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집 나가면 X고생이다.”
한화 이글스 전천후 우완 장민재(33)는 최근 2+1년 8억원 FA 잔류계약을 맺었다. 어차피 장민재는 한화를 떠날 마음이 없었다. 한화 역시 최선을 다해 장민재를 대우했다. 2009년 2차 3라운드 22순위로 입단, 1군 통산 287경기서 34승53패4홀드 평균자책점 5.19.
크게 눈에 띄지 않는 성적이다. 단, 2010년부터 14년간 꾸준히 1군 마운드에 올라 공을 던지고 또 던진 헌신은 인정을 받아야 마땅하다. 팀이 이기고 있든 지고 있든, 선발이든 불펜이든 등판 지시만 떨어지면 마운드에 올랐다. 팀이 잘 풀리려면 이렇게 티 나지 않아도 공헌도 높은 투수도 필요하다.
장민재는 지난 22일 한화 유튜브 채널 이글스TV에 출연, FA 계약 소감을 내놨다. 그는 “야구하면서 최고의 날이다. 구단에서 이렇게 좋은 제시를 해줘서 너무 영광이다.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는 게 목표다. 군말 없이 언제든 던질 준비가 돼 있다”라고 했다.
FA 계약타결이 생각보다 늦었다고 했다. 그러나 아직도 FA 시장엔 10명의 선수가 남아있다. 구단과 밀당을 하고, 선택하는 건 FA의 권리다. 장민재는 “주위에서 어디 다른데 가느냐, 돈 보고 쫓아다니는 것 아니냐고 했는데, 나도 처음이자 마지막 FA일 수 있기 때문에 좀 신중했다. 오직 한화 이글스만 생각했다. 어떻게든 한화와 빨리 사인하고 싶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장민재는 “집 나가면 X고생이란 말이 있다. 집을 나가기 싫었고, 우리 집에서 편하게 하는 게 좋기 때문에 사인을 자신 있게 했다. 책임감이 강해졌고, 어릴 때부터 팀을 쭉 봐왔기 때문에 어떤 위치에서 후배들을 어떻게 이끌어야 하는지 안다”라고 했다.
젊은 선수가 많은 한화에서 고참이다. 조직에 헌신하는 고참은 팀 케미스트리를 좋게 만들 수밖에 없다. 장민재는 “맨날 같이 보던 사람들인데 어떻게 다른데 가겠나. FA를 해봤던 형들은 오히려 연락이 자주 오지 않았다. 내가 오히려 한번씩 전화해서 ‘형 저 잘 되고 있어요’라고 했다. 형들 때문이라도 좀 더 힘을 내야 한다”라고 했다.
장민재는 FA 협상 도중에도 개인훈련을 소홀히 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한화 팬들에게 계약이 늦었다며 거듭 사과했다. 그는 “팬들에게 죄송하다. 그렇다고 내가 다른 팀에 갈 건 아니었고, 이 팀에서 오래 하려고 생각했다. 계약을 잘 했다. 내년에도 응원 많이 해달라”고 했다. 이쯤 되면 한화밖에 모르는 해바라기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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