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왼쪽 엉덩이로, 다리 너무 많이 벌렸잖아.”
KIA 타이거즈는 지난 11월 일본 오키나와에서 마무리훈련을 소화했다. 그러나 모든 유망주가 오키나와에 간 건 아니었다. 손승락 감독이 이끄는 2군 역시 함평에서 정상적으로 시즌을 정리했다. KIA 유튜브 채널 갸티비는 지난 13일 2024년 예비신인 조대현, 김태윤, 성영탁의 하루를 담았다.
이들은 새벽6시에 광주 인근 숙소에서 기상, 곧바로 챔피언스필드로 출근해 함평챌린저스필드로 가는 구단버스에 탔다. 아침 훈련 일정을 맞추려면 6시 기상이 필요했다. 이들은 아침 식사를 해결하자마자 훈련에 들어갔다.
조대현은 1라운드에서 지명한 강릉고 출신 우완 파이어볼러다. 고2 때 투수를 전문적으로 시작했고, 즉시전력감이라기보다 긴 호흡으로 지켜봐야 할 유망주다. 단, 다른 신인들보다 터질 가능성이 훨씬 크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 예상이다.
실제 조대현은 마무리훈련을 벌크업과 밸런스에 초점을 맞추고 진행했다. 그는 갸티비에 “드라이브라인이라는, 몸의 꼬임을 만드는 훈련 방법을 배웠다. 겨울에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면서 몸 키우기에 중점을 두려고 한다”라고 했다.
김태윤은 4라운드서 뽑은 개성고 출신 우완투수이며, 성영탁은 10라운드서 선발한 부산고 출신 우완투수다. 두 사람 역시 긴 호흡으로 봐야 한다. 성영탁은 야구를 잘 하기 위해 몸을 잘 만들어야 해서 함평에 잔류했다고 설명했다.
승락스쿨의 원 포인트 레슨도 있었다. 성영탁이 기구를 이용해 투구 자세를 취하자, 손승락 감독은 “영탁이, 뒤에서 해라, 뒤에서”라고 했다. 몸의 중심을 뒤에 둬야 한다는 얘기였다. 이후 직접 성영탁의 몸을 만지며 교정했다.
“왼쪽 엉덩이로, 다리 너무 많이 벌렸잖아. 그래 그렇게 해야지. 더 돌려, 돌려봐. 더, 좋아”라고 했다. 자신감을 얻은 성영탁을 격려하기도 했다. 실제 손승락 2군 감독은 KIA 젊은 투수들의 능력 향상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작년 1군 주요 투수들이 주춤한 성적으로 2군에 내려가자 아낌없이 조언했다고 한다.
신인 3인방은 이후 공으로 투구자세를 잡는 훈련도 했고, 웨이트트레이닝장에서 거울을 보고 쉐도우피칭도 했다. 점심 식사를 한 뒤에도 훈련은 계속됐다. KIA가 이들에게 당장 내년에 큰 걸 기대하는 게 아닌, 착실한 성장을 원하는 만큼, 정말 소중한 11월이었다. 승락스쿨은 내년에도 KIA 마운드의 젖줄이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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