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소공동 노찬혁 기자] "30세이브가 돼서야 깨달았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7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의 그랜드볼륨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 시상식을 개최했다. SSG 랜더스 클로저 서진용은 세이브상 타이틀을 가져갔다.
서진용은 2011년 1라운드 전체 7번으로 SK 와이번스(SSG 랜더스) 지명을 받아 프로 무대를 밟았다. 2017년 처음으로 40경기 이상(42경기)을 소화하며 1군 생활을 시작했고, 2019년 33홀드를 올리며 팀의 핵심 불펜을 자리 잡았다. 2022년부터 본격적으로 팀의 마무리 투수 역할을 맡았다.
2023시즌 서진용은 커리어 하이에 가까운 성적을 거두며 굵직한 기록을 세웠다. 69경기에 출전해 73이닝 5승 4패 42세이브 평균자책점 2.59를 마크했다. 평균자책점은 2019년이 더 낮았으나, 올 시즌 입단 13년 만에 처음으로 타이틀을 수상했다. 리그 구원 투수 부문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기여도), 팀 내 투수 부문 WAR 모두 1위(스탯티즈 기준 3.63)에 올랐다.
지금까지 한 팀에서만 활약하고 있는 팀 프랜차이즈 선수인 서진용은 블론세이브를 공식적으로 집계하기 시작한 2006년 이후 KBO 최초 단일 시즌 노블론 30세이브를 달성했다. KBO 역대 최장 단일 시즌 개막 후 연속 노블론 기록과 구단 단일 시즌 최다 세이브 기록도 보유 중이다.
서진용은 시상식 직후 인터뷰에서 "솔직히 처음에는 별 생각 없었는데 세이브가 30개 가까이 되고 30개가 넘어가니까 그제서야 이 기록이 대단한 것이고 내가 직접 한 것을 알게 됐다"며 "내가 이렇게까지 할 수 있었다는 게 정말 신기하고 대단하다는 것을 많이 느꼈다. 경기할 때만큼은 아무 생각 안하고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서진용에게 붙여진 별명은 '서즈메의 문단속'이다. 올 시즌 초반 서진용이 마무리 투수로 엄청난 활약을 보여주자 '서진용의 문단속'이라는 스케치북 응원이 나왔고, 이것이 중계 카메라에 잡혔다. 당시 흥행하고 있던 영화 '스즈메의 문단속'과 발음도 비슷하고, 문단속이라는 표현이 마무리 투수에게 딱 맞아떨어져서 KBO리그 유행이 됐다.
서진용은 "좋은 별명이 하나 생긴 것 같아서 너무 좋고, 요즘에는 서즈메의 문단속이라는 말을 듣는 게 더 기분이 좋다"며 "그만큼 이제 문단속을 잘하고 있다는 말이기 때문에 오히려 그 말을 듣는 게 좋다. 새로운 별명이 생겨서 기쁘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별명은 '만루 변태'다. 만루 위기를 자초한 뒤 실점을 최소화했다. 올 시즌 서진용의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와 9이닝당 볼넷 허용은 각각 1.53, 6.0개로 데뷔 후 가장 높았다. 그러나 위기 상황을 맞이한 서진용은 흔들리지 않았다. 올 시즌 만루에서 서진용이 잡아낸 탈삼진은 6개, 구원 투수 중 리그 2위에 해당한다.
이에 대해 서진용은 "그냥 볼넷을 내보내는 것보다는 차라리 맞는 것이 낫다는 생각으로 던졌고, 혹여나 볼넷을 내주더라도 내 공을 던지자는 마음을 가졌다"며 "피하는 것보다는 스트라이크 존 가운데를 향해 반복적으로 던진 것이 결과가 좋았던 것 같다. 이런 생각이 오히려 더 좋은 결과를 만들어냈다"고 전했다.
이어 "처음부터 그렇게 던지지 않은 것은 아니다. 던지다 보니 위기 상황이 됐고, 주위에서도 '처음부터 그렇게 던지면 안 되냐?'라고 많이 하더라. 그랬으면 나도 처음부터 편하게 던졌을 것이라고 이야기를 많이 했었다"고 덧붙였다.
이제 서진용은 다음 시즌 세이브 타이틀을 바라보고 있다. 지난 10일 팔꿈치 뼛조각 제거 및 골극 제거술을 받았으나, 수술이 다행히 잘 마무리됐다. 비시즌에 열심히 재활한다면 2024시즌 투구는 무리 없을 것으로 보인다.
서진용은 수상 후 단상 위에서 "올 시즌 상을 받을 줄 몰랐는데 받아서 기쁘다"며 "좋은 조건에서 운동하게 해주신 정용진 구단주와 선수단 및 코칭스태프께 모두 감사하다. 내년에 세이브 타이틀 한 번 더 가져오겠다"고 다짐했다.
소공동 = 노찬혁 기자 nochanhyu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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