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심혜진 기자] 투수 전향 3년 만에 억대 연봉 반열에 오른 한화 이글스 주현상이 1군 풀타임을 목표로 잡았다.
주현상은 2015년 2차 7라운드 전체 64순위로 한화에 내야수로 입단했다. 데뷔 첫 해 103경기에 나섰지만 이듬해 15경기에 출장하는 데 그치며 점차 입지를 잃어갔다. 2016년까지 1군에서 118경기를 뛰었다. 통산 타율 0.212(222타수 47안타)에 그쳤다. 사회복무요원으로 병역을 해결한 뒤 2020년 투수 전향을 택했다.
2021년 투수로 1군에 올라온 뒤 2년간 불펜 투수로 활약했다. 2021년 43경기 50⅓이닝 평균자책점 3.58, 2022년 49경기 55⅓이닝 평균자책점 6.83을 기록했다.
지난 시즌이 하이라이트였다. 55경기 59⅔이닝을 소화했고, 2승 2패 12홀드 평균자책점 1.96의 좋은 성적을 냈다.
결과는 좋았지만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3경기 1패 평균자책점 4.50으로 부진하며 일주일 만에 2군행 통보를 받은 것이다. 서산에서 한 달 넘게 재조정을 거친 뒤 1군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이번에도 얼마가지 않았다. 3경기 등판 후 다시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6월 15일에 돌아온 뒤부터는 잘 던졌다. 추격조부터 필승조 역할까지 다양한 보직을 소화했다. 그리고 시즌 종료 후 따뜻한 겨울을 맞았다. 연봉 5800만원에서 5200만원 인상, 1억원에 도장을 찍은 것이다.
호주 멜버른에서 스프링캠프를 소화하고 있는 주현상은 "이번 캠프 선발대로 오게 돼 출국 며칠 전에 계약을 했는데 뭔가 가장으로서 뿌듯했다. 아내도 만족해하고, 아이에게도 뭔가 아빠가 아빠의 분야에서 뭔가 열심히 해왔다는 근거가 될 수 있을 것 같아 자랑스럽다. 기분이 정말 좋았고 그만큼 앞으로 팀에 도움이 돼야 한다는 생각도 많이 하게 됐다"고 돌아봤다.
투수 전향은 주현상에게 터닝포인트가 됐다. 성공적인 선택이었다.
오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주현상은 "공익근무 마치고 투수로 전향한 뒤 서산에서 군제대 선수 신분으로 신인들과 함께 훈련을 한 적이 있었다. 그때 내 나이가 29세였는데, 19세 후배들과 훈련을 하다 보니 오기가 생기더라"면서 "나이 차는 많이 나지만 후배들에게 지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러닝을 하든 훈련을 하든 상위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훈련했다. 실제로 그 후배들에게 뒤쳐지지 않았다. 야구를 하고 싶다는 절실한 마음으로 그 때 한눈 팔지 않고 열심히 한 게 지금 도움이 되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솔직히 신인 때 기회를 많이 받았는데 두번째 해부터 1군 출장이 크게 줄어들면서 연봉 생각보다는 야구를 더 할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이 컸었다. 공익근무를 하며 팀이 가을야구를 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야구가 너무 하고 싶었다"며 "정말 야구를 더 하고 싶어서 최소연봉을 받으며 투수로 전향했는데 1군 데뷔 3년만에 연봉 1억원, 평균자책점 1점대라는 좋은 결과를 내게 돼 뿌듯하다. 예전에는 야구를 어떻게 하면 더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훈련했다면, 이제는 앞만 보고 야구를 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점이고 좋은 점이다"고 말했다.
후배들에게도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주현상은 "나는 정말 늦은 나이에 투수를 시작했다. 31살에 투수를 시작한 것이니 정말 많이 늦었다.(웃음) 지금 우리 팀의 어린 선수들은 앞으로 야구할 날이 나보다 훨씬 더 많다. 기량도 나보다 떨어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나도 육성군, 퓨처스팀을 모두 겪어봤는데 어린 선수들이 지금 퓨처스나 육성군에 있다고 해도 포기하지 않으면 좋겠다. 지금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분명히 1군에 오를 수 있을 것이고 패전조, 추격조를 거치면서 기회를 얻을 수 있게 된다. 나도 패전조와 추격조를 모두 거치면서 이기는 경기에 나갈 수 있게 됐는데 이 자리를 놓치지 않기 위해 계속 경쟁해 나갈 것이다"고 강조했다.
올 시즌 목표는 1군 풀타임이다. 주현상은 "나에게 작년 시즌은 하나의 '이정표' 같은 시즌이 될 것 같다. 작년 시즌을 능가하는 시즌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고, 올 시즌 뿐 아니라 내년, 내후년에 더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면서 "올해는 처음부터 잘해야 한다. 매년 등판 경기수와 이닝수가 늘고 있어서 그걸 더 늘리고 싶다. 경기수와 이닝수를 늘리려면 서산에 내려가는 일 없이 1군에 풀타임으로 머물러야 하고, 1군 풀타임을 뛰려면 부상도 없어야 하고, 성적도 꾸준해야 한다. 올해는 신뢰감을 얻어 더 많은 경기와 이닝을 뛰고 싶고, 특히 팀이 더 많이 이기고, 그 이기는 경기에 나가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각오를 전했다.
심혜진 기자 cherub032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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