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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건호 기자] 에릭 페디가 메릴 켈리(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뒤를 이을 수 있을까.
미국 매체 'ESPN'의 제프 파산은 6일(한국시각) "소식통에 따르면 우완 투수 페디가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2년 1500만 달러(약 196억 원)에 계약하기로 합의했다"며 "그는 KBO리그에서 MVP를 수상한 후 단 1시즌 만에 메이저리그로 복귀했다"고 밝혔다.
페디는 2014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8순위로 워싱턴 내셔널스에 지명받았다. 2017시즌 마이너리그 더블A와 트리플A를 거쳐 빅리그에 입성해 3경기 선발 등판했다. 이후 2018시즌 11경기에 선발투수로 출전했고 2019시즌에는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21경기(12선발) 마운드에 올라 평균자책점 4.50을 기록했다.
페디는 코로나19 여파로 단축 시즌으로 진행된 2020시즌부터 선발 로테이션의 한 자리를 꿰차기 시작했다. 시즌 중반 잠시 불펜 투수로 나와 3경기에 나섰지만, 이후 꾸준하게 선발 등판했고 11경기(8선발) 2승 4패 50⅓이닝 평균자책점 4.29를 마크했다.
이후 페디는 완벽하게 선발 로테이션 한 자리를 차지했다. 2021시즌 29경기(27선발)에 등판해 7승 9패 133⅓이닝 52사사구 128탈삼진 평균자책점 5.47, 2022시즌에는 27경기에 모두 선발 등판해 6승 13패 127이닝 58사사구 94탈삼진 평균자책점 5.81이라는 성적을 남겼다.
페디는 워싱턴에서 논텐더로 방출되며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 나왔다. 그리고 그의 선택은 한국행 비행기를 타는 것이었다. 직전 시즌 메이저리그 풀타임을 소화한 투수가 NC 다이노스와 손을 잡게 됐다. 총액 100만 달러(계약금 20만 달러, 연봉 80만 달러) 규모의 계약이었다.
KBO리그에서 페디의 활약은 뛰어났다. 30경기에 나와 20승 6패 180⅓이닝 209탈삼진 평균자책점 2.00을 기록했다.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는 0.95를 마크했다.
다승, 탈삼진, 평균자책점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선동열(1986년, 1989년, 1990년, 1991년), 류현진(2006), 윤석민(2011년)에 이어 역대 7번째로 투수 '3관왕'을 차지한 선수가 됐다.
또한, 37년 만에 나온 대기록도 작성했다. 단일 시즌 20승, 200탈삼진을 기록한 투수는 1983시즌 장명부(30승, 220탈삼진), 1984시즌 최동원(27승 223탈삼진), 1985시즌 김시진(25승 201탈삼진), 1986시즌 선동열(24승 214탈삼진)뿐이었다. 페디가 KBO리그의 전설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페디는 지난달 27일 열린 KBO리그 시상식에서 수비상 투수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으며, MVP 투표에서 111표 중 무려 102표를 받으며 압도적인 격차로 MVP에 선정됐다.
파산은 "페디는 개조한 슬라이더(스위퍼)를 구사해 KBO리그를 장악했다. 지난해와 확실히 다른 시장 가치로 미국으로 돌아왔다"고 전했다.
파산은 KBO리그에서 돌아와 성공을 거둔 선수를 언급했다. 바로 켈리다. 켈리는 2015년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에 입단해 4시즌 동안 활약했다. 첫 시즌 30경기(29선발) 11승 10패 181이닝 139탈삼진 평균자책점 3.13을 기록했다. 2016시즌에는 31경기 9승 8패 200⅓이닝 152탈삼진 평균자책점 3.68을 마크했다. 2017시즌에는 30경기 16승 7패 190이닝 189탈삼진 평균자책점 3.60이라는 기록을 남겼다.
2018시즌에는 28경기 12승 7패 158⅓이닝 161탈삼진 평균자책점 4.06으로 SK의 플레이오프행을 이끌었다. SK는 플레이오프에서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를 제압하며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았고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에서 켈리의 호투가 빛났다. 3차전 선발로 나와 7이닝 2실점(비자책) 4피안타 2사사구 5탈삼진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승리 투수가 됐다. 6차전 다시 선발로 마운드에 올라와 5⅓이닝 3실점(3자책) 2피안타 5사사구 5탈삼진을 기록했고 팀은 최정과 한유섬의 홈런포로 역전했다. 우승 반지를 끼게 됐다.
켈리는 2018시즌이 끝난 뒤 메이저리그 무대에 다시 도전했고 애리조나와 계약했다. 올 시즌까지 꾸준하게 선발 로테이션 한 자리를 지킨 켈리는 30경기 12승 8패 177⅔이닝 187탈삼진 평균자책점 3.29를 기록했다. 메이저리그 입성 후 가장 많은 탈삼진을 기록한 시즌이며, 코로나19 여파로 단축 시즌으로 진행된 2020시즌(5경기 31⅓이닝 평균자책점 2.59)을 제외하면 가장 낮은 평균자책점이다.
켈리는 포스트시즌에서도 4경기 3승 1패 24이닝 8사사구 28탈삼진 평균자책점 2.25 WHIP 0.83으로 놀라운 모습을 보여줬다. 애리조나는 월드시리즈에서 텍사스 레인저스에 1승 4패로 패배했다. 유일한 1승이 켈리가 거둔 1승이었다.
파산은 "애리조나의 켈리처럼 메이저리그 팀들은 KBO리그로부터 돌아온 선수들의 성공을 발견했다"고 했다.
페디를 영입하며 선발진을 보강한 화이트삭스는 계속해서 전력 강화에 나선다. 파산은 "크리스 게츠 신임 단장이 이끄는 화이트삭스의 선수단 개편은 이제 시작이다. FA 시장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건호 기자 rjsgh2233@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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