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선수가 원하는 걸 막지 않아요.”
키움 히어로즈 김혜성(24)은 최근 홍원기 감독에게 2024시즌 유격수 복귀를 정중하게 요청했다. 물론 그 자리에서 ‘메이저리그 드림’도 공식적으로 전했을 듯하다. 구단에도 2024시즌 연봉협상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자신의 입장을 표명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고형욱 단장은 일찌감치 선수 개개인의 미래 설계를 지지할 뜻을 드러냈다. 김혜성은 물론이고, 곧 사회복무요원 생활에 돌입할 안우진도 2028시즌 후 메이저리그 진출을 원하면 들어줄 것이라고 했다. 홍원기 감독 역시 큰 틀에선 선수들의 꿈을 막을 생각은 없다.
김혜성은 빠르면 2024시즌 후 한미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을 타진할 수 있다. 2025시즌 후에는 FA 자격을 얻어 메이저리그에 갈 수 있다. 그리고 키움은 김혜성의 미래를 대비해 조용히 자신들의 미래도 준비하고 있다.
최주환? 이원석? 이형종? 베테랑 타자들이 아니다. 이들과 별개로 일찌감치 꾸준히 기회를 주는 유격수가 있다. 김휘집(21)이다. 신일고를 졸업하고 2021년 2차 1라운드 9순위로 입단한 내야수. 3루수도 가능하고, 실제 3루수로 뛴 시간도 있었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팀의 주전 유격수로 발돋움해야 한다. 홍원기 감독은 부임한 뒤 지난 3년간 김휘집에게 꾸준히 기회를 부여했다. 3년차를 마친 결과 1군에서 256경기에 나갔다. 물론 성적은 그렇게 눈에 띄지 않는다. 2022시즌 112경기서 타율 0.222 8홈런 36타점 OPS 0.662, 2023시즌 110경기서 타율 0.249 8홈런 51타점 OPS 0.712.
타격도 타격이지만, 수비도 불안정했다. 2022년 포스트시즌서 잇따라 실책하며 의기소침하기도 했다. 결국 올 시즌 에디슨 러셀을 재영입, 김휘집을 백업으로 돌렸다. 그러나 러셀이 부상으로 퇴단하면서 김휘집이 다시 등장했다. 그 와중에 잔부상도 있었다.
따지고 보면 지난 3년간 제대로 강하게 컸다. 처음부터 완벽한 경기력을 보여주는 고졸 저연차가 몇 명이나 있을까. 문동주(한화 이글스)나 김도영(KIA 타이거즈)는 ‘천재’과라고 봐야 하고, 보통 김휘집처럼 좌충우돌 성장하는 게 맞다.
당연히 키움은 김휘집의 장점을 믿고 긴 호흡으로 바라본다. 사실 공수겸장 유격수로 성장할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선수다. 결정적으로 펀치력이 있다. 지난달 17일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일본과의 예선 2차전, 9회초 2사 후 터트린 좌월 솔로포는 절대 우연이 아니었다.
2024년 키움 내야는 변수가 많다. 서건창의 재입단이 여전히 확정되지 않았고, 최주환이 가세했다. 김혜성이 유격수 복귀를 공식적으로 요청한 상태이기도 하다. 내년에 김휘집이 어떤 역할을 맡든, 의미 있는 시즌을 보내는 게 중요하다.
결국 김혜성이 훗날 메이저리그로 떠나고, 베테랑들도 훗날 처지면 키움 내야의 키를 잡아야 할 선수가 김휘집이다. 본인의 노력도 중요하고, 구단도 향후 김휘집의 육성 플랜, 단계별 롤을 명확히 부여할 필요가 있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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