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가장 소중한 사람과의 추억을 남기고 싶었던 문동주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한화 문동주(20)가 지난 27일 열린 '2023 KBO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받았다. 문동주의 수상으로 한화는 류현진 이후 17년 만에 신인왕을 배출하게 됐다.
문동주는 수상 소감으로 "류현진 선배님 이후 17년 만에 한화에서 신인왕이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 트로피가 무거운데 이 무게를 잘 견뎌야 할 것 같다. 최원호 감독님, 박승민·이동걸 투수 코치님께 감사드린다. 수베로 감독, 로사도 코치님께도 감사드린다. 트레이닝과 전력 분석 파트에서도 신경을 많이 써주셨다"라며 구단 관계자들에게 감사함을 표현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가족들에게도 감사한다"라고 말했다. 그렇다. 오늘날 문동주가 있기까지 부모님의 헌신을 빼놓을 수 없다. 문동주는 신인상을 받던 날 부모님과 꼭 하고 싶던 게 있었다. 그래서 시상식이 끝난 뒤 조용히 무대에 다시 올랐다. 그의 옆에는 어머니가 있었고 두 사람은 다정하게 팔짱을 끼고 사진 촬영을 했다. 문동주는 어머니 옆에서 당당하게 신인왕 트로피를 들고 웃었고 감사함을 표현했다.
잘 알려졌듯이 문동주는 '2세 체육인'이다. 문동주의 아버지는 해머던지기 국가대표 출신인 문준흠 장흥군청 육상팀 감독이다. 문준흠 감독은 2010년부터 2018년까지 국가대표 지도자 생활을 하면서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선수들을 지도했다.
그래서 문동주는 어린 시절부터 자연스럽게 아시안게임을 누비는 아버지를 보며 꿈을 키웠다. 그리고 지난 10월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대만을 상대로 6이닝 무실점 역투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문동주의 가장 큰 장점은 160km에 육박하는 패스트볼이다. 지난 4월에는 박찬호에게 던진 3구째 직구가 투구추적시스템(PTS)을 통해 160.1㎞로 측정됐다. 20살의 신인 선수가 KBO리그에서 마의 160km 벽을 허물자, 야구계는 술렁였고 많은 취재진은 그에게 강속구 비결을 물었다. 그러자 문동주는 "어머니가 해주신 밥이 도움이 된 것 같다. 어머니의 헌신과 뒷바라지가 없었으면 제가 이 자리에 설 수 없었을 것이다"라며 어머니의 '집밥'을 비결로 꼽았다.
또한 문동주의 부모님은 어렸을 때부터 아들의 미래를 위해 영어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영어 유치원에 보냈다. 영어 유치원에 다니려면 비용이 만만치 않게 드는데 자신을 위해 큰 결심을 해주신 부모님에게 문동주는 항상 감사한 마음이었다. 덕분에 문동주는 외국인 선수와 스스럼없이 대화하며 인사를 할 수 있다.
문동주는 이렇게 자신을 위해 헌신해 준 부모님이 있었기에 신인상을 받을 수 있었고, 신인왕에 오른 날 부모님과 함께 무대에 올라 기념 촬영을 했다. 문동주는 시상식에 참석한 어머니, 이모, 이모부와 함께 무대에 올라 야구 인생에서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이렇게 남겼다.
[KBO 신인상을 받은 문동주가 시상식이 끝난 뒤 어머니와 무대에 올라 기념 촬영을 했다 / 소공동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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