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 11연패', 서로 손 잡고 위로한 비예나-황승빈...하지만 씁쓸한 뒷모습은 숨길 수 없었다 [유진형의 현장 1mm]

뒷모습만 봐도 알 수 있는 무거운 분위기

[마이데일리 = 안산 유진형 기자] 또 졌다. 11연패에 빠진 KB손해보험은 2019-2020시즌에 나왔던 구단 역대 최다 연패(12연패)에 단 1패 차로 접근하게 됐다.

KB손해보험은 지난 29일 경기도 안산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남자부 원정 경기 OK금융그룹 전에서 세트 스코어 1-3(21-25 15-25 25-18 22-25)으로 졌다.

KB손해보험은 비예나가 후위 공격 11개와 서브에이스 2개, 블로킹 1개 포함 30점을 올렸고, 홍상혁이 후위 공격 6개 포함 14점을 기록했지만, 팀 패배를 막지 못했다. 이날도 KB 손해보험은 비예나에 대한 공격 의존도가 높았고 혼자 힘으로는 추락하는 팀을 막을 수 없었다.

비예나가 30점으로 분전했지만 팀 패배를 막지 못했다 / KOVO(한국배구연맹)
비예나가 30점으로 분전했지만 팀 패배를 막지 못했다 / KOVO(한국배구연맹)
11연패에 빠진 KB손해보험 선수들이 좌절하고 있다 / KOVO(한국배구연맹)
11연패에 빠진 KB손해보험 선수들이 좌절하고 있다 / KOVO(한국배구연맹)

반면 OK금융그룹은 4명의 선수가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는 등 다양한 공격 루트로 KB손해보험 코트를 흔들었다. 신호진이 후위 공격 8개 포함 19점으로 공격을 이끌었고 레오 17점, 송희채 14점, 바야르사이한 10점으로 뒤를 받쳤다.

KB손해보험 후인정 감독의 말대로 모든 면에서 OK금융그룹이 KB손해보험보다 한 수 위였다. "선수들이 잘 해줬지만, 상대가 더 강했다. 높이에서도 우리보다 월등하게 높았다"라고 완패를 인정했다.

종료 휘슬이 울리자, KB손해보험 선수들은 고개를 숙인 채 코트에 쭈그리고 않아 좌절했다. 선수들의 축 쳐진 모습에 후인정 감독은 코트로 들어가 한명 한명과 악수하며 위로했다.

경기 종료 후에도 비예나와 황승빈은 오랜 시간 대화를 이어갔다 / KOVO(한국배구연맹)
경기 종료 후에도 비예나와 황승빈은 오랜 시간 대화를 이어갔다 / KOVO(한국배구연맹)

위로를 받는 와중에도 두 선수만은 대화를 이어갔다. 바로 비예나와 황승빈이었다. 

비예나는 2019-20시즌 대한항공 소속으로 득점과 공격 성공률 부문 1위에 올랐고, 올 시즌도 득점 1위를 기록하는 등 공격 모든 지표에서 상위권에 올라가 있다. 공격 능력에 대해서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 

하지만 황승빈 세터와의 호흡이 아직 완벽하지 못하다. 황승빈이 올려주는 공의 높이와 비예나의 공격 높이가 맞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비예나의 공격을 유심히 지켜보면 내리꽂는 스파이크 보다 밀어서 때리는 공격을 자주 볼 수 있다. 높이와 타이밍이 맞지 않으니, 블로킹을 보고 터치 아웃을 유도하는 공격이 계속해서 나온다. 

11연패 뒤 비예나와 황승빈이 벤치에 앉아 허탈해하고 있다 / KOVO(한국배구연맹)
11연패 뒤 비예나와 황승빈이 벤치에 앉아 허탈해하고 있다 / KOVO(한국배구연맹)

그렇다고 황승빈이 무턱대고 높게 토스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높은 토스는 상대 블로커들이 자리를 잡고 공을 따라갈 시간을 준다. KB손해보험은 두 선수가 하루빨리 완벽한 호흡을 맞추는 게 급선무다. 

배구는 세터 놀음이라는 말이 있듯이 배구에서 세터는 매우 중요한 포지션이다. 아무리 좋은 공격수라도 어떤 세터를 만나는지에 따라 그 위력이 달라진다. '코트의 사령관' 세터가 어떻게 공을 배분하는지에 따라 승패가 결정 난다. 황승빈과 비예나의 호흡에 KB손해보험의 운명이 달려 있다.

[11연패에 빠진 뒤 서로 손을 잡고 위로한 비예나와 황승빈 / KOVO(한국배구연맹)]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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