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한남동 심혜진 기자] LG 트윈스 오지환의 손목에 빛나는 무언가가 보였다. 롤렉스 시계였다.
오지환은 1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2023 마구마구 리얼글러브 어워드' 시상식에서 참석했다. 팀 동료 신민재와 함께 베스트커플 격인 베스트 키스톤콤비 상을 수상했다.
시상식 후 만난 오지환은 이 수상에 대해 "의미가 있다. 그 전에 계시던 선수들께는 죄송하지만 너무 많이 파트너들이 바뀌었다. 내가 해줄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신)민재가 잘 잡아서 기회를 살렸다. 앞으로 민재랑 잘 해나가면 될 것 같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이렇게 말하는 오지환의 손목에 눈길이 갔다. 바로 롤렉스 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 시계는 한국시리즈 MVP에 전달되는 선물이었다.
야구 사랑이 각별했던 고(故) 구본무 회장은 생전 해외 출장 중 한국시리즈 MVP를 위해 롤렉스 시계를 구입해왔다. 하지만 그 이후 LG가 오랫동안 우승을 하지 못하면서 금고 안에 있었다. 20년 넘게 잠들어 있던 이 시계는 올해 LG가 마침내 정상에 등극하며 빛을 보게 됐다.
우승 기념행사 때 시계를 받은 오지환은 "이 시계는 선대 회장님의 유품이라고 생각한다"며 "많은 사람이 볼 수 있도록 전시했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했다. 그리고 그날 구광모 구단주가 새 시계로 선물을 해준 것이다.
오지환은 "축승회 때 바로 받았다. 구 회장님이 새 모델로 바꿔 주셨다. 비슷한 디자인의 시계다. 정말 마음에 든다"고 활짝 웃어보였다.
우승 후 방송 인터뷰 등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오지환은 "이렇게 바쁠 줄 몰랐다. 가족들과 시간을 보낼 줄 알았다. 바쁘긴 하지만 기분은 좋다"고 말했다.
다만 우승의 여운은 많이 사라진 듯 하다. 다음 시즌을 준비하기 위해서라도 우승의 기쁨은 짧게 누리려 한다.
오지환은 "혼자 잠잘 때만 생각한다. (한국시리즈) 영상 다시 돌려보고, 한 상황 때 내가 어떤 마음으로 했는지와 내가 했던 것들보다는 동료들이 했던 못브, 더그아웃 분위기 등을 더 많이 보게 되는 것 같다"면서 "29년만에 우승을 했지만 정상에 섰던 것으로 딱 기분 좋게 마무리하자는 생각이다. 이제 이것(우승)은 과거가 된 거고 현재가 중요하기 때문에 준비 잘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한남동=심혜진 기자 cherub032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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