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재의 매일밤 12시]군사독재 정권이 마라도나를 막았습니다, 영국행을, 세기의 이적을

[마이데일리 = 최용재 기자]세계 축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 중 하나로 추앙받았던 선수, 디에고 마라도나. 그에게는 '세기의 이적설'이 하나 있다. 성사되지 않은 세기의 이적설로 항상 상위권에 오르는 이적설이다. 

때는 1978년. 마라도나는 17세로 아르헨티나 주니어스 소속이었다. 세기의 재능으로 주목을 받고 있던 그때 잉글랜드의 셰필드 유나이티드가 마라도나 영입을 추진했다. 하지만 결국 실패했다. 이적설로 끝났다. 마라도나가 영국으로 갔다면, 세계 축구 역사가 어떻게 바뀌었을까. 상상으로 끝난 일이 됐다.   

많은 현지 언론들이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셰필드 유나이티드가 20만 파운드(3억 3000만원)의 이적료가 부담스러워 마라도나를 포기했다는 것이다. 대신 4만 파운드(6600만원)가 저렴한 16만 파운드(2억 6000만원)의 이적료로 알렉스 사벨라를 영입했다는 주장을 펼쳤다. 

즉 4만 파운드가 아까워 마라도나를 포기했다는 것. 4만 파운드로 역대 최고의 선수를 놓쳤다는 것. 셰필드 유나이티드의 세기의 실수라는 의미가 담겨있다.   

하지만 진실은 다르다는 주장이 나왔다. 셰필드 유나이티드는 적은 돈을 아끼기 위해 마라도나를 포기하지도 않았고, 실수도 아니었다는 주장이었다. 

셰필드 유나이티드와 마라도나는 애초에 이적료를 합의했다. 감독의 승인도 떨어졌고, 마라도나 역시 이적을 받아들였다. 마라도나가 영국으로 가는 일만 남았다. 그런데 갑자기 사건이 터졌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초유의 사건이 터진 것이다. 무엇일까.

당시 아르헨티나에는 군사 쿠데타가 일어났고, 군사독재 정권이 장악하고 있었다. 이 군사독재 정권이 마라도나의 영국행을 막은 것이다. 세기의 이적은 그렇게 실패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셰필드 유나이티드의 역사를 연구하는 역사가는 이렇게 설명했다.

"마라도나의 셰필드 유나이티드 합류는 군사정권에 의해 중단됐다. 1978년 셰필드 유나이티드와 마라도나는 합의가 끝났다. 이적료는 15만 파운드(2억 5000만원)로 합의가 된 상태였다. 그런데 군사정권이 이 거래를 알게 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해리 하슬람 감독이 원더키드를 영입했다는 확신에 빠지며 호텔에서 쉬고 있을 때였다. 누군가가 호텔의 문을 두드렸다. 아르헨티나 군인들이었다. 그들은 '당신들이 마라도나 영입에 15만 파운드를 지불할 거라고 들었다. 마라도나를 외국으로 데려가기 위해 군사정권의 허락을 받기 위해서는 15만 파운드를 더 내야 한다'고 말했다. 군사정권에서 15만 파운드를 더 준다면 마라도나 몸값은 결국 30만 파운드(5억원)가 되는 것이다. 재능은 있었지만 17세의 경험이 없는 선수에게 그 정도 돈은 지불할 수 없었다. 그리고 정치적인 상황에 얽히기 싫었다."

[최용재의 매일밤 12시]는 깊은 밤, 잠 못 이루는 축구 팬들을 위해 준비한 잔잔한 칼럼입니다. 머리 아프고, 복잡하고, 진지한 내용은 없습니다. 가볍거나, 웃기거나, 감동적이거나, 때로는 정말 아무 의미 없는 잡담까지, 자기 전 편안하게 시간 때울 수 있는 축구 이야기입니다. 매일밤 12시에 찾아갑니다.

[디에고 마라도나.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최용재 기자 dragonj@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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