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일반
[마이데일리 = 노한빈 기자] 술방(술 마시는 방송)이 떠오르는 유튜브 콘텐츠가 되면서 술에 취한 모습을 숨김없이 보여주는 연예인이 늘고 있다. 이에 우후죽순 늘어나는 술방을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MC 이경규가 술방 중 "필름이 끊겼다"고 고백해 충격을 주고 있다.
22일 유튜브 채널 '르크크 이경규'에서 이경규는 유튜브 콘텐츠로 술방을 제안하자 "옛날에 했었다"며 "탁재훈이 나왔을 때 필름이 끊겼다. 기억이 안 난다. 너무 위험한 것 같더라"라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이에 권해봄 PD는 "보통 촬영 끝나면 선배님이 꼭 전화를 한다"며 "'어제 촬영 어땠지? 재밌었나?' 하는데 그다음 날은 전화해서 '나 어제 집에 어떻게 갔지?' 하셨다"고 덧붙였다.
지난 2020년 이경규와 권해봄 PD가 뭉친 카카오TV 웹 예능 '찐경규'에서 '취중찐담'이라는 술방을 진행했는데, 그게 가장 반응이 좋았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름이 끊겼던 아찔한 기억 때문에 이경규는 술방을 반기지 않았다.
오는 28일에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의 금주 방송인 MBC '오은영 리포트 - 알콜 지옥'가 첫 방송된다. '알콜 지옥'은 술 때문에 일상을 잃어버린 10인의 7박 8일간의 알코올 지옥 캠프를 그린 프로그램.
이와 관련 소형준 PD는 "'술 한잔 정도는 해야 사회생활을 하지'라는 말은 우리나라가 얼마나 술에 관대한 권주 사회인가를 잘 보여준다"며 "알코올은 담배와 같은 '1급 발암물질'이다. '알콜 지옥'을 통해 우리가 애써 외면하고 있는 술의 위험성을 알리고 나아가 알코올 의존성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자 한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지난 16일 오은영 박사는 "'알콜 지옥'은 치료 프로그램이 아니다. 자신의 삶을 되돌아 보고 그 삶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깨닫고 건강한 삶으로 가는 문을 여는 계기가 되는 프로그램이다"며 "권주 국가 대한민국은 술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알콜 지옥'이 술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지난해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이 발표한 유튜브 음주 영상 모니터링 결과에 따르면 관련 콘텐츠 100개 중 90개는 음주를 긍정적으로 묘사하거나 음주 중 부정적 행동(과음, 폭음, 폭탄주, 욕설, 성적인 묘사 등)을 담았다고 한다.
만취한 스타들의 모습이 웃음 포인트가 되는 편집 방식은 술에 대한 관대한 의식을 조장하고 있다. 음주에 대한 경각심을 잃게 만드는 것뿐만 아니라 청소년들이 쉽게 음주 문화에 접근하게 만들고 있는 상황. 이에 "청소년들에게 고스란히 노출되는 걸 막아야 한다", "음주 콘텐츠 규제가 필요하다" 등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경규는 술방에 대해 "너무 위험한 것 같다"고 경고했고, 오은영 박사는 프로그램을 통해 건강한 금주 방송을 하며 "술을 더 건강하게 마시는 음주 문화가 정착되는 데 방향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음주의 위험성이 망각되고 있는 시점에서 오은영의 '알콜 지옥'이 만연한 음주 방송에 일침을 가할 것이라는 기대가 모이고 있다.
쏟아지는 술방 속, 오은영이 음주에 대한 경각심을 깨울 수 있을까. 오은영이 금주 방송을 통해 미디어의 긍정적인 파급효과를 보여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노한빈 기자 beanhan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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