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노찬혁 기자] 29년 만에 우승을 차지한 LG 트윈스 공격의 시작과 끝은 홍창기였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27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의 그랜드볼륨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 시상식을 개최했다. LG 홍창기는 KBO 출루율상과 득점상을 차지하며 2관왕에 올랐다.
대일초-매송중-안산공고-건국대 출신의 홍창기는 2016년 23세의 다소 늦은 나이로 LG 지명을 받았다. 2017시즌부터 경찰 야구단에 입단하며 군 복무를 마친 홍창기는 2020시즌부터 많은 출전 기회를 받았다. 2020시즌 135경기 타율 0.279 5홈런 39타점 87득점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확인했다.
2021시즌에는 자신의 잠재력을 만개했다. KBO 정규리그 출루율 1위를 기록했고, 외야수 골든글러브에 뽑히기도 했다. 2023시즌에는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141경기 타율 0.332 1홈런 65타점 109득점 23도루 출루율 0.444를 마크했다. 커리어 통산 한 시즌 최다 안타, 최다 타점, 최다 득점 기록을 세웠다.
홍창기는 올 시즌 시범경기부터 하위 타순인 8번이나 9번 타자로 나섰으나 개막 이후 다시 리드오프 자리를 꿰찼다.
그 결과 좋은 출루율로 이어졌다. 첫 타이틀 홀더를 수상했던 2021년(0.456)보다는 낮았으나 출루율 2위 구자욱(0.407)을 제치고 출루왕에 올랐다. 득점에서는 국가대표 2루수 김혜성을 5득점 차로 누르며 첫 득점상 타이틀까지 차지했다. 즉, 출루한 뒤 득점까지 책임지며 LG 공격의 시작이자 마무리를 맡은 셈이다.
수상 후 홍창기는 "항상 응원해 주시는 부모님과 가족들에게 너무 감사하고, 올 시즌 들어갈 때 하위 타선으로 시작했지만 다시 1번 타자로 기용해 주신 염경엽 감독님께 감사드린다"며 "한 시즌 잘 치를 수 있게 도와주신 코치님들, 전력 분석팀, 트레이닝 파트 코치님들 너무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29년 만에 LG 우승에도 크게 기여했다. 정규 시즌 1위는 물론이며 한국시리즈 5경기 타율 0.350 출루율 0.435로 맹활약을 펼쳤다. 2022시즌 가을야구 무대에서 부진했던 모습을 말끔히 씻어냈다. 오히려 홍창기는 좋은 팀원들을 만난 덕분이라며 LG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3관왕도 가능했다. 홍창기는 리그에서 타격왕을 차지한 손아섭, 2위 구자욱(0.336), 3위 김혜성(0.335)에 이어 타율 4위에 랭크됐다. 타율 0.332를 기록한 홍창기는 단 7리 차이로 타격왕 타이틀을 놓쳤다. 홍창기 본인도 욕심을 부리면서 타율이 많이 떨어졌다고 언급했다.
2021년에 이어 좋은 성적을 거둔 홍창기에게 어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 시즌 홍창기는 내복사근 부상을 당하며 주춤했다. 118경기 타율 0.286 1홈런 51타점 76득점 13도루 출루율 0.390을 기록했는데, 100경기 이상 출전한 시즌 중 처음으로 출루율이 4할을 넘지 않았다.
홍창기는 "작년에 부상도 좀 있었고 마음이 급했던 것 같다"며 "올 시즌 마음을 내려놓고 초심으로 다시 잘해보자 생각했는데 그 부분이 좀 좋았던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내년에도 개인적인 상을 받으면 좋겠지만 올 시즌 LG가 우승을 29년 만에 했기 때문에 2년 연속 우승을 하는 게 목표"라고 덧붙였다.
올해 신설된 KBO 수비상 우익수 부문도 홍창기의 몫이었다. 홍창기는 우익수 수비지표 19.64점 투표 점수 75점 총점 94.64점으로 20점이 넘는 압도적인 점수 차로 2위를 따돌렸다. 홍창기는 "새롭게 만들어진 상을 초대로 받게 돼서 영광이다"라며 "수비가 약하다고 생각했는데 형들을 보고 배우면서 좋은 상을 받을 수 있었다. 내년에도 발전해서 받을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홍창기는 2023 신한은행 SOL KBO 골든글러브 외야수 후보에도 올랐다. 타격 지표도 준수하고 수비상까지 수상했기 때문에 뽑힐 가능성도 높은 편이다. 골든글러브까지 차지한다면 홍창기에게 야구 인생 최고의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노찬혁 기자 nochanhyu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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