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 마 NO, 쉬지 마 NO” KIA 이범호 감독 라떼토크…1981년생 MZ리더 ‘네 멋대로 해라’[MD캔버라]

KIA 이범호 신임감독/KIA 타이거즈 
KIA 이범호 신임감독/KIA 타이거즈 

[마이데일리 = 캔버라(호주) 김진성 기자] “우리 때는 ‘하지 마, 쉬지 마’ 이런 말이 많았다.”

KIA 타이거즈 이범호(43) 신임감독은 13일(이하 한국시각) 오전 구단의 공식발표 후 곧바로 업무에 들어갔다. 첫 업무는 바로 선수단과의 미팅이었다. 한국보다 2시간 빠른 호주 캔버라의 나라분다볼파크는 이미 이날 훈련 일정을 마무리하는 시점이었다.

KIA 이범호 신임감독과 선수들/KIA 타이거즈
KIA 이범호 신임감독과 선수들/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은 3루 덕아웃에 선수들을 모아놓고 취임 일성을 밝혔다. “여러분 하고 싶은대로, 똑같이 하면 됩니다. 우리 멤버들이 좋으니까 믿습니다. 코칭스태프도 믿습니다. 우승하도록 물심양면으로 돕겠습니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스케줄대로 움직이면 됩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하지 마, 쉬지 마, 이런 말은 하지 않겠다. 하고 싶은대로 하면 된다”라고 했다. 미팅 후 취재진에도 “우리 때는 ‘이건 하지마, 저것도 하지마, 그리고 쉬지마’ 이런 얘기를 많이 들었다. 하고 싶은대로 플레이 하도록 놔두겠다”라고 했다.

이범호 감독이 현역 생활을 할 땐 그랬다. 감독과 코칭스태프, 선수들의 문화가 지나치게 수직적이었다. 위계질서가 나쁜 건 아니다. 그러나 안 좋은 방향으로 변질되며 부작용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았다. 그 과정에서 ‘하지마, 쉬지마’는 감독이 선수를 압박하는 코멘트나 다름없었다.

경직된 분위기에서 좋은 선수들도 나왔지만, 기량을 꽃피우지 못하고 야구계를 떠난 선수도 많았다. 이범호 감독은 현역 시절부터 2023시즌까지 많은 감독과 코치를 모셨다. 그리고 본인도 코치로 활동하며 느꼈다. 그 사이 KBO리그 구단들의 덕아웃 및 라커룸 문화도 많이 바뀌었다.

언젠가부터 전통적인 방식의 훈련과 자율과 효율을 강조하는 현대식 훈련이 공존하기 시작했다. 정답은 팀 성적인데, 올해 KIA는 이범호 감독의 스타일이 잘 맞는 구조다. 각 파트별 전력이 리그 최상위권이고, 우승후보이기 때문이다.

KIA는 최상위급 선수들, 베테랑 선수들을 아우르는 베테랑 감독이 아닌,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젊은 이범호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이범호 감독의 생각과 지론이 KIA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맞다고 봤기 때문이다. 현재의 KIA는, 이범호 감독 생각대로 선수들이 마음껏 기량을 발휘하면 전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구조다.

KIA 이범호 신임감독/KIA 타이거즈
KIA 이범호 신임감독/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은 “내가 봐도 우리 팀 구성이 좋다. 소리 지르라고 놔두면, 우리 선수들이 어떤 선수가 될지 보고 싶다. 처음엔 내가 너무 빨리 감독이 되는 게 아닌가 싶었는데, 늦게 한다고 잘한다는 보장이 있는 것도 아니다. 선수들이 안 다치고 시즌 들어가서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 돕는 게 가장 중요하다”라고 했다.

캔버라(호주)=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