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축구
손흥민, 부상으로 컨디션 다운
내년 1월 개막 아시안컵 공백 불가피
[마이데일리 = 심재희 기자]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가 어려운 길을 걷고 있다. 시즌 초반 EPL 선두를 달렸으나 최근 부진의 늪에 빠져 5위까지 떨어졌다. 부상자들이 속출했고, 징계 결장자가 생겨 정상 전력을 가동할 수 없었다. 캡틴 손흥민도 부상으로 컨디션이 떨어지고 말았다.
토트넘은 올 시즌 10라운드까지 선두를 내달렸다. 8승 2무 무패성적으로 리그테이블 최상단을 점령했다. 손흥민의 원톱 변신이 신의 한 수가 됐다. 시즌 초반 도우미 구실에 충실했던 손흥민을 원톱으로 바꿔 배치하면서 공격력이 급상승했다. 제임스 매디슨, 브레넌 존슨 등과 좋은 호흡을 보이며 짜임새 있는 공격을 보였다.
하지만 11라운드 첼시전을 기점으로 흔들렸다. 매디슨이 부상으로 쓰러졌고, 수비의 핵 미키 판 더 펜도 부상을 입었다. 크리스티안 로메로는 퇴장 징계로 여러 경기에 빠졌다. 공격, 중원, 수비에 모두 구멍이 뚫렸다. 잇몸으로 버텨 보려고 했으나 역부족을 실감했다. 첼시전 1-4 역전패를 시작으로 5경기 1무 4패로 무너졌다.
순위가 5위까지 떨어졌다. 10라운드까지 승점 26을 쓸어담았지만, 11라운드부터 15라운드까지 1점 추가에 그쳤다. 승점 27로 1위 아스널(승점 36)에 많이 뒤졌다. 9위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승점 24)와 차이도 얼마 나지 않아 중위권 추락 위기에 빠졌다. 최근 불안한 모습을 떨쳐내지 못하면 더 아래로 미끄러질 수 있다.
전체적으로 팀 분위기와 컨디션이 떨어진 상황에서 주포 손흥민도 부상했다. 손흥민은 8일(이하 한국 시각) 웨스트햄과 경기에 변함없이 원톱으로 출전했다. 경기 막판 절뚝거리면서 교체 아웃됐다. 후반 43분 그라운드를 빠져나왔고, 토트넘의 1-2 역전패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경기 후 자신을 포함한 선수들의 안일한 자세에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경기 후 손흥민의 부상 정도에 대해 큰 관심이 쏠렸다. 손흥민은 등 쪽에 이상을 느꼈고, 정확한 상태는 시간이 좀 더 지나야 알 수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토트넘과 한국 대표팀에서 강행군을 펼쳤기에 피로도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11일 홈에서 치르는 뉴캐슬 유나이티드전 출전 가능성에 물음표가 붙었다.
현지 언론들은 손흥민의 뉴캐슬전 출전을 예상한다. 물론, 부상 정도가 심하면 선발로 나서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현재 토트넘이 가장 믿음직한 공격 자원인 손흥민을 빼고 경기를 치르기는 쉽지 않다. 게다가 뉴캐슬이 승점 26으로 바짝 추격하며 7위에 랭크돼 이번 경기 승리가 꼭 필요하다. 최근 5경기째 무승에 그쳐 어떤 방법으로든 뉴캐슬을 꺾고 반전을 꾀해야 한다.
만약, 대체불가 자원인 손흥민이 빠진다면 토트넘은 깊은 고민을 떠안게 된다. 시즌 개막 직전 해리 케인이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했고, 케인 공백에 대한 영입은 없었다. 다행스럽게도 손흥민이 원톱으로 나서 골 폭풍을 몰아치며 케인 공백을 지웠다. 그러나 손흥민 의존도가 높아져 또 다른 숙제를 안게 된 토트넘이다.
현재로선 토트넘 스쿼드에 손흥민을 대신해 최전방에 배치될 수 있는 선수는 히샬리송과 알레호 벨리스 정도다. 아무래도 2003년생으로 이제 20살인 벨리스는 경험과 기량이 모두 떨어진다. 결국 히샬리송에게 기대를 걸어야 하는데, 그마저도 신뢰가 떨어진다. 시즌 초반 원톱으로 나섰던 히샬리송은 실망스러운 경기력에 그쳤다. 시즌 중 부상을 당했고, 회복해 다시 그라운드로 돌아왔지만 여전히 날카롭지 못하다. 올 시즌 리그 12경기에 출전해 1골에 그치고 있다.
여러 가지 상황을 종합해 보면, 손흥민은 컨디션이 좀 떨어진 상태에서도 경기에 나설 공산이 크다. 문제는 부상 위험성과 컨디션 난조 속에 좋은 경기력을 발휘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이다. 아울러 토트넘의 코어 라인이 붕괴돼 최전방에 외롭게 고립될 가능성도 보인다. 또한, 내년 1월 카타르에서 개막하는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차출로 자리를 비워야 한다. 토트넘으로서는 손흥민을 안 쓸 수 없는 상황이지만, 1달 후 손흥민을 쓸 수 없는 처지에 몰린다. 토트넘이 올 시즌 최대 위기에 놓였다.
심재희 기자 kkamano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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