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애들이 잘 하면 좋겠다…” 이래서 한화가 채은성, 채은성 하는구나 ‘왕년의 키스톤’에게 힘 팍팍[MD멜버른]

[마이데일리 = 멜버른(호주) 김진성 기자] “개인적으로 이런 애들이 잘 하면 좋겠다.”

한화 이글스 주장 채은성(34)은 한화맨 2년차인데 이미 구단 안팎에서 호평이 자자했다. FA 6년 90억원 투자가 아깝지 않을 활약이다. 개인성적이야 말할 것도 없고, 그라운드 밖에서도 솔선수범하고, 주변 사람들을 은근히 잘 챙긴다는 후문이다.

최원호 감독은 3일(이하 한국시각) 호주 빅토리아주 멜버른 멜버른볼파크에서 채은성이 후배들에게 귀감이 된다면서, 참 잘 데려온 선수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정작 채은성은 덤덤하게 말했는데, 은은한 매력이 있다.

이재원과 김강민, 두 고참들이 데뷔 후 처음으로 SSG 랜더스를 떠나 한화에 오자 먼저 전화로 인사를 드리며 서먹함을 풀었고, 동갑이자 ‘1년 차 이적생’ 안치홍에겐 별 다른 말이 필요 없다며, 자신보다 이미 먼저 FA 이적을 경험한 선수라고 힘을 실었다. 노시환 등 후배들을 챙겨 선발대로 멜버른 훈련을 시작하기도 했다.

이런 예도 있다. “올해 잘해야 하는 선수들, 잘 하길 바라는 선수들 좀 얘기해주세요”라고 하자 “음, 개인적으로”라고 했다. 잠시 숨을 죽이더니 “내야에선 (정)은원이하고 (하)주석이고, 외야에선 최인호, 이진영, 뭐 이런 애들이 잘 하면 좋겠다”라고 했다.

왕년의 키스톤콤비 정은원과 하주석에게 이른바 ‘궁디 팡팡’을 선보였다. 채은성은 “원래 잘 했던 애들인데, 작년엔 많이 좋지 않은 시즌, 힘든 시즌을 보냈지 않나. 그 선수들이 잘해야 팀이 강해진다”라고 했다.

정은원은 지난해 122경기서 타율 0.222 2홈런 30타점 50득점 OPS 0.601 득점권타율 0.214로 데뷔 후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주전 2루수에서 내려왔다. 시즌 막판엔 중견수를 보던 문현빈에게 주전 2루수를 넘기기도 했다.

하주석은 음주운전 징계 후 복귀했으나 이도윤이 주전 유격수로 자리 잡으며 백업으로 밀려낸 케이스다. 지난해 25경기서 타율 0.114 2타점 4득점 OPS 0.327에 머물렀다. 올 시즌엔 하주석이 이도윤에게 도전하는 케이스다. 최원호 감독도 아직 주전 유격수를 정하지 않았다고 했다.

혹시 정은원과 하주석이 다시 주전을 찾는다면, 그 자체로 한화에 순기능이 작용함을 의미한다. 이도윤이나 문현빈 등의 출전시간이 어쩌면 줄어들 수 있다는 의미일 수 있다. 다시 말해 그만큼 팀의 뎁스가 강해졌다는 얘기다.

LG 트윈스 시절 뎁스의 위력, 내부 경쟁의 순기능을 체득한 채은성이 이를 모를 리 없다. 그는 “뎁스가 정말 중요하다. 구멍이 날 때 티가 나지 않는 팀이 강팀이다. 그렇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선수들도 밀려났다기보다 다시 그 자리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니까. 제로베이스에서 더 많이 움직이고 더 잘 해야 한다. 기회가 올 때 이겨낼 것이라고, 잘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하주석, 정은원으로선 주장의 한 마디가 큰 힘이 될 것 같다.

멜버른(호주)=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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