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건호 기자] 선의의 경쟁이다. 한국 야구의 미래를 밝힐 두 투수가 아름다운 경쟁을 하고 있다.
문동주(한화 이글스)는 지난 4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엘리에나호텔 임페리얼홀에서 열린 '2023 조아제약 프로야구대상' 시상식에서 신인왕을 수상했다.
2022시즌 데뷔한 문동주는 올 시즌 한 단계 더 성장했다. 올 시즌 23경기에 등판해 8승 8패 118⅔이닝 95탈삼진 평균자책점 3.72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1.31을 기록했다.
문동주는 수상 소감으로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기회인데, 받게 돼 감사하다. 윤영철(KIA 타이거즈)에게 고맙고 미안하다고 전하고 싶다. 모든 순간이 영광스럽지만, 국가를 대표해 아시안게임에서 출전해 금메달을 차지한 것이 가장 기억 난다"며 "내년에는 신인왕이 아닌 개인 타이틀을 받기 위해 열심히 하겠다"고 전했다.
문동주는 윤영철의 이름을 거론했다. 2023 KBO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KIA에 입단한 윤영철은 올 시즌 25경기에 등판해 8승 7패 122⅔이닝 74탈삼진 48볼넷 평균자책점 4.04 WHIP 1.40을 마크했다. 이번 시상식 신인왕은 물론 KBO 시상식 신인왕 부문에서도 문동주와 경쟁을 펼쳤다.
문동주는 윤영철에게 미안하다고 한 이유를 밝혔다. 그는 "너무 좋은 경쟁을 했다. 영철이랑 경쟁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데 한 번도 이야기를 못 했어서 오늘 기회가 된 것 같아서 이야기했다"고 했다.
이어 "많이 부담됐지만, 시즌 초반부터 신인왕을 생각하지 않겠다고 이야기했고 그 마음이 계속 변함이 없었기 때문에 잘 달려올 수 있었던 것 같다"며 "그리고 부담이 많을 때마다 옆에서 도움 주는 분들이 너무 많았다. 그분들 아니었다면, 신인왕도 힘들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너무 많은 일이 있었는데 저와 신인왕을 경쟁한 선수들이 있었기 때문에 재밌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윤영철의 반응은 어땠을까. 윤영철은 "저는 (문)동주 형이 받을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도 서로 경쟁하면서 좀 더 힘낼 수 있어서 저는 되게 좋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하며 훈훈한 장면을 연출했다.
문동주는 올 시즌 한화에서의 활약은 물론, 태극마크를 달고 좋은 활약을 펼쳤다. 지난 10월 중국 항저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대만전에만 2경기 등판했다. 조별리그에서 4이닝 2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지만, 결승에서 6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이어 11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2023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조별리그 1차전 호주와의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5⅔이닝 5피안타(1피홈런) 5탈삼진 4볼넷 2실점으로 역투했다. 두 차례 국제 무대를 경험한 그는 자신감을 얻었다. 하지만 자만은 없다.
문동주는 "아시안게임에서 우리가 우승했지만, 야구를 훨씬 더 잘하는 선수들이 많고 각 팀이 베스트로 나온 것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가 우위에 섰다고 생각하면 안 될 것 같다. APBC에서도 일본이 수준이 높은 것은 사실이었다. 그만큼 더 동기부여가 됐다"며 "우리는 아직 많이 부족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할 수 없다는 것이 아니라 아시안게임에서의 좋은 기억이 있기 때문에 자신감을 갖고 우리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밝혔다.
김건호 기자 rjsgh2233@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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