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들고 있는 트로피, 네가 들고 있으면…” 한화 160km 파이어볼러, MVP 대관식? 꿈 아니다[MD소공동]

페디와 문동주/소공동=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페디와 문동주/소공동=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2023년 11월 27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 시상식'이 열렸다. NC 페디가 트로피를 보고 기뻐하고 있다./소공동=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2023년 11월 27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 시상식'이 열렸다. NC 페디가 수상한 트로피를 보고 기뻐하고 있다./소공동=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마이데일리 = 소공동 김진성 기자] “내가 들고 있는 트로피들을, 내년엔 네가 들고 있으면 좋겠다.”

2023시즌 KBO리그에서 가장 가치 있는 선수는 에릭 페디(30)다. 1986년 선동열 이후 37년만에 20승과 200탈삼진(209K)을 동시에 달성한 역대 다섯번째 투수가 됐다. 아웃카운트를 1개만 더 잡았다면 1986년 선동열 이후 역대 두 번째 20승-200탈삼진-1점대 평균자책점 투수가 될 수도 있었다.

2023년 11월 27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 시상식'이 열렸다. 한화 문동주가 신인상을 수상한 뒤 기뻐하고 있다./소공동=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2023년 11월 27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 시상식'이 열렸다. 한화 문동주가 신인상을 수상한 뒤 기뻐하고 있다./소공동=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30경기서 20승6패 평균자책점 2.00, WHIP 0.95, 피안타율 0.207, 퀄리티스타트 21회. 최다이닝만 4위였고, 다승, 탈삼진, 평균자책점 모두 1위를 차지했다. 올해 신설한 수비상에 MVP까지 트로피만 5개를 수집했다.

그런 페디는 시상식 후 기념촬영을 할 때, 나란히 선 문동주(20, 한화 이글스)에게 “내가 들고 있는 트로피들을, 내년엔 네가 들고 있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뒷속말을 알아들은 문동주는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했다.

문동주는 2년차로서 신인상을 받았다. 올 시즌 23경기서 8승8패 평균자책점 3.72를 기록했다. 4월12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서 박찬호를 상대로 160.1km를 찍었다. KBO리그 토종투수 최초 160km 돌파였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패스트볼 평균 151.6km였다. 시즌 내내 150km대 중반을 쉽게 찍었다. 여기에 120km대 중반의 커브를 섞어 타이밍을 확실하게 빼앗았다. 변화구 중에선 가장 강력한 구종. 항저우아시안게임과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서 맹활약하며 ‘국제용’이란 것도 깨달았다.

문동주는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을 마친 뒤 만족하지 않는다고 했다. 구속도 더 늘리고 싶다고 했고, 거의 던지지 않는 체인지업도 연습해서 던질 수 있으면 던지겠다고 했다. 시즌 중에는 페디를 찾아가 조언을 구한 사연도 알려졌다.

페디도 그런 문동주가 대견했던 모양이다. 선수는 선수가 알아보는 법. 페디의 덕담은, 100% 립서비스라고 볼 수도 없다. 문동주가 당장 2024시즌에 페디처럼 투수 타이틀을 싹쓸이하긴 어렵다고 해도, 언젠가 KBO리그를 최고에이스 칭호를 달 가능성은 충분하다. MVP 대관식이 실제로 일어나지 말라는 법도 없다. 한화가 괜히 지난 2년간 문동주를 철저히 관리한 게 아니다.

문동주/소공동=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문동주/소공동=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문동주는 신인상 수상 직후 “이 트로피의 무게를 잘 견뎌야 할 것 같다. 이 상은 류현진 선배님(36, FA) 이후로 17년 만에 (한화 출신)받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 영광을 팬들에게 돌리겠다. 감사하다”라고 했다.

소공동=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