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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류현진을 존경한다"
샌디에이고 지역 라디오 '97.3 The Fan'은 14일(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의 피오리아 스포츠 컴플렉스에서 진행된 A.J. 프렐러 단장의 인터뷰 영상을 공개했다. 프렐러 단장은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류현진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샌디에이고는 지난 스토브리그에서 '억만장자' 구단주가 이끄는 뉴욕 메츠에 결코 뒤지지 않을 정도로 공격적인 행보를 선보였다. 샌디에이고는 김하성을 비롯해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까지 굵직한 유격수 자원을 둘이나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FA 최대어'로 불리던 잰더 보가츠에게 11년 2억 8000만 달러(약 3744억원)의 초대형 계약을 안겨줬다. 그리고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샌디에이고는 매니 마차도가 '옵트아웃'을 통해 FA 시장에 나가자, 11년 3억 5000만 달러(약 4680억원)에 '간판타자'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2021시즌 16승을 쓸어담았던 '미·일 통산 196승'의 다르빗슈 유와도 6년 1억 800만 달러(약 1444억원)의 연장계약을 체결했다. 그리고 샌디에이고는 제이크 크로넨워스에게도 7년 8000만 달러(약 1069억원)의 계약을 통해 미래를 약속했다.
하지만 이는 너무 무리한 투자였다. 샌디에이고는 2023시즌을 치르던 중 선수들의 급여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5000만 달러(약 668억원)을 급하게 대출받는 일이 벌어졌다. 이는 2023시즌 일정이 끝난 뒤 미국 현지 언론을 통해 알려지게 됐고, 이후 샌디에이고가 재정난에 시달리고 있다는 사실이 공식화됐다. 그리고 이 문제는 이번 겨울 샌디에이고의 행보와도 연결되고 있다.
지난 겨울과 달리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샌디에이고의 행보는 매우 소극적이다. 일단 오프시즌이 시작됨과 동시에 2024시즌이 종료된 후에는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을 예정이었던 후안 소토의 몸값에 부담을 느껴 뉴욕 양키스와 트레이드를 단행하며 선수단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 그리고 기존에 샌디에이고 유니폼을 입었던 수많은 선수들과 작별하고 있다.
아직 최종 행선지가 결정되지 않았지만, 지난해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품에 안은 블레이크 스넬과의 이별이 매우 유력하며, 지난해 샌디에이고의 선발 로테이션을 든든하게 지켰던 세스 루고와 마이클 와카가 캔자스시티 로얄스로 이적하는 모습을 그저 지켜만 봤다. 게다가 '마당쇠' 닉 마르티네즈 또한 신시내티 레즈로 이적하는 등 선발 자원을 무려 네 명이나 잃게 됐다.
이뿐만이 아니다. 불펜 쪽에서도 '특급마무리' 조쉬 헤이더를 붙잡지 못했고, 팀 힐, 루이스 가르시아 등과 이별도 확정이 됐다. 게다가 이번 스토브리그를 뜨겁게 달궜던 '이도류' 오타니 쇼헤이, 일본을 대표하는 '에이스' 야마모토 요시노부(이상 LA 다저스)의 영입전에서는 명함을 내밀지도 못했다. 그만큼 재정적으로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셈이다.
그래도 마냥 손을 놓고 있지만은 않았다. 샌디에이고는 이번 겨울 아시아에서 미국으로 활동지를 옮기기를 희망하고 있던 고우석과 마쓰이 유키를 영입한데 이어 셋업맨과 마무리의 역할이 모두 가능한 완디 페랄타까지 품에 안으면서 가장 시급한 불펜 문제를 해결하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이제 샌디에이고의 시선은 선발 로테이션 보강으로 향한다.
현재 샌디에이고는 다르빗슈와 조 머스그로브를 비롯해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한 마이클 킹을 제외하면 4~5선발의 주인이 없다. 162경기의 대장정을 소화하기 위해서는 선발 자원이 필요한 상황. 큰 돈을 쓸 수 없는 가운데 저비용-고효율 선수의 영입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이 샌디에이고과 강하게 연결되고 있다.
2022시즌 중 토미존 수술을 받은 류현진은 지난해 8월 빅리그 무대로 돌아왔고, 11경기에 등판해 3승 3패 평균자책점 3.46으로 나쁘지 않은 성적을 남겼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부상 이전의 구속을 완벽하게 회복한 모습은 아니었지만, 건강함은 물론 여전히 메이저리그 최고 수준의 타자들을 요리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류현진과 비슷한 커리어를 지닌 선수들의 계약 규모를 고려했을 때 연평균 1000~1500만 달러(약 134~200억원) 수준의 금액이라면 류현진의 마음을 움직이게 만들어 볼 수 있다.
미국 '디 애슬레틱'은 아직까지 행선지를 찾지 못한 FA 선수 랭킹 10위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류현진을 8위로 평가할 정도로 경쟁력이 있다. 최근까지 류현진이 뉴욕 메츠와 캔자스시티 로얄스 등 복수 구단들과 연결고리가 형성됐던 이유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가운데 A.J. 프렐러 단장은 스프링캠프에서 미국 현지 언론들로부터 류현진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프렐러 단장은 "특정 투수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운을 뗐지만 "그러나 류현진은 개인적으로 매우 존경하는 투수다. 아시다시피 류현진은 지난해 부상(토미존 수술)에서 돌아왔고, 건강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우리는 항상 류현진을 존경해왔다"고 말했다.
류현진을 리스펙하는 멘트를 남긴 프렐러 단장. 그렇다면 영입 의사는 있을까. 프렐러 단장은 "현재 우리가 보유하고 있는 선수들이 마음이 든다. 우리는 팀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여러 에이전트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지만, 진정한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 일단은 당장의 선수들도 충분히 좋기 때문에 이들에게 기회를 주고 싶다"고 선을 긋는 모습이었으나, 트레이드와 FA 시장을 통한 전력 보강 가능성을 완전히 닫지는 않았다.
일단 '디 애슬레틱'은 류현진이 1년의 짧은 계약을 주장하며, 코리안 몬스터와 어울릴 만한 팀으로 피츠버그 파이리츠와 워싱턴 내셔널스, 오클랜드 어슬레틱스를 꼽았고, 뉴욕 양키스, 밀워키 브루어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관심을 가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과연 류현진이 어떠한 팀의 유니폼을 입게 될까. 만약 샌디에이고와 연이 닿는다면 김하성, 고우석과 함께 '코리안 트리오'가 탄생할 수도 있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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