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막을 내린 이상한 동거...분위기는 링컨이었지만 틸리카이넨 감독은 무라드를 포기하지 않았다 [유진형의 현장 1mm]

경기 전 후 코트에 함께 있었던 무라드와 링컨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대한항공은 지난 12일 "외국인 선수를 링컨 윌리엄스에서 무라드 칸으로 교체하는 공시를 완료했다"라고 발표하며 두 명이 외국인 선수와 함께했던 조금은 이상했던 동거를 마무리 지었다.

파키스탄 출신 아포짓 스파이커 무라드는 허리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던 링컨의 '일시 교체 선수'로 대한항공 유니폼을 입었다. 그런데 부상에서 회복하기 시작한 링컨이 지난 12월부터 대한항공 선수단과 함께 움직이며 경기 전후로 대한항공 코트에서는 무라드와 링컨을 동시에 볼 수 있었다.

경기 전 무라드와 링컨이 코트에 함께 있다 / KOVO(한국배구연맹)
경기 전 무라드와 링컨이 코트에 함께 있다 / KOVO(한국배구연맹)
경기 전 무라드와 링컨이 코트에 함께 있다 / KOVO(한국배구연맹)
경기 전 무라드와 링컨이 코트에 함께 있다 / KOVO(한국배구연맹)

두 선수는 서로를 의식하는 모습이었고 동료들과 코칭 스태프들도 코트에서 두 선수와의 접촉을 최소화했다. 경기 전 무라드는 차분한 모습으로 나 홀로 훈련에 집중하는 모습이었지만 링컨은 코트를 돌아다니며 동료들을 격려하며 활기찬 모습이었다.

동료들과 어울리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대한항공의 선택은 링컨일 거 같은 느낌이었다. 경기 후에도 그랬다. 링컨은 대한항공의 경기가 끝나면 승패에 상관없이 코트로 내려와 동료들 한명 한명과 일일이 악수하며 격려했고, 같은 포지션인 아포짓 스파이커 임동혁에게는 정성스럽게 조언까지 했다.

반면 무라드는 경기 후 코트에 조용히 앉아 휴식을 취할 뿐이었다. 지난 4라운드 현대캐피탈 원정 경기에서 52점이나 따내며 자신의 존재를 알린 무라드였지만 이후 기복 있는 플레이로 안정감을 주지 못하고 있었다. 공격 재능은 있지만 대한항공 플레이에 완전히 녹아들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경기 후 틸리카이넨 감독이 무라드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KOVO(한국배구연맹)
경기 후 틸리카이넨 감독이 무라드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KOVO(한국배구연맹)
무라드가 틸리카이넨 감독 앞에서 스파이크를 강타하고 있다 / KOVO(한국배구연맹)
무라드가 틸리카이넨 감독 앞에서 스파이크를 강타하고 있다 / KOVO(한국배구연맹)

하지만 틸리카이넨 감독은 무라드를 포기 하지 않았다. 무라드는 205cm의 큰 키에서 나오는 높은 타점을 이용해 상대 블로커보다 위에서 공을 내리치는 장점을 가진 선수로 놓치기엔 아까운 공격수였다. 하이볼 처리 능력이 단조롭다는 단점도 있지만 단점을 커버할 만한 위력적인 고공 폭격이 매력적인 선수다. 그래서 그런 것일까. 경기 후 틸리카이넨 감독은 무라드와 오랜 시간 이야기를 나누며 보완할 점을 알려주며 그와 함께하길 희망했고, 마지막 선택은 무라드였다.

링컨은 지난 두 시즌 대한항공 우승에 크게 기여했고, 현재 대한항공 배구 스타일을 만드는 데 많은 도움을 준 선수지만 부상으로 V리그를 떠나게 됐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무라드는 좋은 신체 조건을 이용한 강력한 공격과 블로킹 능력이 우수하며, 잠재력이 높은 선수"라며 정식 계약 사유를 밝혔다.

[링컨과 무라드 / KOVO(한국배구연맹)]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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