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캔버라(호주) 김진성 기자] “미국 사람들이 커브 보고 깜짝 놀랐다니까요.”
KIA 타이거즈는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지난 1월 중순까지 약 1개월 일정으로 이의리, 윤영철, 정해영, 황동하, 곽도규를 미국 시애틀의 드라이브라인 베이스볼센터에 파견했다. 이곳에는 투수 개개인의 신체 각 부위의 세밀한 움직임까지 모두 읽은 뒤 데이터로 변환하는 장비들이 있다.
그에 따라 자신의 몸 상태에 맞는 투구 매커닉을 정립할 수 있고, 궁극적으로 구속 향상에 도움이 되는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 또한, 자신에게 맞는 구종을 파악해 피치디자인 구축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자연스럽게 부상을 방지하고 개개인이 나아갈 방향성을 제시 받을 수 있다.
이의리는 지난 1일 호주 캔버라 스프링캠프 출국 당시 자신에게 맞는 체인지업 그립을 찾았다며, 수정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실제 지난 10일(이하 한국시각) 호주 캔버라 나라분다볼파크 불펜에서 만난 정재훈 투수코치는 “의리가 바꾼 그립으로 체인지업을 연습하고 있다. 무브먼트가 좋아졌다”라고 했다.
정재훈, 이동걸 투수코치도 시애틀에 동행해 투수 5인방과 호흡을 맞췄다. 비활동기간이라 직접 가르치지 못했지만, 드라이브라인 센터의 관계자들과 피드백을 주고받으면서 5인방의 방향성을 바로잡고 올 시즌 마운드 운영의 힌트를 얻었다.
정재훈 코치는 “사실 그 전 체인지업도 나쁜 게 아니었다. 각종 수치, 무브먼트만 보면 좋았다”라고 했다. 그러나 이의리가 그립 변경의 의지가 강했다. 이의리는 지난 시즌 체인지업 그립을 바꿔 성공한 임기영 등에게도 물어가며 착실하게 시즌을 준비한다.
나아가 정재훈 투수코치는 이의리의 장래성, 실링이 드라이브라인 센터 관계자들에게도 인정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정재훈 코치는 “미국 사람들이 의리의 커브를 보고 깜짝 놀랐다”라고 했다. 150km 패스트볼을 뿌리는 이의리지만, 그동안 변화구는 주목을 덜 받은 게 사실이다.
그러나 정재훈 코치는 이의리의 패스트볼은 말할 것도 없고 변화구 각 구종의 완성도도 상당한 수준이라고 했다. 실제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2023시즌 이의리의 변화구 피안타율은 슬라이더 0.167, 커브 0.205, 체인지업 0.190이었다.
패스트볼 평균 146km였고, 커브는 123.9km까지 떨어뜨렸다. 구속 차만으로도 커브의 위력을 배가할 수 있다. 하물며 이의리 커브는 그 자체의 완성도가 뛰어나다는 호평을 받았다. 드라이브라인 센터에는 전 세계 투수들이 과외를 받으러 오는 곳이다. 물론 현지 관계자들의 립 서비스일 수도 있지만, 이의리가 진짜 빼어나지 않으면 굳이 놀라워할 이유도 없다.
올해 외국인에이스로 활약할 윌 크로우도 이의리의 불펜투구를 보더니 “천부적 재능을 가졌다”라고 했다. 여기에 드라이브라인센터 사람들까지 매료시켰다. 정재훈 코치 역시 이의리를 지도해보니 남다르다고 평가했다.
이의리는 드라이브라인에서 뽑아온 데이터를 바탕으로 부상을 방지하면서 자신의 무기들을 갈고 닦으면 된다. 미국도 주목하는 4년차 좌완 파이어볼러다.
캔버라(호주)=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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