 편견이 너무 많아서 배우 쪽으로 가면 배우로 인정하지 않으려는 암묵적인 느낌도 받았다. 그 사이에서 갈등을 할 때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두 번째 영화 '결혼은, 미친 짓이다'가 데뷔 영화를 찍고 7년 정도 걸렸다는 엄정화는 "오롯이 배우로서 인정받기란 되게 어려웠다. 배우만 하는 사람들의 고유성과 영역을 내가 침범했다고 생각할 수 있고, 나를 약간 더 딴따라같이 봤을 수도 있다"며 "근데 나는 두 가지를 다 너무 사랑했고, 한 번 사는 인생인데 내가 하고 싶은 거 하면서 내가 어떤 영역에 들어가기 위해서 포기하고 사는 것보다 내가 영역을 정하면 되는 것 같다"고 소신을 밝혔다.

이에 슈가는 "다 잘하는 게 오히려 대단한 거 아닌가 생각한다"며 자신의 이야기도 꺼냈다.

슈가는 "저 같은 경우에는 어렸을 때부터 랩을 하고 비트 만들고 작곡을 했던 사람이다 보니 아이돌과 래퍼 사이 경계 같은 게 있었다"고 고백했다.

이어 "랩을 하는 래퍼고, 작곡가이고 프로듀서임에도 불구하고 아이돌이란 이유로 이쪽에서도 인정을 못 받았다"며 "아이돌 신으로 오니까 그때 당시에 아이돌이 가지고 있던 포지션이 있지 않나. 그런데 그런 게 좀 깨진 팀이었다. 래퍼가 3명이고, 보컬이 4명이다 보니 '너희 아이돌이긴 해?'하는 느낌이었다. 이 중간에서 되게 고민을 많이 했었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슈가는 "그래서 저는 그때 비난했던 사람들에게 물어보고 싶다. 누가 맞았냐고"라며 "아마 선배님이 했던 선택이 맞았을 거다. 재능이 많은 거다. '진짜야? 가짜야?' 같은 촌스러운 말로 정의를 내릴 수 없다고 본다"고 엄정화에 대한 존경심을 드러냈다.

엄정화는 "지금은 정말 사람들의 의식도 달라져서 편하게 왔다 갔다 할 수 있는 것 같다"고 미소지었고, 슈가는 "그 당시에 그런 말 했던 사람들은 아마 부러워서 했을 가능성이 많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서연 기자 lichts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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